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찾은 공단 부담 커진 제약사…발사르탄 소송 희비
|구상금 소송서 대원제약 등 36개 제약사 패소…항소 가능성 존재
문성호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9-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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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 품질관리 태만 지적…제네릭 정책서 건보공단 존재감 찾아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8년 발사르탄 사태에 따라 제약사들을 상대로 진행한 지출손실금(구상금) 소송에서 승소했다.

향후 제약사들의 항소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공단이 구상금 소송에서 먼저 웃으면서 발사르탄 사태 이후 진행중인 제네릭 의약품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1부는 9일 대원제약을 포함한 36개 제약사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피고인인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2019년 건보공단은 복지부와 협의를 바탕으로 발사르탄 오염물 혼입 사태로 인한 건강보험 손해 배상 책임을 물어 제약사들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를 위한 소송전에 나선 바 있다.

2018년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 때 후속조치로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을 관련 제약사들로 부터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2019년 당시에는 국정감사에서 해당 제약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정치권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건보공단은 제약사 69곳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었다. 구상금은 총 20억3000만원이었다.

이중 대원제약을 포함한 36개 제약사는 이 같은 건보공단의 구상금 청구에 민사소송으로 맞서면서 소송이 현재까지 이어져왔던 것.

이 가운데 재판부는 원고인 제약사가 아닌 피고인 건보공단에 손을 들어주면서 36개 제약사들은 기존 구상금과 함께 재판을 하면서 진행된 기간 동안의 이자를 토해낼 처지가 됐다.

1심 판결에서 패소한 제약사들의 경우 향후 항소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

건보공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충정 김시주 변호사는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설계대로 만들었지만 의도치 않게 불순물이 들어가면서 책임이 없다는 논조였다"며 "하지만 재판부는 의도 여부를 떠나 건강에 위해를 일으키는 성분이 나오면 안 되는 것이고, 제약사들이 불순물이 나오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판결을 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김 변호사는 "결국 제약사는 불순물이 나오지 않도록 의약품의 검사에 충실해야 했지만 이와 관련한 업무에 태만했다고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사르탄 사태로 촉발된 '제네릭 정책' 정당성 확보

이번 1심 판결로 인해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발사르탄 사태 이후 펼치고 있는 제네릭 관련 정책에 정당성을 확보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8년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의 재발을 막고자 다양한 제네릭 의약품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발사르탄 사태 이후 건강보험법 하위법령인 건강보험 요양급여 규칙 제11조2의 7항과 8항에 명시된 '약제의 안정적인 공급 및 품질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근거로 신약뿐만 아니라 제네릭까지 약가 협상 대상에 포함시켜 제약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발사르탄 사태를 명분 삼아 '품질 관리' 의무 책임을 제약사가 물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뇌 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다.

하지만 콜린알포 제제의 경우 수많은 논란과 제약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정책 추진에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있는 실정.

그러나 이번 발사르탄 구상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건보공단은 제네릭 관리 정책의 명분을 되새겼다는 평가다.

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로 인해 향후 유사한 불순물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경우 관련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게 됐다. 구상금 문제뿐만 아니라 불순물 발생 시 그 책임은 제약사에 있다는 것을 재판부가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까지는 제약사가 줄 잇는 행정소송 등을 제기해왔는데 역으로 정부 측도 이번 판결로 칼자루를 쥘 수 있게 된 셈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시작으로 유사하게 문제가 되는 약품에 대한 소송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발사르탄 구상금 청구 관련 소송에서 제약사들이 항소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르탄 뿐만 아니라 다른 약품들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안 나오리란 법이 없다"며 "유사한 사례가 있을 시 구상금 청구가 이어질 수 있는데,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상위 법원에서 해당 문제를 다시 다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사르탄 구상금 소송에 나선 36개 제약사에는 대원제약을 포함해 휴텍스, 한림제약, JW중외제약, 명문제약, 아주약품, 유니메드제약, 테라젠, 삼익제약, 바이넥스, CMG제약, 휴온스, 하나제약, 구주제약, 다산제약, 대화제약, 한화제약, 신일제약, 환인제약, 광동제약, SK케미칼, 비보존제약, 대우제약, 삼일제약, 이연제약, 진양제약, 건일제약, 국제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넥스팜코리아, 휴온스, 이든파마, 마더스제약, JW신약, 종근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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