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4) 한참 더울 때 일본 시즈오카시에 있는 슨푸성에 갔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찾기 쉬웠다.
에도시대(1603년-1867년,약 265년간)를 설계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로 머물던 곳이었다.
두견새를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의 장본인이다.
이에야스는 히데요시에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거처를 하마마쓰에서 슨푸로 옮겼다고 한다.
해자를 지나 동문을 통해 성으로 들어가는데 아무런 출입제제가 없었다.
해가 너무 뜨거워 성의 반바퀴만 돌았다.
팔목에 독수리를 올려놓은 뚱뚱한 이에야스 동상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기념관은 시원하겠지 하는 마음에 표를 끊고 기념관으로 들어갔다.
동문위에 자리잡은 이에야스의 집무실이었다.
정갈한 다다미방으로 연결된...에어콘도 없이 부채질하고 있는 관리인만 있었다.
지금의 일본, 그 이전 일본제국이 되어 한국,중국, 동남아를 점령하고 미국본토까지 침공한 그 일본대국의 밑그림을 그린 장본인이 기거하던 곳인데 소박하고 아담했다.
지금 일본왕이 살고있는 에도(동경)의 큰성도 자신이 만들었는데 왜 이렇게 작은 집에 살았을까?
정적이 없어진 후에도 왜 본인 만든 에도에 살지 않고 시즈오카라는 소도시에 머물다 죽었을까?
'해자'가 있어서 안전했기 때문인가? 에도의 성에는 더 큰 해자가 있는데..왜 그랬을까?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가 부하의 배신으로 자결한 것을 봤고 중국을 점령하고 인도까지 진출하겠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는 것을 봤다.
그래서 에도는 아들에게 맡기고 자기는 상왕처럼 오고소(大御所)로써 국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했다.
에도를 100만의 도시, 국가다운 국가로 만든 모든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시행했다.
슨푸성의 구조는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해자도 있고 입구가 "ㅁ"형이라 적들이 해자를 넘어 문을 넘어 들어왔다고 해도 성공하기 힘들다.
곳곳에 자격을 격퇴할 수 있는 시설물도 숨겨져 있었다.
그런 것들이 있어서 죽고 죽이던 시절에 74세까지 경영하며 살수 있었나?
해자나 자격퇴치시설만으로 265년동안 일본을 지배한 에도시대를 만들지는 못한다.
유니크한 그만의 뭐가 있다. 그것이 뭘까?
첫째로 반란이 있더라도 구조적으로 전복이 힘들게 '2중 해자(에도,슨푸)'를 만든 점.
둘째로 에도를 100만의 도시, 일본을 국가다운 국가로 만드는 정책들을 세우고 시행한 점도 '해자'다.
세째로 인재를 보물로 여긴 점도 '해자'다.
도몬 후유지가 쓴 '도쿠카와 이에야스'란 책을 읽었다. 남이 넘볼수 없는 해자들이 곳곳에 있었다.
해자 중 해자는 '인재확보'다 전쟁을 통해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던 히데요시는 수시로 부하들에게 자기보물자랑을 하였다.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에게 “가장 소중히 여기는 보물은 무엇인가요?”묻자 “저는 보물로 삼을 특별한 물건은 없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보물은 부하입니다”
이 3가지가 이에야스회사를 265년간 지속성장시킨 깊고 넓은 '해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단지 내 생각이다.
해자(垓子, moat)는 원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을 가리키는데, 유럽이나 일본의 성들은 거의 해자가 있다.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해자에 비유한 용어가 바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이다.
1) SAP case
한 일간지에 “한물간 줄 알았는데 대반전…유럽 시총 1위 SAP가 잘나가는 이유”라는 기사를 봤다.
기자가 ERP를 모르지는 않을 텐데, 당연한 것을 기사화해서 의아해 했다.
전세계 40만개 우량기업들이 SAP을 통해 전사적자원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망할래야 망할 수 없는 회사다.
우리회사도 1998년도부터 SAP의 ERP를 쓰고 있다.
끊지 못하고 계속 버전업에 돈을 쏟아 붇고 있다.
SAP의 해자에 빠지면 왜 헤어나기 어려운가?
첫째, ERP는 워낙 방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이라, 한번 쓰게되면 바꾸기 힘들고
둘째, 잘 나가는 큰 기업들이 SAP를 쓰니까 우리회사도 쓰지 않으면 뒤 처질 것 같은 점
셋째, 중간에 바꾸면 전환비용, 데이터의 전환 등이 어렵기에 계속 쓸 수밖에 없는 점 등을 볼때 SAP은 크고 깊은 해자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2) 원티드랩 case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가 인재경영 (2025년 7월호)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이 회사도 유니크하게 ‘해자’를 넓게 깊게 파고 있었다.
채용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인과 구직을 사람이 가운데 서서 알음알음 소개하는 단계에서 완전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강력한 ‘해자’는 계속 쌓여지는 ‘데이터’에 있다.
누가, 어떤 기업에, 어떤 경로로 합격했는지에 대한 실시간 합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왔고, AI 에이전트와 결합하고 있는 점은 단순 노동시장 장마당 역할을 하는 취업포탈사이트, 구인 구직을 연결하는 서치펌 사업과는 달리 이미 더 큰 시장을 만들고 있고 해자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지경이다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는 기업이 경쟁사로부터 수익성과 시장 지위를 보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의미한다.워렌 버핏이 강조한 개념이다.
코카콜라 같은 브랜드,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특허 등의 무형자산, SAP의 ERP와 같이 고객의 전환 비용이 큰 것
원티드앱처럼 사용자 수가 많을수록 플랫폼 가치가 증가하는 구조인 네트워크, 타사가 아무리 생산성을 향상시켜도 원가 우위를 지킬수 있는 것 등이 '해자'다.
이런 해자들이 여러개Wide Moat가 있는 회사가 초우량기업이다
우리 회사는 '해자'를 가지고 있나? 몇개나 가지고 있나?
나는 '해자'보유하고 있나? 자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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