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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 35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6-12-20 05:00:22

의대생뉴스2기 필진 한림의대 의학과 1학년 이영민

일상 속 남미의 이야기, 파라과이 편 '아순시온'

남미는 한국과 다르게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 회사들이 다양하다. 때문에 가격도 천차만별로 다른데 잘만 흥정하면 평균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원하는 버스 편을 구할 수 있다. 시우다드 델 에스떼는 파라과이에서 수도인 아순시온 다음으로 활성화가 된 도시이다.

또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의 주요 나라들로 가기 위한 허브 도시이기 때문에 시우다드 델 에스떼에서 수도인 아순시온 사이의 버스 편은 엄청나게 많았다. 버스터미널에 가보니 운행하는 회사만 무려 10군데 이상이나 되었다.

그러니만큼 역시 흥정 또한 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치열하게 이루어지는데, 덕택에 비인기노선인 심야버스의 경우엔 평소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 잠도 자면서 좀 더 저렴하게 아순시온으로 가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챙기는 건 거의 한 달 동안 경험한 남미에서 이제는 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아순시온에는 새벽에 도착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 목이 막히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는데,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도시 전체에 스모그와 비슷한 안개가 들이찬 것이었다. 평소에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머무는 내내 아순시온은 날이 화창한 적이 없었던 거 같다.

게다가 남미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관광 자원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어서 도심에 나가도 특별히 할 것이 많고 그러진 않았었다. 대신에 물가가 저렴했기 때문에 아순시온에서 이틀정도 머물면서 거의 한 달 동안 이어져 온 강행군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좀 여유롭게 시내도 거닐어보고 그 나라의 나름대로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파라과이는 특히 우리나라랑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약 30년 전 일자리를 찾아 파라과이로 많이 넘어 왔었고, 그 결과 아순시온에는 적지 않은 한국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필자가 갔을 때 파라과이 우체국에서는 한국-파라과이 수교 50주년 기념우표를 판매하고 있어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동네 구멍가게를 가기만 해도 한국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이 판매될 만큼, 한국과 파라과이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파라과이 중앙은행. 옆에 있는 허름한 건물과 대조적이다.
파라과이는 다른 남미 국가들에 비해 소득 수준이 떨어지는데다가 아픔의 역사 또한 많은데, 과거 주변국들과 전쟁을 많이 치러 인구와 영토를 많이 잃은 기억이 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사람들은 참 행복해 보였다.

필자가 파라과이에 갔을 당시에 한창 남미 최대 축구 축제인 코파아메리카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예선전이 펼쳐졌다.

마침 동네 슈퍼를 갔는데 슈퍼 한 구석에 있는 식당의 텔레비전 앞에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축구를 응원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날 파라과이는 기적의 경기를 보여줬는데 전반까지만 해도 0:2로 아르헨티나에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팀이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2:2로 만들어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놀라운 경기력을 선사하였다.

물론 그 경기를 시청하던 파라과이 국민들이 열광한 건 기정사실이다. 바깥에서는 폭죽이 터지고 신난 오토바이 운전자는 연신 부르릉 소리를 내면서 마치 14년 전 한국이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하던 순간이 떠오를 만큼 열광하였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외모는 달라도 마음만큼은 사람이 모두 다 똑같다는 걸 그 곳에서 느껴볼 수 있었다.

이제 이틀의 휴식은 끝났다. 그리고 마지막 일정만이 남았다. 삼바의 나라, 브라질. 이곳이 이제는 남미 여행의 종착지이다. 과연 남미의 끝에선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면서, 다음 목적지인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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