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고령화시대 발맞춰 노년 맞춤형 통합진료 시스템 가동을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중증 노년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통합진료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입원부터 퇴원 이후까지 진료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노년 맞춤형 진료 시스템을 첫 가동했다"고 4일 밝혔다.

중증 노년 환자 중심의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아산병원은 미국 의료 개선 연구소(Institute for Healthcare Improvement)로부터 최고 등급인 케어 엑설런트(Care Excellent) 인증을 받으며 아시아 최초이자 유일한 노년 환자 특화 병원으로 선정됐다.

중증 노년 환자 통합 진료 프로그램 위드원(WithONE)은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With) 환자 한명 한명에게(ONE) 맞춤형 진료를 제공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입원 초기 65세 이상 노년 환자 중 고위험군 조기 선별 ▲입원 중 다학제 팀 기반 맞춤형 진료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다.

65세 이상의 환자가 입원하면 임상 허약 척도(Clinical Frailty Scale, CFS)를 활용해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병원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시니어환자관리팀에 협진이 의뢰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체 개발한 '돌봄 위험 척도'를 활용해 환자를 정밀히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돌봄 위험 척도는 의료진이 환자의 복합적인 건강 상태와 질환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예후와 악화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의뢰 접수 48시간 이내에 노년 전담 간호사가 방문해 환자의 위험 요인과 향후 악화 요인을 평가하고 여러 전문 분야의 의료진이 협력하는 다학제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 위드원팀은 4M 서비스를 연계해 환자를 관리한다. ▲돌봄 요소(Matter) ▲이동 능력(Mobility) ▲약물 관리(Medication) ▲정신 기능(Mentation) 네 가지 영역을 기반으로 환자의 돌봄 요구와 잠재적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중증 노년 환자에게 특화된 최적의 진료 계획이 수립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맞춤형 의료·돌봄 지원이 이어진다. 재활의학팀은 조기 재활 치료를 통해 환자의 거동 능력 저하와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약제팀은 환자의 다약제 복용과 잠재적 노인부적절약물 처방을 평가해 적합한 약물을 진료과에 권고하고 보호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다. 영양팀은 영양 불균형 우려 환자에게 맞는 식이 계획을 수립해 관리한다.

위드원 프로그램은 환자가 병원을 나선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 설계됐다. 퇴원 후에도 치료의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기반의 '통합 퇴원계획 서비스'를 운영해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1인가구, 돌봄 공백, 거동 제한 등으로 퇴원 후 지속적인 치료나 돌봄이 필요한 고위험군 환자들이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담간호사와 사회복지사는 환자의 질환과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의 가족과 퇴원 계획을 상담해 돌봄 수요를 파악한다. 거주지 맞춤 가정간호 기관을 연계하고 지역 복지 자원과 연결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원 후 문의센터와 안심진료클리닉을 운영해 돌발 상황 발생 시 환자가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AI 문의 응대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시니어환자관리팀이 담당한 노년 환자 수는 2021년 약 160명에서 2024년 2,959명으로 18배 이상 증가했으며, 프로그램 만족도는 90%를 상회하는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통합 퇴원계획 서비스 의뢰 건수는 83건에서 802건으로 약 10배 늘었고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 연계 실적도 191건에서 144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백지연(노년내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입원 환자의 약 40%는 65세 이상이며, 중증 고령 환자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노년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최적의 치료 성과를 이끌어내는 열쇠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초기 대응이다. 위드원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노년 의료 관리 수준을 높이고 표준화된 노년 환자 맞춤형 진료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손기영(가정의학과) 교수는 "노년 환자들이 퇴원 후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까지 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지역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퇴원 후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노년내과, 재활의학과, 간호부, 약제팀, 사회복지팀 등으로 구성된 시니어환자위원회를 출범, 2023년에는 국내 최초로 고위험 노년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시니어환자관리팀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4년에는 통합돌봄지원팀으로 확대 개편해 노년 친화 진료 체계가 병원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2025년에 기존에 운영하던 통합 퇴원 서비스를 전문화하기 위해 통합퇴원계획팀을 신설했다.

한편, 최근에는 위드원(WithONE)이란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하며 중증 노년 환자를 위한 하나의 의료 모델로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