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소개비 지급과 관련한 법률 동향
오승준 LK파트너스 변호사
오승준 변호사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0-10-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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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강남 지역 개원가의 거래처 병원들이 환자 유인·알선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을 자주 받는다. 현장에서는 영업팀, 홍보팀, 프리랜서, 광고 법인, 상담 실장 기타 다양한 이름과 방법으로 브로커를 운용하고 있는데, 결국 경찰이 문제를 삼는 부분은 이들에게 “소개비”를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름이 뭐가 됐든, 회사 내부 직원이든 외부 인력이든 중요하지 않다.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는 결국 “환자를 소개하는 대가로 소개비를 지급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판례의 태도 등

과거 하급심 판례를 뒤적여 보면, 주로 손해사정사들, 기타 환자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직역의 외부인들로부터 교통사고 환자 등을 소개 받고, 소개비를 지급했다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많다. 이들은 전문적인 브로커는 아니지만, 병원 1~2개 정도와 관계를 맺으며 소액의 소개비를 부수입을 챙겼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유죄가 선고되었다.

다음으로는 병원 직원에 관한 판례가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판례는, “의료기관ㆍ의료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그 과정에서 금품이 제공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의 '유인'이라 할 수 없고, 그 행위가 의료인이 아닌 직원을 통하여 이루어졌더라도 환자의 '소개ㆍ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10. 27 2004도5724 판결)”라는 대법원 판결이다. 병원 직원이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취지다. 단, 위 판결을 자세히 읽어보면, “행위자에게 금품이 제공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즉, 병원 직원이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면서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이런 원칙하에, 직원들에게 환자 소개비를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했다가 처벌을 받은 사례들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른 병원으로부터 환자를 이송 받으면서 사례비, 수고비, 세탁비, 청소비, 응급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돈이 지급됐을 때, 이 또한 환자의 유인·알선이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레도 눈여겨볼 만 하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도1126 판결).



최근의 동향 등

최근에 수사 중인 사건들을 보면, 전문적인 브로커를 활용하다가 내·외부의 제보로 인해 문제가 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광고대행 법인이라며 별도의 주식회사를 세워 홍보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기도 하고, 직원으로 직접 고용하여 급여·인센티브 형식의 소개비를 지급한 케이스도 있다.

가끔 보면 소개비 지급에 관하여 버젓이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소개비 정산을 위한 정산자료를 만드는 병원도 있는데 이는 가장 피해야 할 형태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최근에 상담했던 사례에서 A병원은 MSO법인을 활용하기로 마음먹고, 광고, 홍보, 인사관리, 컨설팅 등 명목으로 MSO에 거액의 돈을 송금해 왔다. 그리고 MSO는 나중에 세무조사를 받을 각오를 하고 거액의 현금을 인출해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MSO에서 막아보겠다는 각오로 영업사원들은 다 MSO 소속으로 고용했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싸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부 직원의 고발로 경찰에서는 이 구조를 다 파악하게 되었고, 가장 먼저 조사 받은 직원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받은 인센티브를 꼬박꼬박 ATM기를 통해 입금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하는 입장에서 이는 너무 명확한 증거다.

다음 사례는 더 심각하다, B병원은 모 스포츠단체와 협약을 맺고 환자를 소개받기로 했는데, 단체는 소개비가 암시되어 있는 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B병원 원장은 서로 비밀만 지키면 되겠거나 하는 생각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데, 이후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계산이 조금 맞지 않는 등 의견 차이가 있을 때마다 “계약서 들고 경찰서로 갑니다” 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결국, 민사소송 끝에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한 이후에야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밖에 최근의 사건 경향을 보면, 환자 소개 실적이나 매출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지급하다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 사례들이 많다. 대부분 병원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고 들어오고 있어서, 개설자 입장에서는 변명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인정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대응 방법

환자의 유인·알선과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문제가 된 경우, 첫 번째로 문제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한 행위의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서부터 불법인지, 그리고 문제가 된 부당이득 또는 수수료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 때 주변 경쟁자들 중 누가 제보를 했는지, 내부 직원 중 누가 정보를 제공했는지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제보자에 대한 사적인 복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해서도 안될 행동이다.

그 다음이 전략의 수립이다. 전략은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목표를 두고 큰 전략과 세부 전략을 나누어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 A병원은 MSO가 마케팅과 홍보에 사용한 실제 비용을 입증하는데 집중하여 MSO를 통해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한 돈은 사실상 얼마 안된다는 점을 소명했다. 그리고 B 병원은 스포츠단체와 주고받은 돈이 환자 수나 매출과 직접 관련이 없음을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그런 방식으로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법률과 판례가 금지하고 있는 소개비 지급을 근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불가피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대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업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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