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화이자(Pfizer)가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비용 절감 및 조직 구조조정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매출의 급감세가 이어진 데다, 핵심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사적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이자는 2026년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존 진행 중이던 비용 절감 프로그램에 25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를 추가로 절감하는 확장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특수 소멸과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라는 '이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5% 급감하며 실적에 큰 부담을 안겼다.
여기에 연 매출 60억 달러 이상을 올리는 효자 품목이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응고제인 '엘리퀴스(아픽사반)'의 미국 특허가 2026~2028년을 기점으로 연이어 만료될 예정이어서, 향후 가파른 매출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업비 줄이고 공장 재편…국내 제약업계도 주시
화이자 본사가 밝힌 추가 절감액 25억 달러의 구체적인 감축 내역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뉜다.
우선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10억 달러는 영업·마케팅 및 IT·행정(SG&A) 관리비 절감에서 나온다. 조직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AI 및 디지털 인프라를 본격 도입해 내근직과 영업 커머셜 인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건비성 경비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15억 달러는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 및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확보한다. 글로벌 생산 시설을 재편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포트폴리오를 효율화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화이자는 이 같은 감축안을 이행하기 위해 퇴직금과 자산 손상, 사업 철수 비용 등 총 60억 달러 상당의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화이자 본사의 이번 추가 감축안에 주목하는 이유는 'SG&A 10억 달러 감축'의 여파가 국내 법인의 조직 개편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본사가 절감 표적으로 삼은 SG&A 경비는 각국 지사의 커머셜(영업·마케팅) 인력 축소 및 운영비 절감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미 2023년 본사 방침에 따라 영업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ERP) 조치를 진행한 바 있으나, 본사가 2029년까지 장기적인 추가 절감을 공식화한 만큼 국내 법인도 추가적인 ERP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최근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 한국지사들이 잇따라 고강도 ERP를 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BMS제약은 엘리퀴스 등 블록버스터 제품의 특허 만료에 맞춰 커머셜 부문 전반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며, 한국노바티스와 한국다케다제약, 한국MSD 등도 사업부 재편 및 디지털 영업 전환을 이유로 인력 감축과 조직 슬림화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의 비용 절감 기조는 한국 시장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며 "화이자 본사가 해당 내용을 발표한 만큼 내년도 국내 법인이 영향을 받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면 영업 인력을 대폭 줄이는 대신 AI 및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환하거나, 성숙기 품목의 판권을 국내 제약사에 넘기는 방식의 외주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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