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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묶음 수가제 반대하는 의료계…"의료 질 저하 유발"

발행날짜: 2022-08-22 11:56:11

"포괄수가제 실패한 해외 선진국들…추가수가 도입 중"
"경상의료비비율 미국 절반 안 되는데…통제는 미국처럼?"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과소진료 및 의료의 질 저하 유발 등의 부작용을 이유로 감사원의 묶음 수가제 도입 제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국민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되고 있어 의료기관에서 과도한 의료 행위를 청구하는 것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묶음 수가제를 확대해 의료비 증가를 제한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의료계가 감사원의 묶음 수가제 도입 주장을 반대하고 나섰다.

병의협은 감사원이 제안한 묶음 수가제가 미국 메디케어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체지불제의 한 형태라고 짚었다. 대체지불제는 포괄수가제, 묶음수가제, 에피소드 기반 지불제, 가치기반 지불제, 인구기반 지불제, 총액계약제 등 형태가 다양하다.

병의협은 이중 가치기반 지불제(VBP)를 짚으며 평가 기준·항목이 적절성·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자칫 편향적이고 주관적인 평가가 나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 결과를 중시하는 지불제도로 가치 있는 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엔 인센티브를, 그렇지 않은 의료기관에는 디스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이 같은 방식이 표면적으론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평가에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과소진료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병의협의 지적이다.

묶음 지불제처럼 총액이 정해진 형태의 지불제 역시 필연적으로 과소진료 및 의료의 질 저하가 유발된다고 우려했다.

묶음 지불제는 모든 의료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에피소드 기반 지불제와 특정 지역 의료기관들을 하나의 진료조직으로 묶는 미국 책임진료기구(ACO) 같은 형태가 있다. 이중 미국 ACO의 경우 총액을 남긴 조직은 인센티브를 ,넘긴 조직은 총액을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문제로 현재 대다수 해외 선진국들이 의료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의사의 의료 행위에 따라서 수가를 추가 지급할 수 있는 변형된 형태의 포괄수가 체계를 적용하는 추세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20년 발표한 '미국 대체지불제도의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도 예시로 들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에 대한 지불방식의 문제는 행위별 수가제 구조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성과 보고와 관련된 의료제공자의 행정적 부담을 증가시키지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는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높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의료제공자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중환자나 위험한 환자를 기피할 우려도 있다.

비용에 대한 평가가 극대화된 형태기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절감한다면, 더 적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더 많은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반면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보상 정도가 충분한지는 불분명하다.

결국 환자를 적게 보면서 비용 절감에만 신경 쓰고 위험한 환자를 피하면 의료제공자에 더 유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질 저하를 피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인두제 같은 묶음 지불제 역시 특정 의료서비스에 대한 추가적인 지불이 이뤄지지 않아 부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중환자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환자를 기피하고 환자가 자신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문제를 유발한다는 것.

병의협은 국내에서 언급되는 대체지불제가 미국에서 행위별 수가제를 대체하기 위해 고려되고 있는 지불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수가 수준이나 의료 체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미국을 따라가는 방식의 개편은 필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실제 미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 지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2년 OECD 보건의료통계에서 GDP 대비 평균 경상의료비는 9.7%였다. 여기서 미국의 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18.8%로 최고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8.4%다.

병의협은 우리나라 저수가 체계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로 높은 의료 이용량과 행위량을 꼽았다. 대한민국의 평균 외래 진료 일수는 OECD 국가 중 1위이고, 입원 치료 기간은 일본 다음으로 길다.

병의협은 "저수가 정상화 없이 의료 이용량과 행위량을 통제해 의료비를 강제로 줄여버리면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이 심화해 폐업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며 "더욱이 정부는 법률에 규정된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금액을 30조 가까이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병의협은 "의료비 증가를 적절히 통제하면서 의료의 질 저하를 방지할 수 있는 지불제도의 설계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국가별로 다른 수가 수준과 의료시스템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외국 제도를 섣불리 도입하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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