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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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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검진으로 활로 뚫린 의료 AI…안전성 논란 극복할까

발행날짜: 2026-07-08 11:55:49

정부, 4차 검진계획 발표…판독 넘어 예측·사후관리 방점
의료계, 기대반 우려반…"책임 소재 문제 등 선결과제 많아"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정부가 국가 건강 검진에 의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안전성 논란과 책임 소재 문제 등을 지적하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과연 이러한 선결과제를 극복하고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검사 위주의 검진 체계를 판독과 설명, 진료 연계 중심으로 전환하는 4차 검진 계획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안의 골자가 의료 AI로 생애주기별 검진 체계를 마련하는데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가건강검진 의료 AI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일선 의료 현장과 산업계에서 기대감이 나온다.

■사후관리 부재 대안 떠오른 AI…안전성 우려·보상체계 숙제

그동안 국가건강검진에서 주로 지적되던 문제는 검사가 제대로 된 사후관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내 지방간 환자의 치료 연계 및 가이드라인 이행 실태' 연구에 따르면, 건강검진에서 질환을 발견한 지방간 환자의 57.7%만 후속 진료를 받았다. 건강검진 결과가 실제 치료로 연계되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의료 AI의 쉬운 설명으로 검진 결과에 대한 환자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검진과 이후 치료 연계 등 전 과정에서의 참여도 역시 증가할 것이라는 의료계 진단이다. 실제 정부는 의료 AI를 기존 영상 판독 보조를 넘어 검진 전 질병 위험 예측부터 맞춤형 결과 설명, 사후 진료 연계까지 전 과정에 도입한다.

워크플로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일례로 국가검진에선 간단한 엑스레이라도 반드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 AI 도입과 함께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환자 설명 및 타 기관 연계 등에서의 행정업무 감소도 기대 효과다.

다만 의료 AI의 안정성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초음파·엑스레이 등 판독 영역에서 AI의 보조를 받거나 그 결과를 환자에게 번역해 전달하는 기능은 유용하지만, 오독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우려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AI 활용에 따른 책임 범위와 법적 보호 장치가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관련 정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선 의료기관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가검진기관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및 상주 의무화로 이미 관련 고용 비용을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의료 AI 솔루션 도입 비용까지 더해지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는 것. 의료 AI 사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로 일선 의료기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와 관련 대한검진의학회 김현승 부회장은 "초음파나 엑스레이 판독 전 AI의 도움을 받거나 환자에게 결과를 설명할 때 활용하는 점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잘못된 해석 가능성 등 의료 AI의 안정성 부분엔 여전히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더욱이 일선 병·의원은 이미 판독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적절한 보상과 인센티브 적용이 필요하다"며 "엑스레이 등 기초적인 영상검사에서 절차상 번거로움과 과도한 비용 지출을 유발하는 규제를 폐지해야 AI 도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검진 AI 시장 물꼬에 산업계 화색 "실증 무대 기대"

산업계 기대감도 크다. 정부는 의료 AI를 국가검진 워크플로우 전반에 도입되는 것에 더해, 유방암·흉부 방사선 검사 등으로 적용 검사범위 자체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진 이후 사후관리를 위해 생성형 AI 기반 결과 설명 모델을 개발하고, 검진기관 평가지표에 진료연계율을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순한 검사 건수가 아닌 실제 건강 개선 효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셈이다.

정부 계획으로 국내 검진 AI 시장에 물꼬가 열리면서 산업계 수혜가 예상되는 한편, 의료계 규제 개선 요구가 나온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검진 AI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것.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는 것은 루닛과 코어라인소프트다. 이번 정책이 대규모 공공검진 인프라 안에서, 의료진 실제 업무량 감소와 비용 대비 효과성을 입증할 실증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해외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중점으로 루닛 역시 이번 사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정부 대상(B2G) 사업 영역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면, 중동·유럽 등 해외 공공의료 시장 공략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루닛은 유방암 판독 보조 및 발병 가능성 예측 영역에서 강점이 있다.

이와 관련 루닛 관계자는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정부 대상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기업의 사업 확장 측면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국가 암검진 영역에서 쌓은 활용 경험은 향후 해외 공공의료 시장에 진출할 때도 유용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미 유럽 검진 사업에서 레퍼런스를 쌓아온 만큼,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 유럽암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초기 진단 및 장기 추적 관찰의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또 이탈리아 MILD와 영국 UKLS 연구에서 업무 부하를 71~79%까지 경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2017년 국가폐암검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9년 연속 AI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왔다. 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관 사업으로 충청권 6개 공공의료원에 통합 흉부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는 이를 10개 기관, 연간 4만 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어라인소프트가 보유한 기술이 정부 계획 방향성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어라인소프트 솔루션은 저선량 흉부 CT 촬영 한 번으로 폐 결절 및 종괴, 관상동맥석회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을 동시에 분석하는 구조다. 또 검사 결과를 건강 정보로 구조화해 검진 이후 사후관리와 진료 연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 판독 넘어 진료 연계가 핵심 "맞춤형 운영 역량 관건"

다만 이번 변화를 단순 제품 공급 기회로만 해석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가건강검진은 일반 병원 구매 시장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공공 예산, 데이터 보안, 의료기관 간 연계, 품질관리, 의료진 워크플로우, 검진 후 사후관리까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것.

특히 정부는 기존 검진항목의 의·과학적 근거를 주기적으로 재검토하고, 최신 질병 양상을 반영해 검사 항목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성인 흉부 방사선 검사 대상 조정 ▲학생건강검진 고위험군 중심 흉부 방사선 검사로 개편 ▲폐암검진 대상 확대 검토 등 검진이 '전수 검사'에서 '위험 기반 선별과 정밀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알고리즘 성능뿐 아니라, 대규모 공공검진 체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는 것.

이와 관련 의료산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은 검진 이후다. 정부는 검진 사후관리 단절을 문제로 지적했고 검진기관의 진료연계율을 평가지표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이에 따라 건강검진 평가에서 수검자의 결과 이해도, 이상 소견의 실제 진료 연계, 소득·지역과 관계없이 보편적인 검진 품질 확보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국가검진이 AI 영상 판독, 결과 설명, 진료 연계, 사후관리 중심으로 고도화될수록 의료 AI의 경쟁 기준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히 병변을 잘 찾는 AI를 넘어, 실제 검진 현장에서 오래 쓰이고 여러 기관을 연결하며 진료와 관리로 이어지는 AI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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