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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함성인가

발행날짜: 2019-01-19 06:00:55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대 목동 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의사 3인 구속 사건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검찰과 변호인들의 공방은 하루 사이의 결심으로 모두 막을 내렸고 재판부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심사숙고의 뜻을 전하며 한달 뒤로 선고 공판을 잡아 놓은 상태다.

아직 선고가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구형을 보면 검찰 등 사법부의 강력한 의지는 이미 새어나오고 있다.

실제로 두 사건 다 의료진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을 샀지만 결과적으로 구형은 가혹했다.

이대 목동 병원 사건에 연루된 교수는 최대 금고 3년형이 구형됐고 간호사와 전공의 등도 최대 2년의 금고형을 주문했다.

현직 교수인데다 판단이 까다로운 의학적 사건에서 이 정도의 징역형이 구형되는 것은 사법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의사 3인 구속 사건도 마찬가지다. 1심에서 최대 징역 1년 6개월의 형이 선고돼 양형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검찰은 무려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재판부의 판단이 아직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항소심에서 형이 늘어나는 것 또한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선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수천명의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설 만큼 공분을 샀던 사건인데도 이러한 가혹한 구형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검찰이 내놓은 구형 이유의 행간을 잘 살펴보면 이같은 이유를 일부 짐작할 수는 있을 듯 하다.

검찰은 이러한 구형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의료계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아무도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의료계 전체가 제3의 원인 등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모두가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을 정부의 의료 정책과 환경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수가 얘기로 점철했다고 지적했다.

환자와 가족들은 의사와 간호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만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는데도 이에 대한 책임 의식보다는 고도의 전문 지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대하는 의료계의 대응에 대해서는 이미 여론에서도 그 문제점이 선명히 드러났다.

물론 의학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전제 아래 그 결과만 놓고 사법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에 대한 반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특정 판사 이름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퇴출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변호인들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이로 인해 일부 변호인은 의사의 전문성을 지키겠다며 사법부 전문성을 이렇게까지 깔아뭉개면 어떻게 재판을 하라는 것이냐는 하소연을 내놓기도 했다.

여론도 마찬가지였다. 의사들의 집회 보도에 달린 댓글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간 소식들도 더할나위 없이 싸늘했다.

대부분 아이가 죽었는데 정책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돈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검찰이 전한 중형을 구형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

하나된 목소리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힘을 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집단의 목소리는 반감만 키우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제 재판부의 판단만이 남아있는 지금 의사들이 모여 지른 함성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무엇을 가져왔는지를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신생아 진료 환경의 개선이다. 하지만 이를 이뤄낸 것은 피켓을 든 의사들의 함성이 아니라 세상을 등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앞으로라도 의사들이 신생아들을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신생아학회의 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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