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이 조용히 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JAK 억제제 간 스위칭 처방이 공식 허용되고 급여까지 인정되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전략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행 9개월, 전문가들은 여전히 제약과 한계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며 추가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
여러 JAK 억제제가 있으며 각 약제별 효과·안전성에 차이가 있고, 개별 환자마다 반응성이 달라 써보지 않고는 상대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
효과가 부족하다고 스위칭을 한 경우 스위칭 약물이 더 효과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급여 기준 상 이전 약제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 민홍기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JAK 억제제는 주사제와 동등한 효과를 내면서도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 환자 만족도가 높다"며 "특히 고령 환자나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큰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스위칭 허용의 의미는 더 크다. 그는 "JAK 억제제마다 개별 JAK 효소에 대한 억제력이 달라 효과와 부작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한 약제에서 불충분한 효과를 보더라도 다른 JAK 억제제로 교체하면 호전되는 환자들이 있어 결국 치료 옵션이 확장됐다는 게 가장 큰 개선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JAK 억제제 동일 계열 내 교체가 불가능해 효과가 없으면 곧바로 다른 기전의 생물학적제제 약제를 써야 했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한 단계 더 늘어난 셈이다.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개선점은 남아 있다. 대표적인 부분으로는 최소 6개월 사용 및 실패한 약제로의 회귀 불가 규정이 꼽힌다.
민 교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도 6개월은 유지해야 다른 약으로 바꿀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도, 의사 입장에서도 답답하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더 일찍 치료 실패가 예측되더라도 바꾸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한번 실패한 약제는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된 점도 걸림돌. 그는 "한번 사용한 약제는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이 교체한 약의 효과가 더 떨어질 때 이전 약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유연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JAK 억제제가 경구제라는 특성상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지속률을 개선한다고 평가하지만, 실제론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민 교수는 "경구제 사용이 순응도를 대개는 올려주지만 안 그런 환자들도 있다"며 "그런 까닭에 효과가 없을 경우 오히려 가장 먼저 복약순응도를 점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복약 내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효과 불충분을 사유로 다른 약제로 스위칭 했을 경우 원 약제로의 회귀가 어려울 수 있고,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약물 선택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이어졌다. JAK 억제제의 심혈관 질환·암 위험 논란이 제기된 이후 이러한 부작용 발생에 대해 충분히 검토 후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는 "JAK 억제제 약제 간 효과와 안전성 비교는 아직 이른 감이 있고 의료진 개인의 판단에 머무른다는 한계가 있다"며 "약제간 비교 임상 RCT가 나와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고 현재까진 개별 환자에 처방을 해 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민 교수는 "예전에는 치료제 선택지가 적어 관절 변형이나 삶의 질 저하를 피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다만 여러 약제에 실패하는 소수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 진료에서 발생하는 최소 사용기간 문제, 재사용 제한 등도 개선된다면 환자 치료 환경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스위칭 허용 후 치료 옵션이 넓어진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좀 더 환자 중심의 유연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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