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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항원검사, 델타변이에 도움될 수 있어

강윤희 위원
발행날짜: 2021-08-23 05:45:50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과학적 근거가 뒤집히는 일은 사실 굉장히 드물다. 즉, 교과서에 적혀 있는 내용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 뿐이지. 필자가 이런 경우가 있었나를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떠오르는게 없을 정도니까.

그런데 코로나 델타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오리지널 코로나만 생각하면서 그 때 맞았던 것들이 지금도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진화하는 바이러스만큼 유연하지도 똑똑하지도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 중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필자가 예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코로나 방역 초기에 가장 잘 한 부분은 검사 키트의 신속한 개발과 허가, 검사의 질에 대한 관리감독에 있고, 여기에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전문가들에 의한 거버넌스가 크게 기여했다. 진단키트 개발사, 질병관리청, 식약처,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협력 체계는 실로 놀랄만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바람직한 협력 시스템이 작동할 줄이야! 최근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인 FDA는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여기까지는 아주 잘했다.

그런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계속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 이유는 민감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코로나 검사의 민감도란 코로나 확진자에서의 검출율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서울대 연구 발표에 따르면 국내 신속항원 진단키트의 전반적인 민감도는 17.5%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 확진자 중 17.5%만이 신속항원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다는 뜻이다. 그럼 82.5%의 확진자는 놓치는 것인데, PCR 검사를 어디서든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진단키트는 사실상 도움이 안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의견이 맞았다.

문제는 델타변이의 유행으로 채 두 달도 되지 않는 사이 코로나 양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델타변이의 가장 큰 특성은 전파가 더 잘된다는 것인데, 왜 전파가 잘될까? 델타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은 훨씬 많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변이가 유행하면서 코로나 PCR 검사의 확진자에서의 ct값이 뚝 떨어졌다. PCR ct값이 낮다는 것은 검체 안에 들어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속항원검사는 검체 안에 들어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맞을수록 검출율이 올라간다. 즉, PCR 검사 ct값이 낮을수록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이전 평가 내용을 보면 PCR ct값 20 미만에서는 대부분 검출을 했는데, 필자가 경험하고 있는 델타변이는 대부분 ct값이 20 미만이다. 이는 신속항원검사가 델타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코로나 초기에 잘 작동했던 협력 시스템이 지금은 많이 무너져 있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청은 초기에 중앙임상위원회와 잘 협력했지만, 지금은 전혀 협력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에 대해서도 '그건 그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라고 치부하고 있다. 논의와 협력이 실종된 상태에서 진화하고 있는 코로나 변이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그런데 진단키트에 대해서도 초기에 잘 작동했던 협력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는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진단검사의학과는 근거중심의학의 최고봉으로서 진화하고 있는 코로나 변이에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신속항원의 이전 결과가 너무 안좋다 보니 선입견이 생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근거로만 얘기해야 하므로, 신속항원검사가 과연 델타변이에 대해서도 민감도가 낮은지 반드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필자가 느끼기에 델타변이의 유행으로 PCR 양성 패턴이 '모 아니면 도'가 되고 있다. 즉, 이전에는 강양성과 약양성 사이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매우 강한 확실한 양성과 매우 약한 양성 두가지 패턴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증상이 없으면서 매우 약한 양성의 경우 과연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며, 이런 약양성 확진자가 주위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매우 의구심이 든다. 그러므로 델타변이의 진단과 방역에 적절한 PCR 양성 기준 또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예전에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 중의 다른 하나인 백신 접종 간격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결론을 미리 얘기하자면 접종 간격을 늘려야 한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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