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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장애 인정받은 1형 당뇨병…아직 남아있는 과제는?

발행날짜: 2026-02-07 05:30:00

수치 기반 판정 체계 도입 "환자 일상 고려한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의료기기 보장성 강화 및 사회 안전망 중요 "통합 케어 모델 정착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1형 당뇨가 췌장 장애로 인정되면서 관련 환자들과 의료계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공포에 따라 신설될 새 제도의 조속한 안착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6일 대한당뇨병연합은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췌장장애 원년, 조속한 정착을 위한 과제를 논하다'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이 공동 주최했다.

대한당뇨병연합은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췌장장애 원년, 조속한 정착을 위한 과제를 논하다'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췌장 장애를 16번째 장애 유형으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 1형 당뇨가 췌장 장애로 인정된다.

시행령은 췌장 장애인을 '췌장의 내분비 기능 부전으로 인한 혈당 조절 장애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영구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외부 인슐린 투여 없인 생존이 어려운 중증 난치성 질환이다.

■신체적·심리적 고통 컸던 1형 당뇨 환자들…97% 장애 등록 찬성

대한소아내분비학회 김재현 학술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췌장 장애 판정 기준과 환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1형 당뇨 췌장 장애 인정에 대한 객관적 근거 확보와 중증도 세분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목적이다. 조사 대상은 1형 당뇨병 환자 및 췌장 이식 및 절제 환자로 한정했으며 2형 당뇨병은 제외했다.

췌장 기능 상실로 인한 질환은 다양한 어려움을 초래함에도, 그간 관련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환자와 보호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추진된 연구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전국 주요 병원 당뇨 교육실과 소아당뇨협회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게시해 약 900명의 응답을 확보했다. 응답자 구성은 소아청소년과 성인이 각각 절반 수준이었으며 거주 지역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고르게 배분돼 통계적 적절성을 갖췄다.

조사 결과 환자의 60% 이상이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 중이었으며 월평균 추가 의료비 부담액은 20만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설문 응답자의 70% 이상이 당뇨 관리에 따른 높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특히 질환이 매일의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진시키고 삶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문항에서 높은 점수가 기록됐다.

평생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우울감과 두려움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97%는 치료비 부담 경감과 대학 입학 혜택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이유로 장애 등록에 찬성했다. 다만 일부 환자들은 사회적 낙인이나 장애인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우려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들어 췌장 장애 인정 확대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배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행정 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관계 기관 교육을 통해 등록 과정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김재현 학술이사는 제도 시행 이후에도 현장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인 가이드라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씨펩타이드 농도 기반 판정 체계…환자 일상 문제도 고려해야

7월부터 적용되는 췌장 장애 판정은 췌장의 내분비 기능 이상으로 일상생활이 현저히 제한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장애 진단은 진단 직전 3개월 이상 진료한 내과 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담당하며 최초 진단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시점에 판정할 수 있다.

다회 인슐린 주사 요법을 하루 3~4회 이상 시행하거나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 기록이 필수적이다.

구체적인 판정 수치는 혈당 140mg/dL 이상의 상태에서 측정한 씨펩타이드(C-peptide) 농도를 기준으로 한다. 6개월 이내에 최소 3개월 간격을 두고 실시한 두 차례 검사에서 씨펩타이드 수치가 0.6ng/mL 미만인 경우 심한 장애로 인정받는다.

다만 췌장 전체 절제나 두 종류 이상의 자가항체가 양성인 경우에는 치료 기간과 관계없이 진단 가능하다. 판정 후에는 2년마다 재판정을 받으며 세 번 연속 판정을 받으면 이후 재판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수치 중심 검사 결과만으로는 질환이 가족의 삶에 미치는 실질적인 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를 고려해 향후 현장 피드백을 통해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그는 제도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만큼,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을 통해 환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모든 제도가 그렇지만,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시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이후에도 피드백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씨펩타이드 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뇨병 자체가 아이들과 그 가족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엄청나게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생활에서의 문제가 고려되지 않고 단순히 검사 결과만으로 결정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향후에도 제도를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며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 구민정 회장은 췌장 장애 기준 신설이 관련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질적 보장 이뤄져야…사회적 안전망, 지속 통합 케어 모델 필요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 구민정 회장은 췌장 장애 기준 신설에 따른 조속한 제도 안착과 환자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오는 7월 시행되는 1형 당뇨 췌장 장애 인정은, 단순한 질병 분류를 넘어 췌장을 인체 항상성 유지를 위한 중추 기관으로 공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1형 당뇨병 환자들이 급격한 혈당 변동으로 생명의 위협을 겪으면서도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장애 신설이 시혜적 복지를 넘어 생존권과 자립권을 보장하는 국가적 책무를 명문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진단명이 아닌 C-peptide 수치 등 췌장 기능 장애의 중증도를 중심으로 판정 지표를 설정한 점을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이정표로 꼽았다.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한 국내 시스템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실제 미국의 경우 재활법에 따라 당뇨병 학생의 혈당 측정과 응급 처치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영국은 전문 당뇨병 팀 운영을 통해 고가 의료기기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독일은 질병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일차 의료기관과 전문의 간 협력을 강화해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구 회장은 췌장 장애 등록이 단순한 등급 부여가 아닌, 체계적인 지속 관리 시스템 진입의 관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속혈당측정기(CGM) 연동 인슐린 펌프 등 첨단 의료기기 보장성 강화 ▲다학제 기반 전문 교육 제공 ▲의료·심리 포괄 통합 케어 모델 정착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의료 지원 체계 정비와 관련해선 인슐린 펌프의 요양급여 전환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현재 환자가 전액 지불 후 사후 청구하는 요양비 방식을 병원에서 즉시 혜택을 받는 요양급여로 바꿔 경제적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렇게 전문적인 의료진의 관리 내에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또 최신 고가 기기 성능에 맞춘 보장 한도액 현실화 및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참여하는 집중 교육에 대한 적절한 수가 수립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생활 현장에서의 안전망 구축도 촉구했다. 소아청소년 환자가 학교에서 제약 없이 혈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보조 인력을 배치하고 응급 상황 대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고용 측면에서도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활용한 고용 안정과 합리적 배려가 기업의 부담이 아닌 당연한 권리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췌장 장애 등록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경감할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보건 의료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밀 의료를 통한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지면서 치료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예방 가능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미래의 사회적 비용과 국민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절감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구 회장은 "췌장 장애 등록은 환자의 자립을 위한 끝이 아니라 국가적 관리의 시작이다. 의료기기 보장성 강화. 다학제 교육 수가 수립. 학교 및 고용 안전망 구축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며 "이때 비로소 췌장 장애 환자들은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평범하고도 빛나는 일상을 영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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