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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노트| 기능 개선을 위한 양악 수술 사례

박성우
발행날짜: 2017-12-28 11:29:58

우리가 몰랐던 성형외과의 세계…박성우의 '성형외과노트'[10]

양악 수술 사례

성형외과에는 시즌과 비시즌이 있는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시즌이다. 종합병원의 경우 암 재건수술은 그런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젊은 미용 환자들이나 선천기형 환자들의 경우 방학에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병원은 그 경향이 특히 두드러지기도 한다.

양악 수술 환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가 많다. 선천기형 환자들의 경우 안면골 성장이 끝난 이후에 수술을 해야 한다. 얼굴이 자라는 도중에 양악 수술을 하면 수술 후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용 목적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주걱턱이나 무턱 환자들의 경우 20대 환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양악 수술을 예정한 학생이 있었다.

양측성 구순구개열이 있어서 태어났을 때부터 병원과 함께 성장한 친구나 다름없었다. 구순구개열이 있으면 입술과 입천장의 선천적 갈림증에 대해 생 후 80일경에 구순열 수술, 생후 1세경 구개열 수술, 그리고 성장하면서 이차 교정 수술, 치조열(잇몸갈림증 ) 수술 등을 받게 된다.

과거에는 언청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이 선천기형은 단순히 입술에 틈새가 갈라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 태어났을 때 1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갈림증이 성장하면서 얼굴뼈 성장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갈림증이 있는 부위의 잇몸에는 송곳니가 제대로 자리 잡기 힘들고 맞물림 장애도 생기기 때문에 치과 교정 치료가 필요하다. 구순구개열 환자들은 다 성장하면 최종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얼굴뼈 성장을 교정하는 양악 수술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 친구 역시 마찬가지여서 위턱뼈가 기대했던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제3형 교합장애가 동반되어 있어 양악 수술을 계획했다.

최근에는 양악 수술의 경우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옆얼굴의 X선 사진을 찍어서 각각의 지점을 잡고 수 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최근에는 3D CT를 이용해서 수술 계획에 따라 수술 후 모습도 구현할 수 있고 그것으로 최종 얼굴까지 예측할 수가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환자의 CT 영상을 가지고 개별적인 얼굴뼈 모형을 맞춤 제작할 수 있다. 치과에서 치열 모형을 본을 떠서 만들 듯 말이다. 이제는 3D 시뮬레이션 수술이 보편화되었기에 이 친구 역시 수술 전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다.

보통 전신마취 시에는 의학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보았듯 입을 통해 기도삽관을 한다. 하지만 양악 수술의 경우 치아의 맞물림이 수술의 중요 지표이기 때문에 콧구멍으로 기도삽관을 한다.

수술을 시작하며 잇몸 바깥쪽 붉은 점막으로 메스가 스윽 들어간다. 이후 박리가 시작되면 하얀 턱뼈가 보인다. 뼈에서 살가죽을 걷어 올리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위턱뼈의 경우 치아의 뿌리도 피하고 뼈를 뚫고 나오는 신경도 피해야 한다. 콧구멍도 점막이 찢어지지 않게 박리하면 훤하게 뼈가 노출이 된다.

그후 계획했던 대로 절골을 하는데 밖에서 보면 전동 톱을 가지고 사람 입에 넣어서 뼈를 자르기 때문에 공포영화처럼 무시무시하다. 위턱뼈를 절골하는 도중 입천장 깊숙하게 위치한 혈관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간혹 양악 수술 도중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수술 도중 출혈을 제대로 처치하지 못해서 그렇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경우다.

구순구개열 환자들의 양악 수술은 미용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전에 입술 수술, 입천장 수술, 잇몸 수술이 반복되면서 흉터도 심하다. 반복적인 수술로 흉터나 유착이 심하면 출혈도 심하고 박리도 쉽지 않다. 이 환자도 마찬가지여서 모두가 고생했다.

뼈도 피부와 같이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다. 단단하고 두꺼운 통뼈가 있는 반면 부드럽고 얇은 뼈도 있다. 대개 젊은 남자 환자들의 경우 뼈가 두껍고 단단하다. 그만큼 전동톱으로 절골을 해도 여자 환자들에 비해 배로 힘이 든다.

절골 이후에는 수술 전 제작한 맞물림 틀을 이용해서 차례대로 고정한다. 아래턱뼈가 돌출된 경우 더 안쪽으로 집어넣을 수 있고 반대로 무턱의 경우 바깥쪽으로 빼낼 수도 있다.

위턱뼈의 경우 옆면에서 보았을 때 시계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도 있고 얼굴 길이를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 환자 얼굴뼈의 비대칭 정도나 치아 교정 목표에 따라 개별화된 목표를 세워서 수술을 하는 매우 섬세한 작업이다.

수술을 마치고 절개선까지 봉합하면 겉에서 보기에는 상처가 전혀 없다. 하지만 양쪽 뺨과 입술 모두 퉁퉁 부어 있다. 든든하게 턱을 고정, 압박하는 드레싱을 하고 상처 부위에 거치한 4개의 피주머니까지 말끔히 정리하니 어느덧 정오가 지나고 있었다.

양악 수술이 개발되었을 초기에는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회복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일반 병실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얼굴은 쉽게 붓고 환자가 턱을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구토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수술 후 숨을 잘 쉬는지, 출혈이 심하지 않은지 관찰하는 것이 담당 레지던트의 몫이었다.

양악 수술을 하면 입 안에 상처가 아물고 교정 상태가 자리 잡을 때까지 식사가 자유롭지 못하다. 강제 다이어트를 시키는 것과 다름 없어, 수술하고 붓기가 가라앉으면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때가 종종 있다.

이 학생은 입학하기 전에 모든 치료를 끝낸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생후 100일도 안 되었을 때부터 수술실에 들어왔을 텐데, 의사인 내가 더 후련했다.

양악 수술은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데 적용되기도 한다. 이미 그 효과가 세계적으로 입증되어 성형외과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인지 실제 수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는 많지 않다. 40대 아저씨가 기면증으로 정신의학과를 거쳐 성형외과까지 왔다.

수면 무호흡증은 여러 원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해부학적으로는 제 2형 맞물림 장애처럼 턱이 작고 움푹 들어가 있으면 숨 쉬는 통로가 좁아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환자 역시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여러 치료를 시도해보다가 성형외과까지 온 경우였다.

수술에 적극적이어서 양악 수술을 계획하고 진행했는데, 하고 나서 하셨던 말씀이 내 생각과 같았다. "여자들은 어떻게 미용을 위해 이 수술을 참고 한다는 거죠?"

이 환자는 들어간 아래턱을 빼내어 교정하였는데 증상이 많이 좋아 졌다. 아저씨는 잠을 푹 자게 되어 좋다고 했다. 검사 결과 X선 촬영만으로도 숨 쉬는 통로가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저씨는 수술하고 잘생겨졌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예전에 했던 말 취소할게요. 예뻐지고 싶어서 양악 수술까지 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형수술은 단순히 재건과 미용 목적뿐 아니라 기능 개선을 위한 수술도 여럿 있다. 아직 대중적인 관심이나 인지도가 적어서 환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편두통 수술은 압박받는 부위의 신경을 박리해서 감압하여 효과를 보기도 한다. 림프부종의 경우 림프관을 정맥과 이어주거나 림프절을 이식하기도 한다.

수면 무호흡증 역시 양악 수술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환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
면 한다.

※본문에 나오는 의학 용어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에이티피컬 병원에서 사용되는 외래어 발음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박성우 의사의 동의를 통해 그의 저서 '성형외과 노트'에서 발췌했으며 해당 도서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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