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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병원 생활근린형이 뜬다...패러다임 변화 뚜렷
|현장|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특화된 치매안심병동 운영
원종혁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21-04-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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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과·정신과 등 유기적 연결..."환자 밀집 고려 병원 접근성 높여야"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오는 2050년, 전체 노인 인구의 15%가 치매 환자가 될 것이란 우울한 통계치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국내 사정은 더 암울하기만 하다. 대표적 퇴행성 질환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치매 관리 분야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노인전문병원의 패러다임도 변화하는 추세라 주목된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전경 모습.
치매전문병원 특성상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입구부터 출입객의 방역작업에 엄격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표한지 햇수로 5년차를 맞은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007년 개원 이후 2019년 3월부터 치매안심병동을 개소해 운영 중인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을 찾았다. 노인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공공병원으로는, 치매전문병동과 전문재활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요양서비스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원광대에서 위탁 운영 중인 동 병원의 경우, 접근성을 놓고 노인전문병원의 선도적 모델로 평가된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행정타운 중심부에 위치한 병원 주변으로는 시립노인전문요양원을 비롯한 평생학습관, 상록장애인복지관, 상록수보건소, 경찰서, 구청어린이집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행정·복지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전문병원이나 공공요양병원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수도권 지역을 벗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외곽쪽에 자리잡은 것과는 비교해볼 부분이다.

2017년까지 병원장으로 재직한 원광의대 신경과 석승한 교수는 "유례없이 빠른 인구고령화로 인해 치매를 비롯한 파킨슨병, 뇌졸중을 포함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빈도는 급속히 증가해 국가적 보건의료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그동안 공공요양병원들의 세팅에도 변화가 컸다"고 소개했다.

스누젤렌(심리안정)' 치료실 전경.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과거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원격지'형이 유행했으나, 이제는 보호자들의 병원 접근성을 놓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생활근린'형으로 사회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격지형의 경우, 외딴 산간지역에 위치해 있다보니 치매 환자 본인들도 '사회에서 격리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거나 '新고려장 풍습'이란 표현까지도 나오는 것이었다. 공공요양병원들 다수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유로는, 땅값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지방 외곽지역에 유치해, 토지를 기부채납 형태로 받아 병원을 짓고 법인에 위수탁을 맡기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은 계획단계부터 국가 및 경기도, 안산시의 공동지원으로 도심 행정타운에 병원 부지를 제공받으면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 원광대에서 수탁을 해오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재공모를 진행해 신뢰성이나 투명경영에는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안산시 입장에선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치매 어르신들이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병원 구축을 위한 토지와 건물을 짓고, 원광대학교에선 대학병원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수탁해 운영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모델의 장점은 경영에 있어 투명성과 공공성이 확보되면서 보다 질 높은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현장을 찾은 당일(15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출입객들의 방역은 철저히 진행되고 있었다. 입구에서 코로나19 간이검사를 받은 뒤, 차례로 둘러본 진료실과 병동, 재활센터 등 내부 모습은 치매 환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가 두드러졌다.

먼저 진료실이 위치한 구관 건물 1층에는 치매 진단과 치료에 유기적인 협진이 가능한 내과 및 신경과, 재활의학화, 정신건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진료실이 위치했다.

치매의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상행동이 나타난 환자의 증상 치료는 신속·정확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전문적 관리가 치매 보호자들의 삶까지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

신경과에서는 치매의 원인 감별을 위한 뇌졸중과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손떨림, 보행장애, 파킨슨병, 두통, 어지럼증 등을 폭넓게 진료하고 있었으며, 내과의 경우 치매 환자들에 동반되는 순환기 및 호흡기, 내분비, 소화기계 질환과 기타 노인성 질환에 초점을 잡았다.

또 척수손상과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중추 및 말초신경계, 근골격계 질환 진료는 재활의학과로, 치매 및 우울증, 수면장애, 섬망 증상은 정신건강의학과가 협진을 통해 관리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학회 조사를 짚어보면, 치매안심병원에 입원하는 이상행동이 심한 치매 환자의 사망률은 74%, 뇌졸중 발생률은 35% 증가하고 심근경색, 신체 손상, 낙상 등의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 때문에 치매 진료에는 필수적으로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과가 필수인력으로 배치되는 이유기도 했다.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에는 해당 진료과 외에도 기능검사실을 비롯한 심전도검사실, 동맥경화검사실 등이 별도로 배치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도 입원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놓고 전문과목별 협진이 진행 중이었다.

병동 공간 디자인부터 건물 저층화 구조 "치매 질환 특수성 고려해야"

병동에는 치매 환자의 과잉행동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 치료 공간도 마련됐다. 이른바 '스누젤렌(심리안정)' 치료실.

'냄새를 맡다(snuffelen)'와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뒹굴다(doezelen)'는 독일어의 합성어로 치매 환자들의 촉각 및 시각, 후각, 청각, 전정감각, 고유수용성감각을 자극하고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별도의 치료공간을 운영 중이었다. 치매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 및 경직성 환자의 이완을 통해 간호관리 및 재활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치료실 한켠에는 프로젝터 매트에 이미지를 만드는 놀이치료의 일종인 '동작인식 심리재활 시스템'을 비롯한 '라이트 터치 사운드 패널', 물방울의 색상이나 진동을 느끼면서 심리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물방울 기둥' 등이 배치됐다.

층별 엘리베이터 문판을 책장으로 도안했다.
아울러 중증 치매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상담해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원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실버미술을 포함해 원예치료, 향기요법, 언어재활, 노래교실, 치매 어르신 가족간 정서 및 정보 나눔을 위한 자조모임과 상담 등 요일별로 관련 프로그램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이외에도 구관에서 신관으로 이어지는 널찍한 '배회공간'과 병동 모습도 이채로웠다. 층간 엘리베이터는 치매 어르신들의 기억을 자극하는 '회생요법' 차원에서 사방이 전통 한국화와 한옥 창호와 문살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병동에서 바라봤을때 엘리베이터 문판을 '책장' 디자인으로 도안하면서 환자들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아니다'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도록 조성한 것이다. 병실의 경우엔 재원환자들의 이름을 기입한 명패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본인의 병실을 기억하기 쉽게 초가집이나 원두막 등 그림 간판을 크게 걸어 배치했다. 병동 이름도 헷갈리기 쉬운 층수보다는 '즐거운 병동' '행복한 병동'으로 구분지었다.

병실의 경우엔 재원환자들의 이름을 기입한 명패와 함께, 본인의 병실을 기억하기 쉽게 초가집이나 원두막 등 그림 간판을 크게 걸어 배치했다.
석 교수는 "구관 건물의 경우 5층으로 지어졌지만, 신관의 경우엔 치매 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해 설계 당시부터 참여했다"면서 "신관이 구관에 비해 낮은 3층으로 지어진 것도 폐쇄된 공간의 특성상 화재 등의 위험으로부터 병동을 저층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층수를 낮추는 대신 병동 생활공간을 길게 'ㄱ' 형태로 넓게 만들고 환자들의 이동하는 복도의 너비도 확장한 것이 핵심이란 설명. 실제 신관 병동은 1층 면회실과 재활치료 공간을 시작으로 2층 병동, 3층 부대 편의시설로 간소화와 환자 편의성에 집중했다.

끝으로 석 교수는 "치매가 진행하면서 절반의 환자들은 통제가 안 되는 이상행동 증상으로 본인과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증상이 심한 10% 정도는 지역사회에서 조차 수용이 어려워 치매안심병원에 입원해 즉각적인 보호와 전문 약물치료, 원인 감별을 위한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만큼 유독 병동관리가 힘이 든 상황이다.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치매관리에 방향성을 놓고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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