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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널 등장에 강연자 쩔쩔 "송곳질문에 신경전까지"

발행날짜: 2025-05-09 12:04:00 업데이트: 2025-05-09 12:04:21

[현장]38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AI 대전환 주제 선정
AI 패널, 강연 총평부터 연자별 질문까지 1인 다역 호평

9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8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는 인공지능 대전환(AI Transformation)을 주제로 내걸고 임상 영역에서의 AI 활용 가능성을 모색했다.

"망막 영상 기반 위험 예측 모델의 경우, 심혈관/신장질환 진단에서 기존 검사와의 비교 시 의사결정 권한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현재 어떤 방식으로 의사들이 AI 출력을 임상결정에 반영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AI 패널

세션 말미, 연자들의 발표가 끝나자 AI 패널이 등장해 화면에 질문을 띄우고 남성의 음성으로 질의 내용을 또박 또박 읽어내려갔다.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 중 언급되지 않은 임상결정에 AI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좌장이 마이크를 들고 설명했다. "AI가 강연 내용을 듣고 요약한 뒤, 발표자에게 질문한 내용입니다." 현장 좌중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9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8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는 인공지능의 임상 적용 및 활용의 미래를 볼 수 있는 학술대회였다. 주제를 'AX and Diabetes – Bridging the Gap'으로 내걸고 인공지능이 당뇨병 치료 현장과 미래 의료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핵심 기술임을 강조했다.

AX란 인공지능 대전환(AI Transformation)을 뜻하는 단어. 이번 학술대회는 그야말로 '인공지능 대잔치'였다. 단순히 AI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진단하고 예측하며 심지어 발표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전례 없는 광경이 펼쳐지며 호평을 받았다.

AI 관련 세션은 6개. 강연은 18개가 준비돼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라는 게 학회 측의 판단.

올해 새로 도입한 AI 패널의 세션 총평 및 소감. 연자별 질문을 던지는 것은 물론 테이크홈 메세지를 정리해주는 등 1인 다역을 했다는 평이다.

김신곤 학술이사(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류 문명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며 "작년에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뉴럴 네트워크 연구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데 이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공로로 노벨 화학상까지 수상하는 등 시 기술의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예방 등 보건의료 영역에서도 AI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명사적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염재호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을 특별 기조강연자로 모시고, AI 대전환의 방향과 보건의료 분야의 대응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했다.

가장 밀도 높은 논의가 오간 건 단연 'AI 기반 당뇨병 합병증 예측 및 진단' 세션이었다. "AI가 당뇨병 환자의 미래를 읽는다"는 부제가 붙은 이 자리에서는 실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AI 예측 모델들이 줄줄이 소개됐다.

망막 영상 하나로 심혈관 질환과 만성 신장질환(CKD)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술, ECG에 AI를 덧붙여 숨겨진 심혈관 정보를 도출해내는 알고리즘, 당뇨병 발의 병변을 자동으로 구분해내는 최신 세분화 모델까지 그야말로 진단부터 예측, 병변 파악까지 AI가 의사를 보조하는 미래 비전을 보여줬다.

참석자들의 이목을 끈 건 실제 AI가 강연을 듣고 요약한 뒤, 발표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AI 패널'의 등장 세션이었다.

실제 발표자가 강연을 마치면 사전 훈련된 AI가 발표 내용을 요약한 뒤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표자 입장에서는 AI가 어떤 질문을 던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긴장감을 더했다.

AI 망막검사로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을 발표한 싱가포르 Duke-NUS 의과대학 임형택 교수는 AI 패널 질문에 대해 "너무 날카로워서 대답을 준비했는데도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고 진땀을 흘렸다.

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AI 세션만 6개, 총 18개의 강연이 마련돼 양적, 질적으로 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AI와 강연자의 팽팽한 신경전도 펼쳐졌다.

김헌성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AI 만능론을 경계하는 입장. 데이터의 오염이나 편견이 진단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아직까지는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주장은 성급하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사람의 눈으로는 거의 자각할 수 없는 수준의 사진의 미세한 노이즈가 AI의 진단에는 거대한 교란신호가 될 수 있다"며 "픽셀 단위 노이즈가 몇개 있고, 없고에 따라서 진단 정확도가 100%에서 0%까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AI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의 발표 직후 여성 음성의 AI 패널이 질문을 던졌다. "ML 기반 예측모델은 행동 개입을 유도한다고 했는데 실제 임상에서 이 예측 정보가 구체적 행동 변화로 이어지려면 어떤 인터페이스 설계나 설명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이에 김 교수는 "AI가 발표 자료를 기반으로 질문을 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반어법을 많이 썼다"며 "인공지능의 한계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런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행동 개입을 유도한다고 이해하고 질문을 했는데 사실은 이 부분은 반어법"이라며 "여러분은 사람에 의해 농락 당하는 AI의 수준을 보고 있고, AI의 임상적 적용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발언해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강연이 끝난 후 AI 패널은 다음과 같은 각 연자에 대한 총평도 남겼다.

"김헌성 교수는 머신러닝 기반 위험 예측 모델을 통해 기존 리스크 점수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인의 다양한 건강정보를 통합한 예측 정확도 향상 가능성을 강조했다. 행동 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설계적 측면도 함께 제시했고, 김세중 교수는 Transformer 기반 시계열 모델로 당뇨병신장병(DKD)의 조기 예측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전자의무기록, 검사 결과, 약물 정보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고, 약물 전략(SGLT2i 등)의 개입 타이밍을 설계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임형택 대표는 실제 제품화에 이른 'Dr. Noon' 시리즈(Reti-CVD, Reti-CKD)를 통해 망막 사진을 통한 심혈관·신장질환 위험 예측이 가능한 구조를 소개했다. CAC 스코어, eGFR보다 높은 성능을 입증한 국내외다기관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의료기기로서의 상용화, 보험 등재, 임상 프로토콜 통합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 강연은 서로 다른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AI는 예측의 도구를 넘어, 임상의의 결정과 설계에 동참하는 시대를 보여줬다."

실시간으로 제공된 AI 통역 서비스. 참석자의 개인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 번역 텍스트 및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학술대회는 단순히 이벤트성 AI 활용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연구와 임상 전반에 AI가 깊숙이 접목된 사례들이 세션 전반에 걸쳐 소개했고, AI 실시간 통역 서비스도 제공했다.

더불어 AI 기술이 혈당 모니터링, 식단관리, 신체 활동 전반으로 확장되며, 당뇨병 관리의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의료진과 당뇨인이 함께 참여한 '환자입장에서 바라보는 인공지능과 당뇨병 관리' 세션에서는 ▲CGM 사용과 환자 교육의 실제 경험 ▲당뇨인이 자주 사용하는 건강 앱의 유용성 비교 ▲식사 방식은 다르지만 건강한 선택을 유도하는 AI 기반 솔루션까지, 환자 중심의 AI 적용 사례가 공유됐다.

'AI가 당뇨병 합병증 관리를 발전시키는 방법' 세션에서는 ▲심혈관 CT 영상 분석 ▲AI 강화 심전도를 통한 심혈관 질환 조기 탐지 ▲AI 기반 당뇨병 발 진단 및 병변 분할 기술 ▲유전체 기반 정밀 분석 등 AI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단의 정밀도와 예측력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 연구 A부터 Z까지' 세션에는 신진 연구자들의 발길이 쇄도했다.

정부 연구비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AI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연구로 바꾸는 법, ChatGPT를 활용한 논문 초안 작성 팁 등 실용적인 팁이 쏟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전임의는 "실제 논문 작성이나 연구 아이디어도 AI를 통해 얻고 있다"며 "결국 AI를 잘 쓰는 사람이 연구도 잘하게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유순집 교수(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의료에서 AI 활용이라는 그 방향성은 맞는 것 같다"며 "AI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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