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의 솔루션이 진단 보조 역할인 눈에서 판독 초안을 작성하는 입과 손으로의 변곡점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인공지능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병원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며 고객을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과연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미국 영상의학 네트워크인 사이먼메드 이미징과 협력해 파운데이션 모델 서비스(FMS) 구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루닛의 역할이 기존의 병변 탐지에서 판독문 작성 지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기존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이 병변을 찾아내는 '눈'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FMS는 영상 판독 초안을 작성하는 '입'과 '손'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고충 중 하나인 판독문 작성 시간과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 루닛의 솔루션이 임상 현장의 워크플로우 개선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기관별 최적화' 전략 또한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FMS는 사이먼메드의 자체 데이터와 판독 스타일을 학습시켜 모델을 미세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병원 특유의 스타일이 반영된 모델 구축에 나선 셈이다. 이 경우 의료진이 여기 익숙해지면 타사 솔루션으로 교체가 어려워지는 '락인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향후 제품의 가격 결정력을 높이는 주요 기제로 작용할 뿐 아니라,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장기 구독 매출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루닛은 올 하반기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FMS 도입은 기존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의료 AI가 특정 질환을 탐지하는 '애플리케이션' 성격이었다면, FMS는 범용적인 의료 지식을 학습한 기반 기술이라는 것. 또 루닛은 관련 솔루션을 현 흉부 엑스레이에서 내년 유방암 분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루닛 관계자는 "그동안 정해진 문제를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왔다면 FMS는 의료기관이 특정 목적에 맞게 미세 조정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하반기부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 입장에선 단방향으로 제공받던 솔루션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환경에 특화된 모델을 사용할 수 있게 돼 효용성이 높다"며 "내년에는 적용 분야를 확장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회사의 중요한 사업 축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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