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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윤리, 오늘의 버팀목이자 내일의 열매

이승준 학생(제주의대)
발행날짜: 2023-01-30 05:00:00

이승준 학생(제주의대 의예과 2학년)

"우리나라가 못 살고 힘들 때, 미덕을 실천하신 의사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그분들을 보며 의사를 존경하였습니다. 의사가 존경받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변하였습니다. 이제는 의사 뒤에 붙는 '선생님' 칭호가 누군가에겐 불편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의사가 사람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는 의료 서비스의 공급자, 환자는 의료 서비스의 수혜자로 패러다임이 변했습니다. 즉, 환자-의사 관계가 비즈니스 관계로 와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패러다임이 변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모든 생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사회에서 바라는 의사의 마인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의사가 비즈니스 마인드로 환자를 대한다면 환자는 거부감을 느낄 것입니다. 이처럼 삐거덕거리는 환경 속에서 미래의 의사들은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되는 것은 의사입니다. 의사가 되었을 때 혼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옛날에는 도덕심만으로도 혼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사회적인 존경, 직업적 권위에다가 상당한 소득까지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그중 어느 하나라도 바라기 어려운 시대에 도덕심에만 기댈 수 없습니다. 도덕심이 갖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도덕심에 기댈 수 있을 때는 자신이 쌩쌩할 때입니다. 그런데 3일 연속 당직을 서고 나서도 그 착한 마음이 일정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의사 생활의 버팀목이 착한 마음이라면 여러분 스스로가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이제는 접근을 달리할 때입니다. 전문직 윤리 차원에서 다가가야 합니다. 전문직 윤리는 컨디션과 상관없이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에서 우리가 의사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이 이 상황을 이겨내는 버팀목이 돼 줄 것입니다."

전문직 윤리

변화한 환자-의사 관계 속에서 미래의 의사는 전문직 윤리를 통해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여기서의 전문직 윤리는 의사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의미합니다. 의사가 도덕적인가 하는 전통적인 윤리와는 별개로 ‘의사다움’을 잘 지키고 있는지 알려주는 규범입니다.

혼란 속에 열쇠

전문직 윤리가 새삼 중요해진 이유는 더 이상 개개인의 도덕심만으로 의사가 '의사다움'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만성화된 저수가 정책과 신규 의사의 배출로 인해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료가 일종의 서비스 상품이 되어 갔습니다. 이와 반대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한 보건의료정책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건의료정책에서 기인한 각종 부정적 사례들은 전체 의사의 사회적 입지를 줄이고 있습니다. 전문직 윤리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을 풀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버팀목, 내일의 열매

우리의 따뜻한 마음은 그 당시 기분에 의해 좌우되기 일쑤입니다. 기분이 좋은 날은 후배의 실수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누군가의 폭풍 질문도 온 성의를 다해 대답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웃으며 인사하는 것조차 고난도 미션이 됩니다. 의사에게는 수시로 변하는 마음과 다르게 변하지 않는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전문직 윤리를 정립하는 것은 그런 버팀목을 심는 일입니다. 그리고 전문직 윤리를 준수하는 것은 그런 버팀목이 무럭무럭 성장하도록 양분을 주는 일입니다. 무럭무럭 자란 나무는 의사에게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 줄 뿐만 아니라 의료 전체에 열매를 선사하는 나무로 성장할 것입니다.

전문직 윤리가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은 의사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조직화된 의사 단체(학회, 협회 등) 차원에서 전문직 윤리를 우리나라에 맞게 규정한 후, 회원들이 지킬 수 있도록 알려야 합니다. 전문직 윤리를 지키지 않은 회원에게는 적극적으로 교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마침내는 지형을 바꿉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씨앗은 의사 단체의 기둥이 될 것이고 마침내는 의료 전체를 바꿀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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