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불면증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등장하면서 임상 현장의 치료 옵션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뇌 전반을 억제하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수면을 방해하는 '각성 신호'만 골라 차단하는 새로운 유효 성분이 식약처 문턱을 넘었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에자이의 듀얼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ORA) 계열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렘보렉산트)'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허가 범위는 수면 개시(입면) 또는 수면 유지가 어려운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환자의 치료다.
졸피뎀 등 기존 GABA 계열 한계 극복 주목
현재 국내 불면증 임상 현장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졸피뎀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 수면제가 주로 처방돼 왔다. 이외에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향정성 멜라토닌 제제나 트리아졸람, 항우울제 계열인 트라조돈 등이 환자 증상에 따라 활용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 기존 약제 중 시장을 주도하는 졸피뎀, 트리아졸람 등은 뇌 전반의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GABA 수용체 작용제 계열이 주를 이뤄, 새벽에 잠이 깨는 '수면 유지 장애' 환자에게는 약효 지속 시간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낙상 위험이나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는 잔여 졸음, 약물 의존성 및 오남용 우려 등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의학계에서는 이번 데이비고 허가가 기존 처방 패턴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잠을 들게 하는 효과(입면)뿐만 아니라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최대 고민인 '중간에 깨는 증상(수면 유지)'을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SUNRISE 1'과 'SUNRISE 2' 결과에 따르면, 데이비고는 졸피뎀 서방형 및 위약 대비 유의한 수면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55세 이상 환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야간 후반부 각성시간(WASO2H)을 비교한 결과, 데이비고 5mg군과 10mg군은 각각 27.2분, 28.8분 감소하며 졸피뎀 서방형군(21.4분 감소)보다 우월한 수면 유지 효과를 증명했다. 졸피뎀 서방형이 초기에만 효과를 보인 반면 데이비고는 1개월 시점까지 효과가 지속됐다.
또한 6개월 장기 연구(SUNRISE 2)에서도 투여 첫 주부터 시작된 수면 개선 효과가 6개월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졸림 수준이었으며 기존 수면제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반동성 불면이나 금단 증상도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프로파일도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에자이 고홍병 대표는 "이번 데이비고 허가를 통해 입면 장애와 수면 유지 장애를 폭넓게 관리하면서도 이상반응 부담을 줄인 혁신적인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그간 임상 현장에 존재했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국내 환자들의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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