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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기능 업그레이드만 100개…초격차 노리는 인튜이티브

발행날짜: 2026-06-01 05:10:00

고질적 비판 요소인 소모품 교체 시기 늘려…자동화 보강
메드트로닉 등 추격에 원격 협업 등 편의 기능 대폭 강화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로봇 수술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신제품 출시에 맞먹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메드트로닉과 존슨앤존슨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침식해오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대폭 추가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튜이티브가 차세대 수술 로봇 다빈치5에 대한 100여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선다(사진=AI 생성).

2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인튜이티브가 차세대 로봇 수술 기기인 다빈치5에 대해 100여개에 달하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튜이티브는 일단 오는 6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뒤 한국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이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업그레이드가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빈치5는 당초 현재 주력 모델인 다빈치4와 비교해도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기능이 대폭 강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

실제로 다빈치5는 이전 세대 대비 1만배 이상의 연산 성능을 기록한 바 있다. 단순한 처리 속도 향상이 아니라 AI와 영상 분석, 자동화 기능을 충분히 강화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가운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번 기능 강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셈이다.

추가되는 기능을 살펴 보면 일단 원격 협업 기능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인튜이티브는 이를 위해 수술실 전체를 볼 수 있는 카메라를 추가하고 원격지에 있는 의사와 현장 의료진 간 음성 소통 기능과 실시간 커서 기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원격 교육과 술기 전수가 더욱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 편의 기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전략적인 변화다. 로봇수술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진입 장벽 중 하나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봇을 포함해 수술 장비는 익숙함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야다. 한번 손에 익으면 기기를 바꾸지 않는 의료진의 특성 때문이다.

수술 로봇 또한 장비를 판매한다고 끝나는 시장이 아니다. 외과의가 장기간 교육을 받고 특정 플랫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격 협업과 교육 기능 강화는 단순 기능 추가가 아니라 다빈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수술 효율성 또한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개선된다. 일단 인튜이티브는 수술 중 화면상에서 직접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자(digital ruler)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 콘솔에서 직접 기구를 제거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특히 여러 개 로봇 팔을 연결한 상태에서도 자동 타깃 설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도 주목할 만 하다.

현재 로봇수술에서는 초기 세팅 시간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자 위치 설정과 로봇 팔 배치, 접근 경로 조정 등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빈치5는 이를 대폭 개선한다. 준비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단순화키셔 수술 준비 시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빈치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힘 피드백(force feedback) 기술도 강화된다.

실제로 로봇 수술의 가장 큰 장벽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의사가 조직을 직접 만지는 감각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반면 다빈치5는 기구가 조직에 가하는 압력을 외과의가 보다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관련한 소프트웨어도 대폭 추가된다.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수치로 보여주는 기능과 수술 중 주요 장면을 즉시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다빈치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던 소모품 교체 비용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뤄진다. 이는 다빈치 사용자들간에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

일단 기본적으로 수술 로봇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로봇팔 등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구 비용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튜이티브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힘 피드백 기구의 사용 가능 횟수 등을 기존 6회에서 15회로 확대했다. 향후 핵심 기구들의 사용 횟수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인튜이티브가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은 최근 수년간 로봇 수술 시장에 경쟁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메드트로닉이 휴고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미 미국 FDA 허가도 확보했다.

존슨앤존슨 역시 오타바 플랫폼으로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이미 올해 초 FDA에 드노보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MR서지컬과 디스털모션 역시 각각 버시우스와 덱스터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아직 격차는 상당하다. 인튜이티브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 1000대 이상 다빈치 시스템을 설치한 상태다. 다빈치5만 해도 이미 1400대 이상이 설치됐으며 38만건 이상의 수술이 진행된 바 있다.

이미 교육 시스템과 병원 워크플로우 결합, 서비스 네트워크, 수술 데이터, 기구 공급망 등이 다빈치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는 의미다.

다빈치가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하드웨어 구매를 넘어 고객을 락인하기 위한 도구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다른 경쟁 기업에서 더 저렴한 제품을 생산한다 해도 수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원격 협업, 교육 시스템, 자동화 기능이 이미 다빈치에 익숙해져 있다면 이 격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튜이티브 관계자는 "수술 로봇은 단순히 기기의 성능을 넘어 얼마나 의료진의 협업에 관여할 수 있는가, 교육에 적절한가, 얼마나 병원의 워크플로우에 자연스럽게 결합되는가에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에 대한 인튜이티브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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