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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이 남긴 선물

정은별
발행날짜: 2021-08-30 05:45:50

정은별 학생(원광의대 본과 1학년)


방학 중 선택실습을 하게 된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아직까지 한번도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필자는, 앞으로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학과 공부를 하고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정리와 결단이 필요했다.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의학전문지 학생인턴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인턴십 시작과 동시에 코로나 4차 대규모 확산이 시작되어 현장 취재에 참여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나 원격진료와 같은 의료계 쟁점들에 대한 학생 입장의 생각을 기고할 수 있었다.

이해당사자별 의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의료계 이슈에 대해 병원 실습도 아직 돌아보지 않은 학생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각 주제들과 관련된 여러 기사 및 논문들을 찾아보면서 보다 명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배우고 경험한 범위 내에서 이해 가능하고 동의할 수 있었던 전문가분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생각과 언어로 살을 붙여 내용을 재구성해보기도 했다. 한 쟁점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들을 살펴보면서 필자의 가치관을 점검하고 만들어갈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비임상 진로의 길을 걷고 계시는 선배 의사분들을 뵙고 삶의 발자취, 사회구조 및 제도의 현주소와 바람직한 개선방향, 비임상 진로를 위해 학생 단계에서 노력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한 압축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일련의 인터뷰 기사 작성 또한 귀중한 배움의 기회였다. 코로나 대규모 확산 국면에도 불구하고, 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기에 학생 후배로서 편안한 마음으로 전문적 내용을 필자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듣고, 추가적 궁금증들을 즉각적으로 해소할 수 있었다.

법조인을 꿈꿨었던 적이 있고, 의료법 교과를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주셨던 담당 교수님의 수업에 재미를 느끼면서 열심히 들었던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법무법인 인턴십에도 참여했다.

상고 후 파기 환송된 민사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사건기록지가 4000장 가까이에 달하는 등 읽어야 할 내용이 많았지만, 학교에서 기계적으로 시험을 보기 위해 암기했던 지식과 교과서 페이지들이 소송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순차적으로 준비서면 및 답변서를 읽어가면서 소송의 추이를 예측하고 확인해보는 것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 각 입장의 대응전략에 대해 판례 및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고하여 글로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인턴십 과제 수행을 위해 도서관의 보존 서고에서 의료소송 실무에 관한 전문 서적들을 찾아 탐독해보기도 했다. 강의 범위 내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수동적으로 암기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중에, 필요한 지식을 직접 취사 선택한 후 여러 개념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었다.

현재 의과대학 교육과정 상으로 선택실습은 본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도록 되어있다. 물론, 임상 지식과 병원 실습 경험을 충분히 갖춘 후에 선택 실습에 참여하면 보다 실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부터 학생들이 의학 외에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탐색해보고 실제 현장 경험을 해본다면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설계 및 학업 동기 부여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쳇바퀴 돌듯 끝이 없는 공부에 방황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면 본인이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있었던 분야를 생각해보고 방학을 이용하거나 학기 중 시간을 쪼개서라도 해당 분야와 관련된 서적이나 논문, 강연 등을 꾸준히 접해보고 인턴십과 같은 선택실습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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