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다음 달이면 내과 지원자들을 받아야 하는데 교수인 나도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내과 교수의 하소연이다.

내과 수련기간 단축안이 유예기간없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선 교수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당장 전공의 선발이 코앞이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4일 "이미 이번달부터 일정 부분 어레인지(전공의 지원 사전 조율)가 들어간 상황"이라며 "다음달말 정도부터는 본격적으로 내과 의국 차원에서 개별 면접이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지금 내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턴들의 가장 큰 걱정과 기대가 수련기간 단축인데 나도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니 질문에 답을 해줄 수가 없다"며 "내가 대답을 못해주는데 병원에서 누가 답을 줄 수 있겠느냐"고 털어놨다.

상당수 지도전문의들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수련기간 단축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자 대한내과학회 이수곤 이사장이 직접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답답함은 여전하다.

실제로 최근 전공의 설명회를 개최한 B대학병원에서는 내과의 수련기간 단축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인턴들에게 수련기간 단축은 상당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B대병원 내과 교수는 "사실상 전공의 설명회 내내 수련기간 단축과 향후 전망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며 "의사로서의 삶에 전공 선택이 주는 무게감이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요즘 인턴들이 얼마나 정보력이 있고 상황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능력이 있는지 아느냐"며 "이대로 안개속이라면 오히려 전공의 선발에 악영향이 올수도 있겠다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들은 하루 빨리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 대한내과학회가 구체적인 로드맵과 향후 진로, 전문의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수련기간 단축이라는 사실 하나만이 공개된 상황에서는 계속해서 추측과 우려만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학회가 최대한 조속히 전문의 제도 개편방향의 의미와 향후 로드맵은 물론, 내과 전문의의 미래 방향까지 내놔야 하는 문제"라며 "적어도 전공의 선발이 공식화되는 10~11월전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