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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외면한 젊은의사들 왜? 고강도 수련·순혈주의 '작용'

발행날짜: 2022-01-26 12:56:07 업데이트: 2022-01-26 14:57:13

신촌·강남 인턴 9명 미달 사태…경영진 "인턴 증원 등 일시적 현상"
NMC 등 공공병원 과열 주목…"수련 편한 병원, 인턴 1년 쉬어가기"

세브란스병원의 인턴 대량 미달 사태가 의료계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병원계 최강자를 자임해 온 세브란스병원에 등을 돌린 젊은 의사들의 선택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5일 마감된 주요 수련병원 36곳의 '2022년도 전기 인턴 모집' 결과를 자체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브란스병원의 정원 미충족이다.

세브란스병원의 인턴 대량 미달 사태가 의료계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왼쪽부터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남 세브란스병원 전경.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155명 정원에 148명 지원에 그쳐 7명이 미달됐으며, 강남 세브란스병원은 35명 정원에 33명이 지원해 2명 미달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남 세브란스병원을 합쳐 총 9명의 인턴 정원을 못 채운 것이다.

이와 달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32명 정원에 271명 지원, 서울대병원은 180명 정원에 188명 지원, 삼성서울병원은 125명 정원에 144명 지원 등 유수병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33명 정원에 132명 지원으로 1명 미달됐으나 눈치 싸움의 일환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세브란스 고강도 전공의 수련…근무시간 대비 급여는 낮아

빅5 병원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의 대규모 인턴 미달은 세브란스병원 경영진은 물론 의료계 모두 초유의 사태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세브란스병원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강도 높은 인턴 수련과정을 꼽았다.

인턴 수련은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진료과 중심으로 1년 동안 순환 교육하는 시스템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인턴과 레지던트 등 엄격한 전공의 수련교육 시스템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공의협의회가 지난 13일 의사 전용 온라인 플랫폼 '메디스태프'를 통해 발표한 '2021년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일주일 평균 81.0 근무시간으로 빅5 병원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공의협의회 수련병원 조사에서 세브란스병원이 빅5 병원 중 가장 긴 전공의 근무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중대형병원 평균 80.7 근무시간과 대형병원 평균 78.2 근무시간, 중소병원 병원 평균 79.3 근무시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익명을 요구한 연세의대 본과 학생 "의대생 사이에서 세브란스병원에 대한 소문이 나쁘게 났다. 빡센(?) 세브란스병원보다 서울아산과 삼성서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MZ 세대는 병원 간판보다 삶의 질을 따진다. 수련기간 중 취미활동과 행복한 생황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강도 수련만큼 전공의 급여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2021년도 평균 월 급여는 375만원으로 삼성서울병원 410만원, 서울아산병원 383만원, 서울대병원 381만원에 비해 적다.

젊은 의사들 입장에서 일주일 평균 81시간 근무하면서 경쟁 대학병원보다 낮은 급여는 수련병원 선택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연세의대 순혈 카르텔…타교 출신 인기과 지원 불가 '불문율'

세브란스병원 미달 사태의 또 다른 시각은 순혈주의 카르텔.

전공의 선발에서 연세의대 본교 출신 비율이 압도적이고 타교 출신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입소문이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전공의협의회 전 임원은 "세브란스병원이 미달 날 만큼 수련환경이 안 좋은 것은 아닌데 소문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본교 출신 비율이 높고 타교 출신을 낮게, 쉽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타교 출신 비율을 30%로 높여 카르텔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과도한 순혈주의가 인턴 미달 사태에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수도권 대학병원 전임의는 "순혈주의가 심한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무리 열심히 인턴을 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인기과를 갈 수 없다는 풍조가 있다"면서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공의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타교 출신이면 재활의학과 등 인기과 선발이 쉽지 않다는 소문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경영진 생각은 다르다.

전년도 비해 인턴 정원이 8명 늘어났고, 본교 출신 지원자가 예년 대비 13명 정도 줄어들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고홍 기획관리실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인턴 미달 사태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 수련교육 시스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여 진다. 전년도 비해 늘어난 인턴 정원 증원과 연세의대 출신 지원자가 줄어든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대 본과 학생은 "본교 출신들이 창업 등 다른 길을 선택하면서 인턴을 지원하지 않은 영향이 일부분 반영됐다. 빅5 병원을 무조건 선호하는 과거와 다르다"며 진료에 국한되지 않은 젊은 세대의 경향을 전했다.

의료계는 세브란스병원 미달 사태를 통해 젊은 의사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인턴 미달 사태가 일시적 현상이길 기원한다. 수련이 힘들다고 편한 병원을 찾은 상황이 젊은 의사들의 전체 기조라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의정 갈등인 의대 정원 증원 문제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MC·중앙보훈, 공공병원 과열 경쟁…코로나 전담 수련 강도 ‘약해’

이번 인턴 모집 결과의 또 다른 이슈는 공공병원의 약진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인턴 28명 정원에 65명이 지원했고, 중앙보훈병원은 27명 정원에 46명 지원하는 등 과열 양성을 보였다.

이들 공공병원은 그동안 인턴 경쟁에서 간신히 정원을 채우는 수준에 그쳐왔다.

코로나 전담병원인 NMC 등 서울지역 공공병원 인턴 모집이 과열 경쟁을 보여 해당 병원도 놀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해당 병원도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중앙보훈병원 유근영 병원장은 "매년 인턴 정원은 간신히 채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과열 경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의아하다"며 "코로나 전담병원이나 보훈병원 특성상 일부 진료과 외래를 지속하고 있어 필수과 인턴 수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생각은 명료했다.

서울 지역 의대 본과 학생은 "코로나 전담병원은 진료보다 방역에 집중하고 있어 인턴 1년을 쉬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 모두 전담병원으로 강도 높은 진료과 순환 수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본과 학생은 "서울 지역 공공병원으로 출신 학교에 대한 편향이 없다는 점이 공공병원 선호에 작용한 것 같다"며 "의대생 상당수가 가정이 넉넉한 편이라 전공의 인건비보다 인턴 수련이 편한 곳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 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경향을 대표하는 인턴 모집 결과가 전국 수련병원들의 수련환경 변화에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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