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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엔 호들갑 떠는 소비자들…의약품은?

발행날짜: 2020-09-28 05:45:50

최선 의약학술팀 기자

The Paradox of Quality Control.

'품질제어 역설'로 풀이되는 이 말은 품질에 신경을 쓰면 쓸 수록 품질이 형편 없어진다는 경우를 뜻한다. 공장에서 자가 생산 제품의 질에 집중하느 그외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등한시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공장에서는 최상급 품질의 제품을 만들었지만 유통 과정, 소비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구매했을 때는 형편없는 품질의 제품을 받아들 수 있다.

국내에서의 식품 유통 및 보관에 대한 잣대는 철저한 편이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다르지만 국내 정서상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은 '폐급'으로 취급받는다.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식품도 곧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면 의약품은 어떨까. 부작용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의약품은 식품보다 더 강도높은 취급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약의 조제 과정에서 맨손으로 약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남은 백신을 철저한 보관/유통 과정없이 의원간 직거래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이 이슈다. 시기가 문제였지 백신의 유통 및 보관 문제는 언젠가 한번은 터질 거라 생각했다. 흥미롭지만 의약품이 유통되는 질서 및 보관, 취급 상태가 어이없게 형편없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요즘 개인적인 일로 몸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몇주 전 진통제를 처방받은 바 있다. 눈을 의심했지만 약사가 맨손으로 조제하는 것을 봤다. 그것도 오픈된 조제실에서.

의원이라고 다르지 않다. 얼마 전 독감 백신 접종을 받으며 유심히 냉장고를 관찰했다. 독감 백신 뿐 아니라 다양한 백신들이 한 데 모여 있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만 냉장고 문이 투명 유리라는 점은 걸린다.

수두백신이나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약독화 생백신은 일광에 노출되면 백신 역가가 떨어질 수 있다. 전용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해도 냉장고문이 투명 유리로 된 것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독감 백신 상온 노출을 계기로 유통 시 문제 사례를 많이 제보받았다. 덤핑 접종으로 유명한 곳에서는 상온에 백신을 줄지어 늘어놓고 접종한다는 말도 있다. 또 남은 백신을 의원들간 직거래 장터에서 사고 파는 행위도 유통/보관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

사실 독감 백신의 품질에 더 치명적인 것은 상온 노출이 아닌 냉동 상황이다. 냉장고가 아닌 냉동고라면, 동결 후 해동됐다면 백신 단백질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그런데도 주사실 냉장고를 유심히 관찰하는 환자는 별로 없다. 제대로 항의 한번 못한 본인도 마찬가지.

독감 백신이 타겟이 됐을 뿐이지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 유통 및 보관 문제는 언젠가 한번은 터질 이슈였다. 상온 노출뿐만 아니라 주의를 갖고 관찰하면 개선돼야 할 많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식품 유통에 대한 철저한 잣대가 세워진 건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각성 때문이다.

식품처럼 의약품도 교육이 필요하다. 서방정을 쪼개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의약품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도 본인 역시 예전엔 몰랐다. 최종 구매 및 소비 주체인 환자들이 각성해야만 지속돼온 잘못된 취급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의약품에 대해선 호들갑 좀 떨어도 된다.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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