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반환 소식이 제약업계에 충격을 줬지만 오히려 이는 충분히 예견 가능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세대 폐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던 해외 제약사의 사례에서도 이미 비슷한 신호가 나오고 있었던 만큼, 한미약품발 충격은 사실상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변화된 제약바이오 섹터의 주가 패러다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은 내성표적항암신약'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선 연구원은 "한미약품 두 건의 기술계약 해지로 신화가 무너졌다"며 "신약개발 관련 회사는 호재를 공시해도 전혀 시장에서 반응하지 않는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5년 4건의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체결로 최고 83만원원까지 올랐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현재 29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대박이라 믿었던 신약개발이라는 환상에 지불한 대가치고는 매우 컸던 만큼 냉정하게 신약개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올무티닙의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클로비스사의 로시레티닙의 임상 결과와 허가 및 승인사항을 올무티닙과 비교했다면 베링거잉겔하임으로부터 기술이 반환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게 선민정 연구원의 판단.
선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단지 한미약품이 개발한 물질을 글로벌 제약사가 7억 3000만달러의 규모로 기술이전 했다는 사실만 믿고 기술이전 된 이후의 상황변화에 대해 너무 무심했다"며 "기술 수출과 기술 반환된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올무티닙의 경쟁 물질들의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로비스사의 주가 차트 사례에서 보듯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신속승인은 클로비스사의 주가에 치명타를 안겼다"며 "하루만에 무려 70%에 가까운 폭락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클로비스사가 개발 중인 로시레티닙 자체 문제보다도 경쟁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결과에 더 민감하게 움직였다"며 "그에 비해 타그리소 신속승인이 발표된 이후(2015년 11월 13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변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11월 5일과 6일 각각 사노피와 얀센과의 초대형 기술이전 소식으로 시장은 온통 한미약품에 우호적인 시기였음을 감안한다 해도 클로비스사의 주가가 70% 가까이 빠진 것에 두고 국내 투자자들은 그 의미를 몰랐다는 것.
선 연구원은 "그 뒤 클로비스사도 아스트라제네카와 마찬가지로 신속승인 심사를 요청하지만 2016년 4월 미 FDA 항암제 자문단은 12:1의 결과로 신속승인은 거절됐다"며 "임상결과를 보면 클로비스의 로시레티닙의 반응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치명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심혈관계 부작용 등이 발생해 결국 클로비스사는 2016년 5월 로시레티닙의 임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며 "반면 2016년 7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대규모 임상 3상 중간결과는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베링거잉겔하임은 시장에서 Best in class를 노리고 한미약품의 올무티닙을 가져갔으나, 결국 아스트라제네카보다 임상학적으로도 월등히 우수한 점이 없고, 임상 진행현황과 규모도 크게 차이나면서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했다"며 "베링거잉겔하임의 입장에서는 올무티닙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링거잉겔하임과의 기술계약 파기가 큰 충격을 가져온 이유는 올무티닙을 둘러싼 경쟁자들의 개발 물질들의 역학관계에 대해 알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며 "신약개발의 부정적인 부분을 간과하지 않고, 클로비스사의 주가변화를 분석했다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연착륙 했었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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