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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병용' 맞선 AZ의 반격… 리브리반트 독점 영역 맞불

발행날짜: 2026-07-15 13:28:19 업데이트: 2026-07-15 15:28:52

중국 디잘서 '제그프로비' 글로벌 권리 획득, 엑손 20 변이 표적
타그리소 방어전선 구축…시장 주도권 유지 위한 세분화 전략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글로벌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시장을 주도 중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점유율 사수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존슨앤드존슨(J&J)이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 요법과 피하주사(SC) 제형을 앞세워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시장 지위를 위협하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역으로 J&J의 독점 영역이었던 희귀 변이 시장을 정조준하며 반격에 나서는 양상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공세에 맞서 경구용 신약 '제그프로비'를 도입하며 폐암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엑손 20 삽입 변이…'리브리반트 SC' 편의성에 맞불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디잘 파마슈티컬(Dizal Pharmaceutical)과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인 '제그프로비(선보저티닙)'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획득하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6억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하며, 향후 개발·허가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하면 최대 9억 달러를 추가 지급해 총 15억 달러(약 2조 7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딜이다. 상업화 이후에는 글로벌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디잘 측에 추가 지급된다.

그동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엑손 20 삽입 변이'는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여겨졌다. 미국·유럽 NSCLC 환자의 10~15%, 아시아 환자의 30~40%가 EGFR 변이를 나타내는데, 이 변이 환자 4명 중 1명꼴(약 25%)로 엑손 20 삽입 변이를 포함한 희귀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 주목할 점은 시장 상황이다. 다케다의 경구제 '엑스키비티'가 2023년 말 효능 입증 실패로 자진 철수하면서 J&J의 이중항체 주사제 '리브리반트'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지만 리브리반트는 정맥주사(IV) 제형 특성상 긴 투여 시간과 주입 관련 부작용(IRR)이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J&J가 투여 시간을 5분으로 단축한 피하주사(SC) 제형 '리브리반트 파스프로'를 개발, FDA 승인을 획득하며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이에 대응해 아스트라제네카는 '하루 한 번 먹는 약'인 경구제 제그프로비의 권리를 전격 확보하며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그프로비는 이미 미국 FDA와 중국 CDE로부터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이후 병이 진행된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여기에 디잘 측이 최근 개최된 ASCO 2026에서 1차 치료제 대상 글로벌 임상 3상(WU-KONG28)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이를 동시 게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3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 FDA와 중국 CDE는 제그프로비 1차 치료제 지정을 위한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승인을 완료했으며, 현재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 심사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 중이다.

데이브 프레드릭슨(Dave Fredrickson)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EGFR 변이 폐암 치료 분야의 리더로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들을 위해 자사의 혁신 신약 포트폴리오에 '제그프로비'를 추가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장샤오린(Xiaolin Zhang) 디잘 CEO 역시 "중국에서 발견한 혁신 신약의 혜택을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됐다"며 "제그프로비는 이전 전신 치료를 받은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해 미국과 중국에서 승인된 유일한 경구용 표적 치료제"라고 소개했다.

'렉라자 병용' 공세…'세분화 전략'으로 대응

결국 이번 딜의 본질은 EGFR 변이 폐암 시장의 표준 치료제로 여겨지는 '타그리소'를 지키기 위한 아스트라제네카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현재 J&J는 유한양행의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MARIPOSA)을 앞세워 타그리소가 장악하던 1차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리브리반트가 SC 제형으로 전환되면서 병용 요법의 최대 약점이었던 투약 번거로움마저 지워낸 상태다.

이에 대응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시장을 더욱 촘촘하게 쪼개는 '세분화(Segmentation)' 전략으로 맞불을 놨다는 평가다. 일반 EGFR 변이 영역은 타그리소 단독 및 타그리소+화학요법 병용(FLAURA2)으로 시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렉라자 병용 요법의 포트폴리오가 미치지 못하는 틈새시장은 '제그프로비'라는 경구제로 상쇄하겠다는 뜻이다.

글로벌 제약업계 관계자는 "J&J가 병용 요법이 가진 임상적 효과와 리브리반트 SC 제형 전환을 앞세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거두자, 아스트라제네카가 기존 리브리반트만이 가졌던 독점 시장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맞선 것"이라며 "두 빅파마 간의 폐암 영토 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마케팅 및 임상 데이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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