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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밀려난 병·의원…상속세 변화는(상)

하이엔드택스 유지현 세무사
발행날짜: 2026-10-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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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세제개편안이 병원을 제외한 이유와 원장님 사례로 본 세 부담 변화

병·의원 원장님들과 승계 상담을 하다 보면 열에 아홉은 "우리 아이가 같은 과 전문의니까 병원은 가업상속공제로 넘기면 상속세는 부담이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지난 8월 3일까지는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새로 열거하면서 '병원, 약국'을 제외 업종으로 명시했다. 대한병원협회가 8월 11일 병원을 포함해 달라는 의견서를 냈고 국회 심의도 남아 있지만, 원안대로 확정되면 2027년 7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상속분부터 적용된다.

현행 제도 : 개인 병·의원도 '가업'이었다

가업상속공제(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의2)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이 승계할 때 가업상속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빼 주는 제도로, 경영기간에 따라 300억~600억 원까지 공제된다. 이 제도는 법인 주식뿐 아니라 개인사업자에게도 적용되고 현행 대상 업종에 보건업이 포함돼 있어, 개인 병·의원의 건물·토지·의료장비 등 사업용 자산이 그대로 공제 대상이었다. 상속인이 상속 전 2년 이상 병원에 종사하고 상속 후 5년간 자산의 40% 이상을 처분하지 않으면 된다. 의료법상 개설자는 의사여야 하므로 자녀가 의사인 경우에만 쓸 수 있는 카드였지만, 그 조건을 갖춘 원장님에게는 이보다 더 강력한 승계 수단은 없었다.

# 사례 1. 경기도에서 30년째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A원장님(68세). 병원 토지·건물 50억 원, 의료장비 10억 원, 금융자산 20억 원을 보유하고, 정형외과 전문의인 아들이 3년째 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병원 자산 60억 원과 금융자산 10억 원은 아들이, 금융자산 10억 원은 배우자가 상속받는 것으로 가정한다(신고세액공제 미반영).
현행 제도에서는 병원 사업용 자산 60억 원이 전액 공제된다. 여기에 배우자상속공제 10억 원·일괄공제 5억 원·금융재산상속공제 2억 원(합계 17억 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약 3억 원, 상속세는 약 5천만 원에 불과하다. 총 재산 80억 원에 대한 실효세율이 1%에도 못 미친다.

개정안 : 병원의 배제, 그리고 함께 닫히는 문

그러나 개정안은 '가업'을 특허권·영업비밀·산업기술·숙련기술 등 전문 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새로 정의하고, 병원·약국을 마트, 버스·택시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과 함께 제외 업종으로 분류했다. 같은 업종 기준을 쓰는 가업상속 납부유예도 함께 막히고, 새로 신설되는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양도세 20% 감면, 승계기업 소득세 5년간 10% 감면) 역시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만 대상이어서, 병원은 자녀 승계든 후배 의사에게 넘기는 제3자 승계든 승계 세제 전반에서 배제된다.

설령 대상 업종에 남더라도 하더라도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피상속인의 경영기간은 10년에서 30년으로, 상속인 사전 종사 는 2년에서 5년으로, 사후관리는 5년는10년으로 늘어나는 반면, 공제 대상 토지는 바닥면적 2~3배·1㎡당 1,000만 원 한도로 줄며, 이마저도 재정경제부 1차관이 위원장인 심사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 사례 2. 앞서 살펴 보았던 A원장님의 경우,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사망하면 병원 자산 60억 원이 그대로 과세가액에 남는다. 사례 1과 같은 공제 17억 원을 뺀 과세표준은 약 63억 원, 10~50% 누진세율을 적용한 상속세는 약 26억9천만 원으로 불어난다. 같은 병원, 같은 가족인데 세 부담 차이가 약 26억4천만 원이다.

아들이 병원을 이어받더라도 이 세금을 내려면 병원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그동안 쌓아 둔 현금을 한꺼번에 내놓아야 하고, 어느 쪽이든 승계 직후 병원의 현금흐름 유동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설령 연부연납으로 10년에 나눠 내더라도 매년 2억7천만 원에 이자가 얹힌다. 승계는 됐지만 유동성이 크게 줄어 운영 여력을 잃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병원 부동산이 이보다 훨씬 큰 경우라면 늘어난 가액의 절반이 그대로 상속세가 되므로, 대출로도 감당이 안 돼 부동산 자체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가 사라진다면 승계의 무게중심은 '상속 시점의 공제'에서 '생전의 자산 구조 설계'로 옮겨가야 한다. 다음 회에서는 병원 부동산을 법인으로 옮기는 구조와 자녀 진로별 승계 트랙, 법인 전환 시 유의할 점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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