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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선배들, 전문의 안 따도 잘 나가던데요!"

발행날짜: 2012-04-09 06:45:10

젊은 의사들 인식 변화 "실속 없는 수련 대신 일반의 승부"

#1 공중보건의사 김대영(가명·29) 씨는 내년 군복무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단 전문의가 돼야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개원가의 현실을 생각하니 일반의로 개원해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게 아닐까 조급해하고 있다.

#2 박현주(가명·28) 씨는 내과 전문의 수련 포기를 고심중이다. 인턴과정을 겪으며 레지던트가 되면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잡무에 시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원 현장에서 전문의 자격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전문의 자격에 대한 예비 개원의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개원 예정의들이 '일단 전문의 자격을 받고 개원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전문의가 필요할까?'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전문의보다 일반의 출신 개원의들이 개원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지켜본 예비 개원의들은 더 이상 '전문의 면허증=성공'이라는 공식을 신뢰하지 않는다.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인식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의대생신문 한중원(울산의대) 편집장은 "본과 1~2년 때는 전문의 면허를 당연히 따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본과 3~4학년들은 얘기가 다르다. 의료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전문의 자격 취득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일반의 출신인 전주 박용훈(가명·43) 원장은 "일반의라서 진료에 어려움을 느껴본 적은 없다"면서 "솔직히 산부인과, 외과 등 전문의들이 전공과목을 뒤로하고 미용성형을 쫒고 있는 게 현실 아니냐"고 환기시켰다.

그렇다면 젊은 의사들은 왜 과거 필수코스로 여겼던 전문의 자격 취득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일까.

이는 산부인과, 외과, 비뇨기과 등 전문 진료과 개원의들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문의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제도 및 환자군의 변화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자 급기야 전문과 간판을 내리는 선배 개원의들을 보면서 전문의 수련을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전문과 미표시 의원은 2006년 4308곳, 2007년 4459곳, 2008년 4655곳, 그리고 지난해 4835곳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문과목 미표시 의료기관이 전체 개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2006년 18.5%에서 2007년 18.9%, 2008년 19.5%, 2009년 19.9%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대한일차진료학회, 대한미용웰빙학회, 대한비만체형학회, 대한비만치료학회 등 임상관련 학회에 개원의들의 쏠림현상은 경영난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개원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이 예다.

대한미용웰빙학회는 5700명(준회원 1만500명)으로 회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대한비만체형학회 정회원 5000여명, 일차진료학회 정회원은 3900여명(온라인회원 7000여명) 등으로 웬만한 전문과 개원의협의회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과 진료만으로도 충분했던 개원의들이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관련 학회를 기웃거리며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까지 해야하는 게 2012년 개원가의 현주소다.

결과적으로 전문의 취득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저수가와 가속화되고 있는 개원가의 과열 경쟁, 의료제도의 변화에서 시작된 셈이다.

후배 의사들의 개원 상담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기도 조상원(가명·46) 원장은 "전문의 대신 개원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의 상담이 많다"면서 "그들은 선배들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문의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나를 찾아온 상당수 후배들은 어차피 개원할 계획이라면 1년이라도 빨리 시작해서 선점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최근 만성질환관리제 시행을 두고 늦게 진입할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대신, 임상 경험을 쌓아서 개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후배의사들이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모 관련 학회 임원진은 "솔직히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더라도 개원해서 활용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차라리 관련 학회에서 집중적으로 2~3개월 배우는 게 개원하는데 더 효과적인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일차진료학회 한 임원진은 "실제 수련과정에서 개원가에서 필요한 술기를 배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개원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면서 "그러다보니 전문의 면허에 목을 멜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용웰빙학회 이영현 회장은 "개인적으로 나 또한 내과 전문의이지만 내과 진료를 포기했다. 외부에선 내과는 그래도 괜찮은 줄 알지만 내막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나 뿐만 아니라 회원 90%가 전문의다. 그러나 자신들의 전공과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하니 젊은 의사들이 일반의로 개업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나 역시 현재의 흐름에 편승하고 있지만, 이 같은 변화가 우려스럽다"면서 "전문과목을 뒤로 하고 돈이 되는 미용성형에만 쏠리면 조만간 환자들은 응급상황에서 종합병원을 찾아야 할 것이고, 이는 의료가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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