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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80시간 근무제의 그늘

발행날짜: 2014-11-06 05:36:52
지방의 한 명문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병원을 빠져나와 4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어 병원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9개월 밖에 수련을 받지 않은 신참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걸고 진료실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제발 수련을 좀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련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수십년만에 수련환경 개선책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는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주당 80시간 근무제를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을 마련했다. 또한 이에 대한 이행 상황을 살피기 위해 수련병원에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사실 수련제도가 시작된 이래 주당 100시간을 넘어가는 살인적인 근무는 늘 개선돼야 할 최우선 악습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매번 원론적인 논의에서 머물렀을 뿐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는데는 난항을 겪어온 것도 사실이다. 극심한 저수가 속에서 전공의는 수련병원을 지탱하는 요소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련병원들의 모임인 병원협회는 최대한 이러한 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을 경계했고 전문의 자격이 필요한 전공의들은 늘 약자로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노동력을 착취당해야 했다.

그러한 가운데 도출된 주당 80시간 근무시간 상한제는 전공의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지금까지 수련제도 개편안 중에 가장 혁신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제도가 시행된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공의들의 반응은 충격적이다. 차라리 80시간 근무제를 없애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수련병원들이 그리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제도가 시행되자 수련병원들은 근무 스케줄과 당직 일정을 서둘러 조정했다. 물론 조정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스케줄에서 '수련'은 사라졌다.

80시간 안에서 수련병원들은 수련을 시킬 의지가 없었다. 비상경영체제까지 선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들에게 근무를 더 시켜야 했다.

그렇게 그들은 '수련'의 권리를 빼앗겼다. 그 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병원의 불법을 눈감는 것 뿐이었다. 80시간 안에서는 근무를 하고 수련은 스스로 원한 과외수업 같은 것이니 근무시간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수련병원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결국 수련병원들의 편법으로 이여졌다. 수련병원들은 이들의 '근무'시간인 80시간을 당당하게 적어서 복지부에 보냈고 전공의들은 이에 대해 침묵해야 했다.

대다수 수련병원들이 당당하게 복지부에 80시간 근무제를 지키고 있다고 공언할 수 있는 이유다. 결국 서류상으로는 근무시간이 줄었지만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모든 수련병원, 모든 진료과목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지내는 인턴들은 이를 모를리가 없다. 일부 병원, 일부 과목에 지원자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우려라는 점에 있다. 주당 80시간 근무제가 논의되던 시점부터 이러한 사태는 계속해서 논란이 됐던 문제들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이같은 편법을 막겠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지금도 같은 대답을 지속하고 있다.

7명의 전공의들이 거리로 뛰어 나온 지금 복지부의 입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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