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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문화서 비롯된 제약사 복합제 열풍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병‧의원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접수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당장 이번 달 테넬리아엠(테네리글립틴+메트포르민)을 시작으로 내년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들이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의약품(제네릭) 출시가 예고돼 있다.또한 국내사를 중심으로는 추가 복합제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제품을 기반으로 복합제를 개발, 당뇨병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혈압‧고지혈증처럼 당뇨 시장이 제약사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여기고 있는 것.가령, LG화학은 DPP-4 억제제인 제미글로(제미글립틴)에 다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아에스티 역시 자체 개발 DPP-4 억제제인 슈가논(에보글립틴)에 다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대웅제약과 종근당에 한독도 유사하게 자사 기반 당뇨 3제 복합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눈앞에 제네릭 시장도 있지만 향후에는 복합제가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란 예측 속에서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임상현장에서도 이미 이 같은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고.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인 한 A대학병원 교수는 "결국 당뇨병 시장도 복합제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제약사 어드바이저 미팅을 하면서도 제품 별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결론은 영업력으로 제품 간 승부가 귀결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다만, 이 같은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열기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해묵은 과제이기도 한 당뇨 복합제 급여 논의다. 의학계에서 조차 당뇨 복합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면서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 병용 투여'도 당분간 정부 약제 급여 논의 계획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대로 갔다가는 개발 중인 당뇨 복합제들도 허가 후 비급여 시장에서 한 동안 머물러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은 고혈압‧고지혈증 시장에서 터득한 복합제 성공 가능성을 포기할리 없다.우리나라의 전통적 비빔밥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까. 고혈압‧고지혈증 시장에서 옮겨 붙은 복합제 열풍이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2022-10-06 05:30:00기자수첩

국정감사 단골 손님 올해도 찾아올까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국정감사 시즌이 다시 찾아왔다. 매년 수많은 지적과 비판이 이어지고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시기다.올해 보건의료 분야 국정감사는 역시 필수의료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대형병원에서 일어난 간호사 사망 사건이 사회적 논란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하나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 매년 국감때 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올해도 찾아올지 하는 부분이다. 의료산업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인 '간납사'다.사실 간납사 문제는 의료기기 산업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부분이다. 매년 의료기기산업협회나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등이 제시하는 정책 과제에 빠지지 않고 순위권에 오르는 숙원사업이기도 하다.그만큼 간납사 문제는 매년 국감장을 채우는 주요 소재로 꼽히고 있다. 이미 국감에 오른 것만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수많은 의원들이 문제를 지적했고 정부는 그때마다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하지만 제대로된 후속 조치는 아직까지 요원하다. 매번 태스크포스 등 범정부 조직이 구성되기는 하지만 공직의 특성상 그렇게 모였던 이들은 다시 뿔뿔히 흩어진다. 십수년째 진전이 없는 이유 중 하나다.그나마 올해는 조금 기대할 만 했다. 작년 국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대책 마련을 약속했고 이에 맞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정보원 등 유관 기관들이 모여 TF팀을 꾸리며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특히 복지부 등이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병원과 간납사 간의 특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마침내 실마리가 보이는 듯한 기대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대책을 약속했던 장관은 직에서 물러났고 새로운 장관은 언제 올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공직의 특성상 장관이 임명된 후 조직을 재편하는데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에서 또 다시 실마리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문제는 올해 국감에서는 대책을 약속할 주체도 없다는 점이다. 장관 자리가 공석이니 책임을 물을 주체도 나아가 앞으로 이를 끌어갈 주체도 없다.정부의 움직임에 긴장하던 간납사들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특히 특수관계를 정리하던 의료기관들도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오죽하면 새롭게 간납사를 차리는 곳도 나올 정도다.아마 올해 국감에서도 분명히 간납사가 화두에 오를 듯 하다. 매년 찾아오던 단골 손님을 의원들이 외면할 이유도 없다.하지만 '그나마' 기대하던 기업들은 이미 지쳐있는 모습이다. 전수 조사까지 마치고도 진전이 없는 말 뿐인 간납사 대책에 이들은 점점 더 힘이 빠져가고 있다.범죄의 완성은 피해자가 잊혀질때라고 했다. 그나마 기업들이 매년 국감장에서라도 이슈가 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 이유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때 1%의 희망도 없어지기 때문이다.올해는 또 어떤 방식으로 단골 손님이 국감장에 나타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부디 이번에는 조금 더 수면 위에 오래 머물렀으면 한다. 십수년간 이어진 단골 손님이 그나마 아예 잊혀진다면 너무 서운하지 않겠는가. 
2022-10-04 05:00:00기자수첩

중증진료 시범사업 백지화가 정답이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14개 대학병원이 고민에 빠졌다.보건복지부의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억지로 끌려가는 분위기다.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안건 보고 출발부터 잡음이 거셌다.외래환자 축소에 따른 손실 보상을 담보했지만 병원들 반응은 차가웠다.매년 5%씩 3년간 최소 15%의 외래환자를 감축해야 보상받는 구조부터 어느 진료과, 어떤 질환군 환자를 줄인 것인가, 대상 환자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많은 문제점을 잉태한 사업이다.여기에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3 병원이 시범사업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허탈감은 더욱 커졌다.이들 병원의 불참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대학병원 외래 축소와 중증질환 강화라는 방향성에 이견이 없다.문제는 앞서 언급한 외래 환자 축소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과 시범사업의 지속성이다.복지부는 내년도 시행을 위해 14개 병원별 간담회와 향후 시범사업 계약을 심평원에 떠넘긴 모양새이다.일일 외래 환자 수가 최소 7천명 이상인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축소에 따른 연간 손실보상액은 병원 당 수 백 억원에 달한다.재정을 감안해 시범사업을 14개 병원 중 5개 병원으로 축소해도 연간 수 천 억원의 건강보험 지출이 불가피하다.복지부는 함구하고 있다.윤정부의 경제 활성화에 따른 보건복지 분야 긴축 재정 기조에서 여당과 기재부에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해답은 시범사업 백지화이다.복지부 입장을 감안할 때 백지화 용어가 불편하다면 재검토도 괜찮다.병원 의료진과 환자의 갈등을 부추기면서 정책 효과가 미지수인 곳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바보짓이다.대학병원 병원장은 "빅5 병원이 모두 신청했다고 해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공모에 참여했다. 뒤늦게 3개 병원이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황당했다"며 "복지부에 미운털이 박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의료전달체계 확립부터 하는 게 수순이다. 답도 없는 외래 축소와 손실보상은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는 실행방안을 제시한 후 개선된 방식으로 해도 늦지 않다.대통령실과 기재부 눈치를 살피기보다 사업을 접는 복지부의 과감한 용단을 기대한다.  
2022-09-30 05:30:00기자수첩

지지부진 콤보키트 도입…환자 선택권 줄이지 말아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계속되는 개원가 요구에도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검사하는 콤보키트 도입이 지지부진해 현장 불만이 커지고 있다.오는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섞인 트윈데믹이 예상되면서 개원가가 현장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환자가 폭증한 상황에서 두 번의 검사를 진행해야 해 업무 로딩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반면 정부는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개원가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코로나19와 독감 증상을 구분할 수 있고 관련 진료 역시 원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개원가에선 지금의 검사체계론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반발이 나온다. 정부가 PCR 검사만 급여로 인정해 독감 환자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독감은 48시간 이내에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비 지원이 PCR 검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더 저렴한 검사를 택하기 마련이다.치료제 투입이 시급한 고위험군 환자는 검사결과를 기다리다가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콤보키트 도입에 걸림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이 이미 완료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총 15개의 콤보키트가 허가돼 유통·판매되고 있으며 청구도 가능하다.하지만 보건복지부 의료급여 평가와 심사평가원 의료기술평가부 등재가 아직이어서 급여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개원가는 정부가 재정적인 문제로 콤보키트 도입을 망설이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코로나19 방역에 많은 예산이 소모돼 이번 정부는 이를 틀어막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실제 이번 정부는 자율방역 기조를 확실히 하며 다방면에서 관련 예산을 축소하고 있다.자율방역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엔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환자의 선택권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이다.개원가의 콤보키트 도입 요구가 타당함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수용하지 않는 것은 재정적인 문제로 사회안전망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더욱이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완화세가 있을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중론인 만큼, 보다 효율적인 검사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두 번씩 코를 찔려야 하는 환자의 불편이 생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09-28 05:30:00기자수첩

'따로 또 같이' 바이오기업의 협업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이 늘어나면서 기업 간 협업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했던 정부 중심의 연합체(컨소시엄)는 물론 비슷한 분야의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 간 협업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지난 21일에는 엑셀세라퓨틱스·오가노이드사이언스·입셀·툴젠은 최근 서울성모병원 옴니버스파크에서 '한국형 킴리아' 개발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발표하는 등 분야가 다른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뭉치기도 했다.각 회사별로 고유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여건 상 기업 간 협력이 필수불가결처럼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많은 바이오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에 대한 질문을 하면 10명 중 8명은 비슷한 기술의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들과의 교류와 협업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신기술을 표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정보공유와 공동연구개발이 상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기사에 실리는 인터뷰에서 '협업'을 또 강조하는 이유는 그러한 교류의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신약개발의 특성상 회사고유의 기술인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이뤄진 영향도 있어 보인다.눈을 돌려 IT분야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정보교류가 활발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빅데이터나 AI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코딩에 대한 내용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누구나 정보를 보고 활용하고 새로운 내용은 재공유하는 방식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물론 모든 기술이 공유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많은 바이오사 대표가 좋은 정보공유의 선례로 IT산업을 꼽는다는 점에서 바이오산업이 참조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꼭 기술이나 정보공개가 아니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한국형 킴리아 개발을 선언한 파트너십 계약을 두고 각 기업들은 "각자의 기술들을 잘 융합하고 힘을 합쳐, 국내 기술의 힘으로 킴리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을 통해 국내 바이오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다만 그 뒤에는 "형식적인 업무협약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도 존재했다. 바이오 기업의 소통과 협업을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무기로 생각하는 만큼 형식적인 논의를 뛰어넘어 좋은 성과로 연결되기를 기대해본다.
2022-09-26 05:00:00기자수첩

건보공단의 진료비 확인 오류 소통 방식이 아쉽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코로나19 비대면진료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을 위해 재택치료를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확인 안내문'을 발송했다. 진료비를 제대로 낸 것인지, 실제로 재택치료를 경험했는지 환자 스스로 확인해 보라는 의미다.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재택치료는 본인부담금이 발생하더라도 국비에서 지원이 되는 상황에서 본인부담금을 냈다고 오인하는 환자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진료비 확인 안내문 한 장이 부당청구 및 부도덕한 기관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대한의사협회도 해당 업무를 주관하는 의료기관지원실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진료비 확인 안내문 표기의 오류 등을 지적했다.해당 내용이 기사화되자 건보공단 담당 부서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달 초에 발생한 민원이고, 의협과 잘 이야기를 잘 끝냈는데 의료계와 신뢰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게 주 내용이다.통화 내용은 해당 민원을 인지하고 있었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어떻게 개선 조치를 취했다, 또는 취하겠다는 발전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환자와 의료기관 신뢰 손실 대한 대승적인 우려보다는 건보공단과 의료계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며 '남 탓'의 내용이었다.그렇다고 항의 공문을 보낸 의협에도 속 시원한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표기 오류 부분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진료비 확인 안내문 회수나 재배포 등 적극적 개선 약속보다는 앞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코로나19 관련 규제는 없도록 하겠다는 구두 약속도 했다고 한다.의협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주요 정책 및 현안에 대한 건보공단의 중요 카운터파트너다. 하지만 의협과의 대화가 전체 의료계와의 신뢰로 이어진다며 의협과 대화가 끝난 문제라고 표현하는 것은 전체 의료기관을 설득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소통 방식도 앞으로 발전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사 하나가 의료계와 신뢰에 손실이 갈 수도 있다며 기사 삭제 등의 항의를 요구하는 모습은 사전적으로 '막히지 않고 잘 통합',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뜻하는 소통과도 멀어 보이는 움직임이다. 오보가 아닌 해명이나 일부 정정이 필요한 기사에 대해 통상 정부 기관은 '설명자료', '보도해명자료' 등의 형태를 활용하고 있다.의협에 내놓은 답변을 봐도 당장의 항의가 무마된 것일 뿐 의료계와 건보공단의 소통이 원활히 마무리됐다는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신뢰' 보다 건보공단과 의협의 신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해당 실의 시선이 건보공단 기관의 시선이 아니길 바란다.
2022-09-23 05:30:00기자수첩

경제관료가 장관이 되면 안되는 이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오는 27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검증 과정에서 위장전입·세대분리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핵심은 경제관료에게 보건과 복지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복지부 장관이 적합한 가에 대한 우려다.특히 보건정책은 하나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되는 게 아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하나를 개선하려고 정책을 추진했는데 두가지 이상의 부작용이 터져버리는 민감하고도 중요한 영역이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단순히 국민의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는 사안인만큼 리더십이 중요하다.지난 10년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사이에선 여전히 회자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명, 응당법이 있었다. 응급환자가 내원했을 때 호출을 하지 않거나 받지 않았을 때 법적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다.당시 이를 추진했던 복지부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강행했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한 지방 중소병원들이 응급실을 줄줄이 폐쇄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결국 당시 복지부 장관이 공개사과하고 수차례 땜질식 후속 대책을 제시하면서 수습했지만 응당법은 누더기가 되면서 이도저도 아닌 정책이 돼버렸다.당시 의료계는 복지부가 추진한 정책 하나로 대혼란을 겪었고 응급환자는 집 근처 응급실이 사라지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여파는 수년 간 이어졌다. 그만큼 의료정책은 비전문가가 와서 휘두를 수 있는 칼자루가 아니다.또 재정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복지와 더불어 의료는 전통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을 띄고 정책을 추진해왔다. 선진국 반열에 올라 선 지금은 더욱 공공성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맞다. 이런 가운데 경제관료 출신의 복지부 장관은 의아할 수 밖에.엎친데 덮친격으로 국회 및 의료계에 제1차관에 또 기재부 출신 관료가 온다는 소문은 더욱 우려스럽다. 만약 현실화 될 경우 이는 곧 대통령실이 복지부에 보내는 '예산 절감' 시그널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공무원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까.경제관료 출신 후보자가 보건복지정책에 전문성을 내세울 수 있는지, 지난 4개월간의 제1차관 경력으로 장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음주 조규홍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후보자의 보건복지정책 비전에 대한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2022-09-21 09:41:37기자수첩

심부전학회에 필요한 건? 'less is more'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심부전에 대해 아세요?" 대다수는 심부전에 대해 들어봤다 답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대한심부전학회의 대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 84%의 응답자가 심부전을 안다고 답했다. 문제는 들어본 것과 실제 아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심부전에 대해 알지만 정작 얼마나 치명적(중등도)인지 묻는 질문에는 25%만이 제대로 답했다. 사실 대다수 국민이 심부전에 대해 들어만 봤을 뿐 얼마나 치명적인지 모른다는 뜻이다.심부전의 2년 사망률은 20%로 폐암과 맞먹는다. 5년 사망률은 50~60%로 껑충 뛴다. 암에 걸렸다고 하면 펄쩍 뛰는 것과 달리 심부전에는 무덤덤한 이유는 따로 있다. 단어가 가진 애매모호한 이미지 때문이다.질환 인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캠페인이나 환자 강연과 같은 학회의 홍보 업무에도 약발이 받지 않는 건 그만큼 직관성이 떨어지는 질환명이 한몫한다. 심+부전에서 부전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중에겐 심장애나 심질환이라는 단어가 보다 직접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학회는 현행 일반질환군에 속한 심부전의 중증도 분류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환자들, 대중이 움직이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5년 내 절반이 사망하는 그 치명률은 안다면 대중들이 먼저 나서 심부전을 중증 상병에 포함시켜 달라 요구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보다 직관적인 질환명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비슷한 고민을 최근 개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학술대회에서도 봤다. 당뇨병, 고혈압과 달리 이상지질혈증의 관리는 말 그대로 구멍이 나 있다. 20년간 유병률이 지속 증가하면서 그간 질환 인지율 제고에 노력했던 학회는 머쓱한 상황이 됐다.학회 관계자는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단어가 길기도 하고 일반 대중은 뭔 말인지 모른다"며 "병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데 이상지질혈증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구분하자는 취지로 고지혈증 대신 이상지질혈증을 대체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그 변화가 인식률 제고에 기여했는지는 평가가 필요하다. 애매한 조현병이라는 명칭 개정도 마찬가지. 좋은 취지(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명칭 개정 공모전과 같은 이벤트는 좋은 기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보다 적합한 질환명을 찾을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적어도 질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재차 환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덜어내는 행위다. 20세기 대표 건축가인 미스 반 데어 로에는 건축의 핵심으로'Less is More'를 언급했다. 모두 담으려고 했다간 모두 놓친다. 유행어로 번진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덕목이 때론 직관을 위해 필요하다.공교롭게도 위에 언급한 심부전학회와 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장/내분비 계열이다. 심장/내분비학계에는 LDL 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출수록 좋다는 'The Lower, The Better'가 상식이 됐다. 이번엔 'The Lesser, The Better' 차례다.
2022-09-19 05:00:00기자수첩

모순적 재평가, 이제는 솔직해지자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치매 환자에게 처방되던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제제가 병‧의원에서 결국 퇴출당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행한 '임상재평가'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30년 가까이 환자들에게 처방되던 40개 가까운 제약사 품목들이 한 순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식약처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에 대한 임상재평가 검토 결과,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대해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의료기관에 처방 중지 및 대체의약품 활용 권고를 내렸다.문제는 이 같은 식약처의 대체의약품 활용 권고에도 허점이 존재한다.임상현장에서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의 대체의약품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혹은 옥시라세탐 제제로 평가하기 때문이다.이들 품목마저도 식약처의 임상재평가 혹은 복지부가 진행하는 급여재평가도 동시에 걸려 있다. 제약사들이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들도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와 마찬가지로 처방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임상재평가로 처방시장에서 퇴출당하는 품목 빈자리를 퇴출 후보가 메꾸는 모순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마땅히 다른 치료제로 대체하기도 힘들기에 이 같은 모순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제약사의 경우 시장 퇴출에 따른 매출 타격은 당연하다. 이 가운데 정부부처의 의약품 임상 및 급여 재평가 결정에 따른 후폭풍은 오로지 의료기관과 환자가 떠안게 됐다.일각에서는 최근 식약처와 복지부가 진행하는 허가 및 급여 평가 과정을 거쳤다면 이들 의약품은 처방시장에서 진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20~30년 전이라 허가 및 급여로 적용됐다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한다면 20~30년 전 허가와 급여 적용 과정이 허술했다고 해석된다.정부는 이 같은 재평가 과정 속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임상현장에서는 고가 치료제 도입에 따른 약제비 증가 속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짐에 따른 정책이라는 평가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보험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에서 수입 연평균 증가율(7.2%)이 지출(8.1%) 보다 더 적어 2025년에는 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결국 정책 추진의 의도 보다는 우려만 키우는 꼴이다. 모순적 정책을 자초한 정부도 이제는 솔직해져야 한다.
2022-09-16 05:30:00기자수첩

선 시행 후 보완 정책이 가지는 함정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정부가 올해부터 시작된 2등급 의료기 공급내역보고 행정 처분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로서 7월로 정해진 보고를 포기했던 기업들도 1년의 시간을 벌게 됐다.정책 강행 의지를 보이던 정부가 급격하게 행정 처분 유예를 결정한 것은 당장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정부는 이번 행정 처분 유예의 배경으로 기업들의 업무 부담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 부담에 대한 호소는 제도가 시행된 2년전부터 지속된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는 강경했다.그러한 면에서 이미 행정 처분 대상이 확정된 시점에 갑작스레 처분을 유예한 것은 또 다른 배경이 있어 보인다. 사실 그 배경을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는 의료기기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2020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말 그대로 의료기기의 유통 내역을 하나하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정책이다.제조·수입사에서 기기가 생산, 수입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도매상, 소매상, 의료기기 대리점, 간납사, 의료기관 등으로 의료기기가 입출고될때마다 그 주체가 일일히 이를 입력하도록 조치한 셈이다.사실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업들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의료기기 유통 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이에 대한 추적과 관찰에 늘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문제는 '의료기기'로 통칭되는 제품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는데 있다.실제로 정부는 2020년 가장 위험성이 높은 4등급 의료기기부터 시작해 2021년 3등급, 2022년 2등급, 2023년 1등급으로 단계적 확대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2등급 의료기기가 대상이 됐다.3, 4등급의 의료기기들은 인체에 삽입, 이식되거나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공급내역보고에 대해서는 기업들도 이견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하지만 1, 2등급의 의료기기는 이들도 할 말이 많다. 실제로 이들 품목들을 보면 안경 렌즈나 콘텐트렌즈, 마스크, 체온계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수술 등에 필요한 3, 4등급 의료기기와 달리 사실상 전자기기와도 경계가 모호한 제품들이 많다는 의미다. 일부 의료기기 기업들이 1, 2등급 의료기기를 제약산업과 비교해 건강기능식품으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렇다보니 이 등급의 의료기기들은 제조사와 수입사가 천차만별이며 이를 유통, 판매하는 곳도 수도 없이 많은 상황이다.특히 이들 제품은 포장 자체가 1, 2개 들이 소포장이라는 점에서 취급점에서 여러 제조, 수입사의 제품을 소량씩 유통하고 있다.굵직한 기업들이 대량으로 공급, 유통하는 3, 4등급 의료기기에 비해 하나하나 일일히 보고해야할 항목들이 많아 업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이로 인해 의료기기 제조, 수입사와 유통기업들은 공급내역보고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이러한 사항들을 지적해 왔다. 제도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3, 4등급 의료기기만 대상으로 해도 충분하다는 지적이었다.또한 만약 1, 2등급 의료기기는 사실상 인체에 주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확대 시행을 하더라도 3, 4등급에 대한 진행 상황과 업무량 등을 확인하면서 제도를 보완하자는 타협책도 내놨던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제도는 원안대로 진행됐고 결국 2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보고 의무화가 시작된 올해 마침내 문제들이 터져나왔다. 도저히 업무를 감당하기 힘든 기업들이 말 그대로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공급내역보고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차라리 과태료를 맞겠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그나마 의지가 있는 기업들은 그나마 인력과 예산 등에 여유가 있는 제조, 수입사에 이에 대한 업무 처리를 호소하거나 그나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음 유통처에 대신 업무를 진행하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속칭 갑질이다.정부가 급하게 2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공급내역보고 행정 처분을 유예시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칙대로 하자면 무더기로 행정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문제는 올해 2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처분이 미뤄졌다해도 내년도 1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보고 절차가 남았다는 점이다.2등급 보다 품목도 많고 유통 기업도 다양하다. 2등급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에서 나타난 문제들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악순환이 악순환을 부르는 꼴이다.이러한 '선 시행 후 보완' 정책들은 늘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을 불러왔다. 의료계가 반대한 CT, MRI 급여화를 강행하면서 검사 건수가 1000% 이상 뛰어오른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가격이 싸지면 수요는 물린다. 너무나 당연한 인과관계를 외면한 결과다.산불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불이 났을때를 대비해 수십가지 메뉴얼을 만드는 것보다 징조를 무시하지 않는 사전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징조는 현실이 됐고 남은 방법은 그 불이라도 끄는 것 뿐이다. 말 그대로 '선 시행 후 보완'. '선 산불 후 진화'다. 
2022-09-13 05:00:00기자수첩

필수의료 자처하는 한국의료 '자화상'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윤석열 정부가 쏘아올린 '필수의료 강화'를 바라보는 의료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필수의료 건강보험 재정 개혁 추진단과 필수의료 확충 추진단을 연이어 발족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필수의료 강화 방안은 윤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 명시된 필수의료 강화의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복지부는 필수의료 강화의 필수조건인 재원에 말을 아끼고 있다.재정 지원 범위를 최소화해도 의료인력 양성과 유지, 수가 개선에는 연간 최소 수 천 억원이 필요하다.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비롯한 진료과와 전문학회는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미용성형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진료과와 질환군 의사들이 필수의료 탑승 표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된 형국이다.어찌된 영문일까.의원과 중소병원, 상급종합병원 등 모든 의료기관은 당연지정제로 건강보험 통제를 받고 있다.진료과별, 질환군별 행위별 수가와 인센티브를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의료기관 경영과 해당 의사 인력 수급이 달려있다.외과와 흉부외과 그리고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경우, 투여한 노력과 시간에 비해 낮은 수가 그리고 의료과실 위험성 등 소송 부담으로 젊은 의사들의 지원 기피 현상은 이미 고착화됐다.이런 상황에서 수가 개선으로 해석되는 필수의료 강화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역으로 진료과와 전문학회에서 필수의료에 동승하려 발버둥치는 것은 한국의료의 서글픈 자화상인 셈이다.의료계 일각에서는 필수의료를 야간 응급실 콜을 받은 질환군으로, 한편에서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중심으로, 다른 쪽에서는 지방병원 등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필수의료 강화 정책의 현명한 가르마 타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정부 불신과 의료계 내홍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제 복지부는 솔직해야 한다.가능한 재정 범위를 정하고 윤정부 5년 동안 단계별 필수의료 개선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의료계 중진 인사는 "필수의료 강화를 놓고 의료계 내부의 사공이 너무 많다. 의사회와 학회 수장들 모두 회원들 눈치를 보며 필수의료 한축임을 자처하고 있다"면서 "복지부 결정이 시급하다. 의료계와 신뢰를 전제로 연차별 지속 가능한 실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복지부가 심평의학을 통한 진료비 심사 재가동과 현지조사 강화 등 의료계를 압박한 재원 마련에 올인 한다면 필수의료 개선방안이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국고 지원 없이 동료 의사들에게 짜낸 재정을 필수의료 강화 방안으로 홍보하는 구차한 정책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2022-09-07 05:30:00기자수첩

코로나19 바라보는 정부와 의료계 온도차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올겨울 코로나19에 독감이 더해진 트윈데믹이 예상되면서 의료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방역에 미온한 모습을 보이면서 현장 의료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는 정권이 바뀌면서 기존 방역정책이 대거 축소된 것에 따른 것이다. 실제 한 코로나19 전담병원장은 오미크론 이후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를 심각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재확산 조짐에 대한 복지부 대책을 묻자 대답을 회피했다는 설명이다.재택치료에 참여했던 한 개원의 역시, 재택치료가 종료될 당시 보건소에 야간에 고위험군 확진자를 관리할 대책이 있느냐 물었으나 이렇다 할 답변을 못받았다.응급실에서도 대유행 당시 심화했던 과밀화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재확산세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가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투입되는 예산 역시 줄어들고 있다. 앞서 정부는 방역현장에 파견되는 간호인력에게 월 10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했지만 최근 이를 절반인 500만 원으로 줄였다. 비슷한 시기 RAT에 적용됐던 감염예방관리료 역시 사라졌다.내년도 복지부 예산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2023년도 복지부 예산이 108조9918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중 사회복지분야는 9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4.2% 늘었지만, 보건분야는 17조 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현장 의료진들은 지난 정부가 코로나19에 너무 많은 예산을 소진해 이번 정부가 방역에 힘을 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충분한 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급하게 의료인력을 끌어 모으기 위해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다.기존 코로나19에 필요 이상의 공포심이 형성돼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엔 동의한다. 하지만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방역에 무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합한지 의문이다. 이는 현장 의료진 사기와도 직결된다.또 의료계 판단처럼 지난 정부의 과도한 예산집행이 미흡한 대비로 인한 것이었다면 적어도 5~6월 완화세 당시 기존 문제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본다.당장 트윈데믹이 예상되고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미래에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부가 다 끝났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의료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 다음 감염병 유행 땐 지난 대유행 당시 발생한 혼란이 재발하지 않길 희망한다.
2022-09-05 05:00:00기자수첩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고민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4차 산업 혁명과 신약 개발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의료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사실 '4차 산업혁명' 등의 구실을 붙이지 않아도 의료계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오랫동안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해묵은 과제이기도 하다.가깝게는 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해 이과계열 다른 전공을 경험한 융복합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의 제도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현재는 차의학전문대학원 1곳만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큰 틀에서 의료계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해부학, 생리학 등 기초의학의 비전을 제시하고 진출하는 의대생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관련 연구비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된다는 지적이다.전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원론적인 시각의 접근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의료계의 말처럼 의료계는 꾸준히 의사과학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초의학의 길을 지원하는 학생은 과거 5%대에서 1%대로 떨어져 말 그대로 '기피'현상을 보이는 중이다.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지만 미래 기초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 못지않게 현재 임상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연구역량 강화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최근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취재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지난 2019년 신진의사과학자를 선정하기 위해 시작된 해당 사업에 지원한 교수의 경쟁률은 2:1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지원하면 선정되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것.하지만 2년이 지나 지난 2021년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관련 경쟁률이 3:1 가까이 치솟았다. '신진 의사과학자'라는 이름처럼 병원 내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나이 등의 제한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높은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이러한 지원의 원동력은 연구비 지원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동기부여가 이뤄진 부분은 '연구 시간'에 대한 보장이 이뤄졌다는 점이다.간혹 대학병원 교수의 인터뷰를 하다보면 의대, 병원의 소속으로 진료를 보면서도 연구역량 강화의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 혹은 국내 현실의 아쉬움을 들을 기회가 종종 있다.결국 의사과학자의 양성에는 연구비라는 금전적 요인 못지않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개인적으로 다양한 교수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주제와 상관없이 묻는 질문은 현재 전공분야에 대해 어떠한 연구주제를 고민하고 있는가이다.해당 질문을 던질 경우 대부분 큰 고민 없이 현재 가지고 있는 연구주제와 향후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해 답변을 전달한다. 대학병원 특성상 연구를 뗄 수 없긴 하지만 늘 연구에 대한 향상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간혹 어떠한 문제에 대해 단어 하나에 매몰되는 경우가 있다. '의사 과학자'라는 문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이과 출신인 기자의 주변엔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제약회사 등에 연구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들이 많다. 과연 이들을 '과학자'로 볼 수 있을 것인가 단순 기술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것은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기피 전문과 인력 양성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의사과학자 양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의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상의들의 연구역량을 강화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제로 연구 성과를 발휘하는 대학병원 내 여러 교수가 조명 받는 이유도 '실적' 외에 진료 중 없는 시간을 쪼개서 연구 성과를 냈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의료계 내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뫼비우스의 띠 같이 끝없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화두이다. 한 가지 노선으로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기초의사과학자양성과 임상의 연구연량을 어떻게 강화시킬지에 대한 심도 있는 투 트랙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2022-08-31 05:00:00기자수첩

복지부 산하 기관 임원, 꼭 장관 있어야 공모 가능한가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새 정부 출범 후 내내 보건복지부 장관 공석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산하 기관 주요 임원 인사도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모습이다. 주요 임원 임기가 만료되면서 공백으로까지 이어지자 내부에서는 주요 업무 추진 동력이 없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복지부 산하기관 중 건보공단은 기획이사와 장기요양이사의 임기가 이미 지난 4월 2년의 임기가 끝났다.기존 기획이사와 장기요양이사는 '임기 1년 연장'이라는 보장도 없이 4개월 이상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언젠가는 '나갈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업무 추진 및 기획에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미 과거 임원 중 임기가 1년 더 연장된 사례가 있음에도 이들의 임기는 확정적으로 연장되는 등의 결정 없이 하루 이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셈이다. 모두 이전 정권에 임명됐다는 이유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건보공단 기획이사는 사표를 던졌다.그러자 이번에는 무책임하다는 내부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획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비롯해 건보공단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당장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조직 개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개혁을 위한 별도 조직을 꾸린 상황에서 건보공단 건보재정 관리의 최고 책임자 존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당장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으며, 여당은 벌써부터 이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재정관리를 문제 삼고 있다.이 같은 혼란의 상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마찬가지다. 심평원도 선거 출마로 돌연 사직한 감사 자리가 이미 수개월째 공백을 이어가고 있고, 기획이사가 지난 7월 말 임기를 마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최소 2개월의 공백을 예고하고 있다.사실 각종 정책의 실무 업무는 임원이 아닌 소관 부서에서 진행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최종적으로 이끄는 수장의 존재는 업무 추진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양 기관은 복지부 장관이 결정이 나야 임원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장관 임명 이후 공모가 진행된다고 해도 국정감사 때 양 기관 주요 임원의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복지부는 최근 주요 국장 및 실장 인사를 진행했다. 복지부 산하 기관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도 이사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4개월째 비어있던 국민연금공단 수장 자리에 최종 2명의 후보가 압축된 상황이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수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복지부 장관 유무와 상관없이 산하 기관의 임원 공모 시계도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2022-08-29 05:00:00기자수첩

복지부 초대장관 인사가 더 중요해진 이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새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윤 정부의 보건복지부 초대 장관은 여전히 공석 상태다. 복지부는 물론 국회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일이다. 윤 정부가 지금 후보자를 지명한다 손치더라도 9월은 돼야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앞서 두명의 후보자가 낙마했을 당시 일각에서 "이러다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가 겹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자칫하면 장관 인사청문회는 복지위 국정감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국정감사 일정이 10월 4일부터라는 점을 볼 때, 국회는 인사청문회와 국감 준비를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후보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여·야는 국감이 아닌 청문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혹은 이름만 '국감'이 '청문회'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런 문제도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복지부도 장관 공석 장기화에 차관을 주축으로 실무 정책을 꾸려 나가고 있다. 장관 이후로 미뤘던 국·실장급 인사는 물론 당장 새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에 대한 세부 정책의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최근 논의가 활발한 필수의료 개선 방안 논의부터 비대면진료, 디지털헬스케어, 건보재정 효율화 방안 마련 등 굵직한 과제까지 정권 초 국정과제를 반영한 정책 방향을 세워나가는 중이다. 초대 장관은 없지만 보건의료 정책은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정권 초반 중요한 시기에 큰 그림을 마련하는데 참여하지 않은 장관이 내부에서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이는 초대 복지부장관 인사가 중요한 이유다. 세번째 후보자마저 논란거리가 많은 인물일 경우 야당 입장에선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여야 모두 인정하는 후보자라면 또 몰라도 이번에도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명으로 정치적인 인물이라면 맹공격을 가할 태세다.또한 평소 보건복지에 대해 문외한 초대 장관이 올 경우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미 그려진 큰 그림을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윤 대통령은 몇일 전 "복지부 장관을 열심히 찾고 있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새 정부가 찾는 복지부 초대 장관 후보자는 부디 국회 여·야가 모두 수용할 만하고 보건의료정책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길 기대해본다. 특히 내 사람 줄세우기식 인사로 진행할 경우 복지부는 장관 없이 국감을 치러야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2022-08-26 05:30:00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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