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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뉴스| 병원안에서 진짜 보호자는 누구일까

마새별
발행날짜: 2017-08-30 05:00:33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병원에 있다 보면 의사와 환자만큼 자주 찾게 되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보호자이다.

"환자분, 보호자 어디 계세요?"
"보호자 동의 받으셨나요?"

진료에 있어서 환자와 의사만 있으면 별다른 문제 없이 무엇이든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특히 수술에 있어서는 보호자가 더더욱 필요하다.

실제로 필자의 어머니가 수술을 위해 진료를 보고 수술 예약을 잡고, 수술 당일 입원해서 정산을 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절차를 밟아 나가는 데 있어서 보호자 없이 몸이 불편한 환자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들고 벅찬 일들이 많았다.

가족들이 대부분 외국에 있는 탓에 필자는 어머니의 유일한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평일에는 매일같이 병원에서 실습을 해야 하는 탓에 정작 몸이 아픈 내 가족의 보호자로서 병원에 같이 가줄 수 없다는 사실이 심적으로 힘들었다.

어머니 혼자서 아픈 몸을 이끌고 대학병원을 이곳 저곳 전전하시며 홀로 대기를 하고, 진료를 보고, 교수님의 의견을 들으며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언제 수술을 할지 여부를 정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셨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틈틈이 소견이 어떻게 나왔는지, 언제 수술이 가능한지 등을 전화로 밖에 확인할 수 없었고, 그래서 실습하는 내내 온통 신경은 어머니의 전화에만 쏠려 있었다.

마음이 불편했던 나는 결국 시험 기간이 되어서야 평일에 시간이 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용하여 오후에 시험 보는 당일 날 오전에 진료를 예약해서 처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외래 진료에 동행해 드릴 수 있었고, 그 때 들은 소견을 바탕으로 의논해서 겨우내 수술 날짜를 잡고 나올 수 있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결정하기에도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결정인데, 환자 혼자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 누구여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수술 날짜는 방학 중으로 잡아서 어머니의 입원부터 재원기간, 그리고 퇴원일까지 옆에서 함께 있어드릴 수 있었는데 정말 이렇게 곁에서 계속 케어해 줄 보호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사람들은 맘대로 아프지도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수술을 앞두고 낯선 공간에 입원하여 짐을 풀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수술 전 평가를 하고 베드를 옮겨 수술방 문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어머니는 불안해 하셨고 힘들어하셨다.

그래도 수술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 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고, 어머니의 수술 경과를 문자로 알림 받을 수 있어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수술이 끝나고 아직 마취가 다 깨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병실을 찾은 어머니를 반겨주는 것도 보호자의 역할이고, 간호사의 설명을 듣고 의사의 회진을 기다리며 식사와 잔 심부름을 하는 것 역시도 나의 역할이었다.

실습을 돌다 보면 특히 장기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는 간병인과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들이 모두 일터에 나가있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매일같이 옆에서 케어해 주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혼자 남아 있는 환자에게 더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외래에서도 보호자 없이 혼자 오는 환자의 경우는 괜히 더 외로워 보이기도 하면서, 나중에 우리 부모님께서 아프실 때는 꼭 같이 가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후에 아프면 나와 함께 있어 줄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누군가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고도 큰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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