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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본점, 공장도 없는데 지점만 만드는 꼴"

발행날짜: 2011-10-06 06:58:00

중증외상센터 나눠먹기식 배정 "간판만 16개 늘리나"

"80억원으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있으면 애초에 문제가 해결됐겠지요."

보건복지부가 외상환자 관리를 위해 전국 16개 시도에 중증외상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실효성 없는 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중증외상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한데다 전담 인력마저 부족한 상태에서 이렇게 예산을 분배하면 무늬만 흉내낸 중증외상센터가 난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천억 투입 전국 16개 시도에 중증외상센터 설립 계획

보건복지부는 최근 중증외상환자 전문치료를 위해 2016년까지 총 2천억원을 투입해 전국에 16곳의 중증외상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각 시도별로 1개씩 총 15개 중증외상센터 후보 병원을 신청받아 설치비와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증외상센터로 지정되면 응급의료기금을 통해 외상전용 중환자실(40병상)과 혈관조영실 등 하드웨어 구축을 위해 80억원이 지급되며 인력 충원을 위해 매년 7억원에서 27억원의 인건비가 지원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2016년까지 지역별 중증외상체계의 토대를 마련해 약 2만명의 외상환자를 치료하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외상 사망률도 현재 35%에서 20%선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안배 정책 우려감 팽배…"죽도 밥도 안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규모 센터를 늘려봐야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외상학회 관계자는 "지금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 필요한 것은 중증외상센터의 갯수가 아니다"며 "본점도 없고 공장도 없는데 지점만 확장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며 중증외상 시스템 개선에 신호탄을 올린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 교수 역시 이러한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한국형 외상센터의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예산을 분배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지금은 중소 외상센터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 봐야 의미가 없다"며 "80억 가지고 해결될 문제였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예산을 집중해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한국형 외상센터의 모형을 만들고, 이를 통해 숙련된 인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겉모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예산 따먹기 경쟁 우려…"간판만 달아놓는 병원 양산"

상당수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이다. 16개의 센터를 지정하면 간판만 달아놓는 센터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대다수 병원들이 무늬뿐인 중증외상센터를 지어놓고 정부 예산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사실 정부 정책대로 40병상만 갖춘 외상센터를 만든다면 지금의 응급의료센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24시간, 365일 전문의가 대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과 40병상을 운영하기 위해 이같은 인력을 배치할 병원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응급의학회 관계자도 "결국 중요한 것은 외상센터를 지킬 숙련된 외과의사가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숙련된 전문의에 대한 보상책이지 시설 투자비가 아니다"고 환기시켰다.

실제로 현재 중증외상센터를 표방하고 있는 병원들의 실태를 보면 이같은 지적에도 타당성이 있다.

B병원은 최근 중증외상센터를 개소했지만 전담 인력이 전무하다. 다만 외과와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교수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응급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만 세워놨다.

C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중증외상센터라는 간판은 있지만 전문의 7명으로 구성된 팀이 전부다. 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팀이 모인다는 룰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국종 교수는 "정부가 중증외상센터를 육성한다고 하자 병원들이 간판만 달아놓고 하이에나처럼 몰려들고 있다"며 "제대로 된 센터가 단 한개도 없으니 너도나도 흉내만 내놓고 우리도 예산을 달라며 아우성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2천억도, 16개 외상센터도 아니다"며 "단 하나만 제대로 된 센터를 완성하면 자연스레 중증외상센터의 모델이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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