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센서를 삽입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비침습'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늘이나 센서 삽입 없이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을 기반으로 한 혈당 측정 기술이 상용 CGM과 엇비슷한 정확도를 기록, 비침습 혈당 측정 시대 개막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
MIT 레이저생의학연구센터 강전웅 박사, 국내 기업인 아폴론이 공동 연구한 라만 분광법 기반 비침습적 CGM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Analytical Chemistry에 4일 게재됐다(doi.org/10.1021/acs.analchem.5c01146).
현재 널리 사용되는 CGM은 연속적인 혈당 추적이 가능하지만 마이크로니들 기반 센서를 피부에 삽입해야 하며, 이로 인한 관리 부담과 비용, 피부 자극, 감염 위험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비침습 기술로 근적외선, 중적외선, 포토아쿠스틱, 전기전도 기반 방식 등이 연구돼 왔으나, 포도당을 직접적이고 특이적으로 검출하기 어렵고 피부색, 수분, 접촉 압력, 움직임 등에 민감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 일관된 성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빛으로 분자의 지문을 읽는' 라만 분광법 개념에 기반한 것으로 인체 피부에 빛을 조사해 라만 산란 신호의 특정 밴드만을 취득,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레이저 빛을 물질에 쪼이면 대부분의 빛은 그대로 반사되지만, 극히 일부는 분자의 진동 에너지와 상호작용하면서 파장이 미세하게 변해 되돌아오는데 포도당을 포함 각 분자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라만 피크의 위치와 형태를 분석하면 혈당 농도 추정이 가능하다.
밴드-패스 라만 분광(Band-pass Raman Spectroscopy, BRS) 기반으로 개발된 소형 시스템은 830.35 nm 레이저 다이오드가 사용됐으며, 팬텀 실험에서는 91.5 mW, 인체시험에서는 110 mW의 출력으로 조사됐다.
3개의 밴드는 회전식 밴드패스 필터를 통해 순차적으로 측정됐고, 각 밴드당 약 10초, 필터 교체 대기 3초를 포함해 총 측정 시간은 약 36초였다. 신호는 APD와 PD를 통해 수집되어 100 kHz 샘플링 속도로 처리됐다.
인체 예비시험은 27세 건강한 남성(피부타입 II)을 대상으로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에게 75g 경구 당부하를 두 차례 시행했으며, BRS 측정은 전완부에서 5분 간격으로 수행됐다.
동시에 반대쪽 팔에는 Dexcom G7과 Libre 3를 착용해 간질액 포도당 값을 수집했고, 10분 간격 손끝 채혈을 기준 값으로 사용했다.
분석 결과 BRS는 인체시험에서 상용 CGM에 준하는 정확도를 보였다.
BRS 기반 예측값의 평균 상대 오차(MARD)는 11.69%로 계산됐으며, 이는 Dexcom G7(11.45%) 및 Libre 3(12.31%)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고, 치료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오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비침습 혈당 모니터링 기술의 현실 적용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 아폴론 홍아람 대표는 "최근 매사추세츠 주정부 산하 디지털 헬스 샌드박스 프로그램에 선정돼 MIT 임상센터 내 임상 비용을 전액 지원받게 됐다"며 "라만 기반 비침습 CGM 기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규제·임상 전략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성과는 단순한 보조금 확보를 넘어, 비침습 CGM이라는 차세대 당뇨 관리 기술의 국가적·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된 사례"라며 "비침습 CGM 기술은 기존 침습식 기술이 지배하는 글로벌 시장에 파괴적 혁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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