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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 학생의 조금 특별한 연수기 34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6-12-14 10:34:01

의대생뉴스2기 필진 한림의대 의학과 1학년 이영민

일상 속 남미의 이야기, 파라과이 편-시우다드 델 에스떼 편

이과수 여행의 여운이 오래 가시지도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꽤나 오랜 시간 이과수 폭포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마을에 머물면서 다음 여행을 구상하였다. 시간도 얼마 안 남은만큼 신중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 아르헨티나에서 비교적 가기도 편리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라과이의 국경 도시 시우다드 델 에스떼 (Ciudad del Este)를 우선 가보기로 했다.

시우다드 델 에스테는 파라과이의 수도인 아순시온 다음으로 발달된 도시이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 동시에 국경을 맞대고 있다. 특히나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에 비해 파라과이가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이과수 폭포 관광 전후로 이 도시에 들러 환전을 하거나 생필품을 사는 등 관광의 목적보다는 다음 여행을 위한 전초기지로 많이 머물다 가는 도시이다.

특히나 아르헨티나하고 브라질에서 넘어가는 버스가 하루에도 수십 편씩 있어서 접근성도 용이한 지역이었다. 필자도 이 지역에 가서 브라질 여행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을 마저 세운 뒤 며칠 남은 남미에서의 마지막 나날들을 잘 보내면서 남미 여행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방향으로 목적지를 그 곳으로 세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마주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하필이면 떠나기로 한 날, 아르헨티나 버스 노조에서 단체로 파업이 일어나는 바람에 파라과이의 시우다드 델 에스떼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아예 파업으로 버스 운행을 중단해 버린 것.

심지어 브라질로도 넘어가는 버스마저 끊긴 상황인데다 설상가상으로 파업이 언제까지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여서 아르헨티나에 머물다가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는 불길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이런 예상치 못한 파업으로 인해 결국 필자는 아르헨티나에서 브라질까지 일정상 어쩔 수 없이 캐리어를 끌고 직접 발로 걸어서 국경 사이로 흐르는 다리를 건너 꽤나 긴 국경을 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반추해보면 여행 중에서 힘들었던 순간 중에 페루 마추피추를 방문하는 거 다음으로 힘들었던 때였던 거 같다.

국경 사이를 흐르는 강이 꽤나 넓은 탓에 캐리어를 끌고 국경을 넘는 데만 장장 1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한낮에 땡볕아래서 계속 걷다보니 몸도 축 늘어지고 목도 마르고 엄청 힘든 여정을 이어나갔다. 브라질을 넘어갔더니 이번엔 언어의 장벽이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아주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었지만, 브라질은 남미의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포르투갈어를 국어로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브라질에서 파라과이까지 넘어가는 버스를 알아내는 데에도 무려 한 시간이 더 소모되었다. 이미 체력이 많이 바닥난 상태에서 시우다드 델 에스떼를 들어가니 이번엔 숙소가 필자를 괴롭혔다. 버스가 도착한 곳 주변엔 온통 관광 호텔 뿐이라 가격이 매우 비싼 축의 숙소들밖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터미널에서 한참 걸어간 뒤에야 필자가 생각해 둔 숙소에 갈 수 있었다.

시우다드 델 에스떼는 정말 도시라는 점 이외에는 특별히 관광지로써의 매력은 다른 곳들에 비해 떨어졌다. 그러나 볼거리가 사로잡은 여행 가운데에서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쉬어가는 곳이 있다는 게 마음이 편해지긴 하였다.

잠시 시간을 내어 마트에서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하면서 그래도 하루 종일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거 같아서 힐링이 되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사람들도 친절해서 바로 브라질을 넘어가려던 생각을 접고 파라과이의 수도인 아순시온에서 이틀 정도를 더 보내기로 결정했다. 예상치 못함이 불러온 고생이라는 과정, 그것은 종국에는 불행이 아니라 또 다른 활로를 열어준 귀중한 가치였던 것이다. 이렇게 다음 여행 장소인 아순시온으로 필자는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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