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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의원 환자 고백 "C형간염 숨기고 수액 맞은 환자 있어"

발행날짜: 2015-11-30 05:15:49

"비만치료 명의 원장 2012년부터 변해, C형간염 확산은 무지의 결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다나의원 단골환자 정 모씨.
"비만 치료하실 거예요, 영양제 맞으실 거예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접수 데스크에 있던 간호조무사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환자는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하고 14개의 침대가 모여 있는 수액실로 들어간다. 침대에 눕기 전 환자는 수액실 입구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현재 자신의 혈압과 체중, 치료받고 싶은 부위를 적어야 한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만큼 예약 환자가 모두 침대에 누워 있어야 간호조무사와 다나의원 김 모 원장이 들어온다.

수액은 노란 수액줄로 둘둘 말려있다. 김 원장은 걸음 보조기에 몸을 의존해 힘겹게 걸으며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수액주사를 놓는다. 그리고 수액실 불이 꺼지면, 환자들은 수다를 떨거나 잠에 빠진다. 수액 비용은 최저 5만원부터다.

C형간염 집단 발생 사태를 불러일으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수액주사 모습이다.

10여년 전 다나의원 김 원장과 인연을 맺은 후 꾸준히 이용해 오던 정 모 씨(36)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정 씨는 지난 7월 C형간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정 씨를 만나 다나의원 사태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비만치료 명의라고 소문났던 김 원장 "2012년 이후 달라졌다"

정 씨가 다나의원 김 원장을 알게 된 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원장은 지역 내에서 비만 치료의 명의라고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다나의원이 아니었지만 김 원장은 이미 비만치료 명의라고 지역에서는 알음알음 소문이 났었다. 어머니가 김 원장에게 수액 치료를 받고 20여kg이 빠지는 걸 봤다. 결혼을 약 4개월 앞두고 2006년 여름 살을 빼러 갔다."

정 씨는 운동까지 병행한 덕에 약 25kg을 감량했다. 어머니에 이어 정 씨까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자 정 씨의 아버지와 정 씨의 지인도 다나의원을 찾았다.

"2012년 원장이 진료를 못한다는 문자가 왔었다. 그게 언론에서 말하는 교통사고인 것 같다. 그것도 전 빙판길에서 넘어졌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몇 개월 있다가 진료를 재개한다는 문자가 다시 오더라. 예약제가 더 철저하게 운영됐다."

정 씨에 따르면 다나의원은 수요일과 금요일은 휴진하고 4일만 문을 열었다. 오전 반과 오후 반으로 나눠 예약제로 운영됐다.

환자가 베드에 모두 누워 있으면 원장이 수액주사를 놓은 후 시간 간격을 두고 2~3번 또 다른 수액을 사이드 주사기로 넣었다. 비만치료를 받는 환자는 수액주사 외에도 일명 '배 주사'를 놓고 저주파 치료를 했다.

정 씨에 따르면 2012년을 기점으로 김 원장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걸음걸이부터 달라졌다. 걸음 보조기에 의존해 걸으며 수액 주사를 놓았고, 말도 어눌해졌으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아내와 아들의 부축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였다.

2012년 이전만 해도 김 원장이 직접 주삿바늘을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이후로는 주삿바늘을 일일이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도 했다.

"수액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점심시간에 다 같이 밥을 먹는가 하면 병원 시설도 낙후했다. 그럼에도 효과가 좋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니까 안 갈 수가 없더라. 화장실에 갔다 올 때마다 0.5kg씩 빠져 있었고, 의원문을 나설 때면 몸이 너무 가볍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정 씨는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불어난 살을 빼기 위해 2010년에 김 원장을 다시 찾았고, 애 때문에 수액을 못 맞는 날에는 약 처방만 받기도 했다. 지난해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갔으며 올해 들어서는 5월에 딱 한 번 갔다.

그렇게 수년 동안 다나의원을 찾다 보니 정 씨는 간호조무사, 원장 아내와도 친해졌다.

"원장 아내를 비롯해 원장의 가족들은 매일같이 다른 환자들과 함께 수액 주사를 맞았다.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아이와 함께 처방만 받으러 올 때면 원장 아내가 아이에게 용돈을 쥐어주기도 했다. 간호조무사는 나이도 동갑이라서 친구가 됐다.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했다고 알려준 사람도 바로 간호조무사였다."

그런데 정 씨는 김 원장의 아내가 수액 주사를 직접 투여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은 없다고 했다. 환자에게 증상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처방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적은 있어도 수액 주사를 하는 경우는 적어도 정 씨가 의원을 찾았을 때는 보지 못했다는 것.

환자 정 씨가 다나의원에서 처방받은 다이어트약
정 씨는 C형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지난 7월 담낭에 결석이 생겨 쓰러지면서 알게 됐다. 담낭에 결석이 7~8개가 생겼고, 간 수치가 584에 달했다. 결석 제거술이 필요하다던 의사는 정 씨에게 "다이어트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기까지 했지만 정 씨는 다나의원 때문에 C형간염이 생긴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상함을 느낀 건 친한 언니, 어머니, 그리고 다나의원의 친하게 지내던 간호조무사까지 C형간염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다.

"C형간염 확산은 무지의 결과…환자들, 숨기고 수액치료받았다"

정 씨는 C형간염 확산이 무지의 결과라고 했다.

정 씨도 이미 지난 7월 C형간염을 확인했지만 뉴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나의원이 원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하지만 아이가 있다 보니 C형간염 전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이후로는 다나의원을 찾지 않았다.

그런데 C형간염임을 알고도 말을 하지 않고 다나의원에서 수액치료를 받는 환자가 있다고 정 씨는 전했다. 주사기까지 재사용했다면 C형간염이 확산되기에는 충분한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같이 수액주사를 맞으러 다니던 지인도 5월에 C형간염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에도 다나의원에서 수액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접수 데스크에는 본인이 C형간염인지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장 부인도 C형간염에 걸려놓고는 수액치료를 계속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C형간염 잠복기를 고려해 올해 12월과 내년 3월쯤 다시 검사를 해봐야 한다."

C형간염 환자의 서러움 "수술용 장갑 끼고 음식한다"

처음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을 때 정 씨는 집에 오자마자 9살난 아들과 약속했다. 엄마가 먹던 것을 절대 먹지 않기로. 혈액 전염이라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먹다가 내려둔 치킨을 아들이 집어 들고 먹더라. 침으로 C형간염이 옮겨지는 게 아님을 알면서도 아들의 뺨을 세게 때렸다. 아들에게 침이 튀는 것도 싫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음식을 할 때도 수술 장갑을 끼고 한다. 엄청난 스트레스다."

다나의원 사태가 확산되면서 쏟아지는 기사들에 달리는 악성 댓글에 정 씨는 적잖이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C형간염 환자임을 숨기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나를 괴물로 볼까봐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환자 당사자조차도 심각성을 모르고 병원에 간다. C형 간염은 침으로 옮기는 게 아니다."

다나의원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C형간염 치료를 시작한 정 씨는 앞으로 내야 할 치료비가 부담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검사 및 진료비를 부담하고 다나의원에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환자 자비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 씨는 지난 8월부터 인터페론 주사와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한 번에 20여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치료 약 한 달 만에 정 씨는 C형간염 검사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예정된 48주 치료를 다 받기로 했다.

"검사비 약 9만원까지 더하면 한 달에 약 11만원씩 나가고 있다. 48주 치료를 다 받았을 때는 대학병원 치료 기준 최소 570여만원이 들어간다. 효과가 더 좋다는 비급여 약을 쓰려면 그 비용이 더 비싸진다고 들었다. 정부 차원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C형간염에 대해 알아보면서 정 씨는 "건강 검진 시 혈액검사 결과를 알려줄 때 C형간염 여부 결과도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오래두면 병이 되는 병인만큼 조기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씨는 현재 피해 환자들을 모아 다나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젊은 환자들 중심으로 조만간 모여 소송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법률 자문을 받아봤는데 소송비가 만만치 않았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여러 명이 모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조용히 이번 일을 넘기고자 하는 다른 환자들도 설득하려고 한다."

"김 원장 대상 소송 준비하고 있지만 오랜 정 무서워"

그런데 정 씨가 당황스러운 부분은 다나의원 김 원장 부부에 대해 약해지는 마음이다. 그는 "오래 된 정이 무섭다"고 표현했다.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적어도 사과는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의료 행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력과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돈을 벌려고 했던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안쓰럽다. 그렇게 손을 떨어가면서까지 돈을 벌었어야 했나. 오래된 정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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