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병동 폐쇄에 이어 분원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할 지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보직자는 4월 접어들면서 한단계 더 심각해진 경영위기 상황을 이같이 말했다.
8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수련병원 상당수가 전공의 사직 여파로 4월 접어들면서 경영난이 한층 악화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위 대학병원 보직자는 "병동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지만 경영난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영난이 더 심각해질 경우 분원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수도권 내 분원을 둔 A대학병원, B대학병원은 기존에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병원. 전공의 사직 여파로 병동 운영을 줄이고 환자가 급감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해당 대학병원들은 의사를 제외한 임직원 대상 강제 무급휴가 카드까지 꺼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당장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인건비 절감 대책으로 장기 무급휴가를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무급휴가도 한계가 있다. 결국 대학병원들은 줄줄이 4월달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있다. 향후 1년치 예산 지출을 고려해 직원 급여 여력을 확보하느라 분주하다.
최근 511억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힌 서울아산병원은 8일부터 5월 3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12월 31일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20년 이상인 일반직 직원이다. 이와 더불어 무급휴가도 최대 100일까지 늘렸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지난 2019년, 2021년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장기화된 전공의 사직으로 어느때 보다 극심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기기, 치료재료 등 대금 결제는 미뤄둔 지 오래다. 대학병원 재무담당자는 "의료기기 등 병원에 납품하는 업체에 지급한 대금을 최대한 연기하면서 버티고 있다"면서 "병원에 품업체들도 적자가 70%에 달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대학병원 경영난이 장기화 되면 의료기기, 제약사 등 관련 업체까지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상급종합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 라병학 총무(가톨릭의료원 재무담당팀장)는 보건복지부에 건강보험 미수금을 선지급해줄 것을 요청해 둔 상태다.
이와 더불어 총선 이후 의료개혁 특위가 구성되면 지방세 분리과세 개선, 지방세 감면 축소 개선, 상종 카드수수료 개선, 원내 직원 진료비 감면 혜택 유지 등 4가지 건의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라 총무는 "얼마전 윤석열 대통령 담화문만 보더라도 의료는 완벽한 공공재"라며 "정부 차원에서 위 제안사항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선 대학병원들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당시에는 정부 지원금이라도 있었지만 현재는 병원 운영상 문제로 간주해 모든 책임을 병원에 지우고 있어 더욱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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