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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면할 수 있다→감면한다"…의료진 '마지막 안전판'

발행날짜: 2026-09-17 05:30:00

형사처벌 '필요적 감면' 전환… 우선수용병원 법적 보호 강화
응급의료법 소위 통과… 중증환자 수용 거부 해소될까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형사책임 부담을 낮추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첫 발을 뗐다.

개정안은 임의 규정이었던 형사처벌 감면을 '필요적 규정'으로 강화했다. 환자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우선수용병원에는 별도의 형사책임 면제 장치를 뒀다. '마지막 안전장치'를 넣어 환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송영진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응급의료과장은 16일 복지부 출입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응급의료법 개정안 등 8건 병합 심사 안건을 설명했다.

송영진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응급의료과장은 16일 복지부 출입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번 개정안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중증환자 수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 정책임을 설명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의원 발의 응급의료법 개정안 8건을 병합 심사해 의결했다. 향후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응급의료법 제63조 '형의 감면'이다. 현행법상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형사처벌 감면은 일정 요건에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다. 개정안에선 이를 '감경하거나 면제한다'는 필요적 규정으로 바꿨다.

감면 대상에는 응급실 의사만 포함되지 않는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진료과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와 응급구조사, 구급대원 등 법상 응급의료종사자를 포함한다.

송 과장은 "진료를 하기 전에 환자를 수용하는 데 있어서 부담을 덜고, 환자를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정안은 지역 응급환자 이송체계의 최종 안전망 역할을 맡게 될 우선수용병원에 대한 형사책임 보호도 별도로 담았다. 지역에서 중증도에 따라 이송병원을 찾았지만 신속히 결정되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센터 등이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할 수 있다.

우선수용병원으로 지정되면 병원 의사와 관계없이 환자 수용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일반 의료기관보다 환자 수용 의무가 강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호장치를 두겠다는 취지다.

송 과장은 "우선수용병원은 병원 의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환자 요청이 오면 무조건 받아야 한다"며 "그 역할에 따른 보완책으로 규정하는 것이 체계상 맞고, 제도적으로 조금 더 확실히 지켜준다는 의료진 보호 측면에서 이 조항을 같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의 형사책임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형의 감면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송 과장은 최근 대법원 판단이 나온 대구 응급환자 미수용 사건과 이번 법 개정의 관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응급실에서 치료했는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고의·중과실이 아니어야 하고 최선의 진료에도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건에서만 면제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대하는 변화는 사고 이후 책임을 일괄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받을지 결정하는 단계에서 의료진이 느끼는 형사책임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특히 수용 의무가 있는 우선수용병원까지 보호 대상을 명확히 해 지역 이송체계가 실제 환자 수용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핵심 구상이다.

복지부는 의료분쟁조정법과 이번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필수의료 현장 의료사고에 대응하는 이중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송 과장은 의료분쟁조정법이 일반적인 필수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응하고, 이후에도 형사절차가 이어질 경우 응급의료법이 "마지막 안전판으로 다시 한번 방어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의료진의 형사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밖에도 개정안에는 응급의료 정의를 급성기부터 최종진료까지 일련의 진료로 확대하고, 환자 모니터링과 이송 과정의 처치까지 포함하도록 '이송' 정의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응급의료 거부·기피의 정당한 사유를 법률로 구체화하고, 수용능력과 수용불가 정보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가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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