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클린 vs 리베이트…두 얼굴의 제약업계
오늘(23일)부터 24일 양일간 제약협회 주관 CP(컴플라이언스) 확산 워크숍이 진행된다. '리베이트 뿌리뽑기'라는 지상 과제를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제약계 CP 담당자는 물론 법조계, 복지부 관계자 등이 총출동해 머리를 맞댄다.
하지만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는 곳도 있다. 순천 D내과, K대병원 호흡기내과 등 리베이트 정황이 포착된 곳이다. 그야말로 살얼음 판이다.
한쪽은 클린 영업 합창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검은 돈이 오가는 제약계의 두 얼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연간 1억5000만원 제안 받았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아직도 리베이트 불씨가 살아있다. 오히려 '남들 안하는 이때가 적기'라며 리베이트를 뿌리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순천발 사건만 봐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리베이트가 오간다. 우리 회사도 연간 1억 5000만원을 요구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사실 요구액이 커서 거절은 했지만 적절한 금액이었으면 처방 약속을 받아내고 계약에 응할 뻔했다.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검찰로부터 리베이트 조사를 받고 있는 K대병원 호흡기내과도 마찬가지다.
아직 투아웃제 이후 사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쌍벌제 이후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익명의 다른 관계자는 "호흡기내과 처방이 많은 특정 제약사 몇 곳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 15여 곳이 연관된 것으로 파악된다. 상위제약사도 연루돼 파장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가운데 제약협회 주관 CP(컴플라이언스) 확산 워크숍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제약협회 "CP 확산 시발점될 것"
제약협회는 이번 CP 워크숍이 '급여삭제' 투아웃제 이후 업계 전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리베이트 근절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CP 모범 기업 등의 노하우를 주고받으며 뿌리 깊은 CP 장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업체별 CP 실무자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
내용도 알차다. 특히 복지부 관계자와 제약계의 Q&A 자리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숍 참석 예정인 CP 관계자는 "제약계 전반적으로 CP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워크숍은 CP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뻔한' 워크숍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제약사마다 여건이 다르고 규모와 매출 등이 각각인 상태에서 '맞춤형 CP' 노하우 전수가 가능할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미 전사적으로 CP활동에 나서고 있는 대형 제약사와 달리 영업사원 수도 적고 경영 여건상 별도로 관리부서를 두기 어려운 중소 및 영세 제약사에게는 적잖은 부담일 수 있다는 것.
이번 워크숍에 참석 예정인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CP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며 "문제는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안이 제시될지는 의문"이라며 "하소연을 듣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실적으로 (CP 활동이) 어려운 제약사에게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또 한번의 선포식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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