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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의사…정도 걸으면 윤리는 먼 나라 얘기"

발행날짜: 2017-01-06 12:00:50

의협 의사윤리TF 김국기 위원장 "의사가 챙겨야 할 기본은 의무기록"

유령 수술,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쇼 닥터, 음주진료… 일련의 큼직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의사윤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급기야 대한의사협회는 산하에 의사윤리지침 및 강령개정TF팀(이하 의사윤리TF)을 구성하고 10년 묵은 의사윤리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행동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지침을 뜯어고치기로 한 것.

2015년 10월 꾸려진 의사윤리TF는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가지면서 1년이 넘도록 치열하게 개정 작업을 거쳐 결과물을 내놨다. 위원 18명의 의견을 조율하는 중심에는 김국기 위원장(73)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칼타임즈는 경희의대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8년 정년퇴임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을 거쳐 현재 손해보험협회 의료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김국기 위원장을 만나 의사가 윤리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의협 윤리위원회와 인연을 맺었다. 의사들로만 이뤄져 있던 윤리위원회가 변호사, 언론인, 윤리교수 등 비의료인을 포함시키면서 보다 객관적인 기구로 거듭나는 시점이었다.

윤리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윤리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외국 사례도 찾아보며 열심히 공부했다. 38번의 회의 중 36번을 참석해 의사윤리에 대해 논했다.

"신경외과 교수로서 뇌사에 대해 강의하면서 1999년 10명의 교수가 공동으로 쓰는 의료윤리 관련 서적 출간 작업에 참여했다. 뇌사와 장기이식에 관련된 의료윤리 부분을 맡았다. 그게 전부였다. (윤리를)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이게 대다수 의사들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의사윤리강령과 지침이 생긴지는 수십년이 됐지만 존재를 아는 의사들은 드물다.

김 위원장은 "윤리가 그런 것"이라고 했다.

"사실 보통 때 윤리는 거추장스럽다. 의사로서 정도의 생활을 하면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의사로 정직하게 진료해도 먹고 살 수 있으면 비급여도 안 하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이 윤리를 계속 상기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안타까움이다.

"원리원칙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경쟁이 심해지니 자꾸 비법이 등장한다. 한 번 무너지면 잘못된 것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이런 환경의 주범은 국가다. 해묵은 이야기지만 저수가라는 정책이 너무 잘못돼 있다."

김 위원장은 윤리를 지키기 위해 의사가 챙겨야 할 기본으로 의무기록을 강조했다.

"하루 100명이 넘는 환자를 보면 기록을 할 수가 없다. 의사의 가장 기본이 의무기록이다. 환경이 안 그렇다고 기본을 허술하게 해서는 안된다. 점심을 못 먹더라도 차트를 꼼꼼하게 기록해야 한다."

의협에게는 자율징계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의협 윤리위원회가 비윤리 의사에게 할 수 있는 최대 징계는 벌금밖에 없다. 회원자격 정지도 최대 3년까지 내릴 수 있는데 실효성이 없다. 안 그래도 의협 회비를 안내는 사람이 많은데 회원자격 정지가 큰 불이익이 되지도 않는다. 변호사협회처럼 윤리위원회가 직접 조사도 할 수 있고 엄격하게 징계할 수 있는 자율권이 있어야 한다."

자율징계권을 위해 거쳐야 할 부분은 믿을 수 있는 '위원'의 선정. 김 위원장은 그래서 '투자'가 절실하다고 했다.

"의협 윤리위원회는 11만명의 의사 중 7명이다. 사람을 잘 뽑는 게 중요하다. 의료계를 정화하려면 위원 선정 단계에서부터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등으로 윤리위원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역단위 의사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원로 선배 의사로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후배의사들에게 김국기 위원장은 "그래도 의사니까. 의사답게 살자"고 했다.

"윤리는 귀찮지만 꼭 필요한 것이다. 정도를 걸으면 필요 없는 것이다. 환자를 위해 봉사를 하는 직업이 의사다. 우리는 의사다. 사회환경이 나빠도 헤쳐나가는 게 의사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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