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폐암약 경쟁 갈수록 격화...근거 확보 경쟁 치열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박상준 기자 [미국 시카고]비소세포폐암에 쓰는 EGFR TKI 치료제가 세대간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임상현장에도 다양한 화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는 3세대 EGFR TKI 치료제들의 연구 성과 그리고 3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을 4세대 치료제에 대한 다양한 연구 발표가 이뤄졌다. 특히 레이저티닙의 새로운 병용연구, 오시머티닙의 보조요법(adjuvant)시 전체생존율(OS) ADAURA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디칼타임즈는 ASCO 2023 현장에서 국내외 폐암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 추가된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근거를 중심으로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좌담회에는 연세암병원 폐암센타장 조병철 교수,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혈액종양내과 심병용 교수, 싱가포르국립대병원 Dr. 로스 수 등 3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메디칼타임즈는 ASCO 2023 현장에서 국내외 폐암 전문가들과 함께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3세대 EGFR TKI 제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경쟁Q : 지난해 말 아시아 유럽종양학회에서 공개된 LASER301 연구의 등장으로 1차 치료에서도 경쟁을 앞두고 있다. 레이저티닙과 오시머니팁의 처방시 선택기준의 고민이 생길 것 같은데 지금까지 나온 근거를 토대로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나?심병용 : 전반적인 평가에서 보면 두 약물이 일단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근거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레이저티닙의 무진행 생존율이 좀 더 길게 나왔다는 점이다. 오시머티닙보다 더 길었다는 점은 레이저티닙이 좀 더 강력한 단백질 결합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아시아 환자에서 레이저티닙의 무질병 생존기간이 20.6개월이어서 기존 3세대 아시아 무질병 생존기간보다 4개월 이상 긴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심병용 교수심병용 :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진행 생존율과 함께 뇌전이 환자와 L858R 유전자가 있는 경우 레이저티닙이 좀더 매력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제 1차 치료로 확산되어 처방을 해야 한다면 환자들의 유병 히스토리를 잘 살펴야할 것이다. 로스 : 개인적으로 두 약제가 거의 같다고 보기 때문에 향후 시장접근 가격이 중요한 처방기준이 될 것이다. 싱가포르를 포함 세계 어느나라든 폐암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비용 환자부담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가격이 선택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제는 두 약제의 동등성 근거가 이미 확보됐다는 이야기다.로스 : 한 가지 고려할 점으로는 레이저티닙에서 손발감각이상 부작용이 다소 흔하게 나타난다. 이점으로 인해 아무래도 처방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은 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부분 약물조절이나 기타 약물투여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만약을 위해서라도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다. 오시머티닙도 일부에 한해 심장독성 문제가 있어 상호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는 어떤 약에 익숙하느냐의 문제다.조병철 : 효과 면에서 두 약제 큰차이가 없다는데 동의한다. 레이저티닙에서만 보여지는 유일한 한가지를 언급한다면 뇌전이 환자에서 레이저티닙만이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모든 연구자가 같은 생각이겠지만 솔직히 우연 가능성도 열어놔야한다. 하지만 전임상 데이터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확인한 부분이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하는 부분이다. 우선 데이터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예후가 안좋은 환자에서는 매력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시머티닙도 좋은 약이다. 하지만 뇌전이 환자라면 레이저티닙을 쓸 가능성이 있다. 특히 레이저티닙을 사용하고 재발한 환자에서 뇌전이 발생이 기존의 1세대 게피티닙에 비해 우월한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처방의 기준이 될 것이다.닥터 로스와 심병용 교수가 EGFR 1차 치료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경청하고 있다.3세대 병용요법 전략의 시작Q : 무진행 생존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계속되고 있다. 항암화학요법, 사볼리티닙, 아미반타맙과 같은 병용요법이 또하나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어떻게 전망할 수 있나?조병철 :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전략은 결국 단독요법을 넘어서 병용요법이 될 것이다. 이미 일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생존율 개선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생존율 뿐만아니라 병용요법과정을 찾아낼 수 있는 다른 새로운 근거도 많다. 이를 테면 뇌전이 효과, 유전자차이에 따른 효과 등 다른 새로운 근거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어서 향후 처방전략에서 병용 데이터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닥터 로스로스 : 3세대 EGFR TKI들이 병용임상을 진행중이다. 오시머티닙은 FLAURA2가 대표적이고, 레이저티닙은 MARIPOSA가 있다. FLAURA2 연구는 오시머티닙에 백금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을 오시머티닙 단독과 비교한 것이고, MARIPOSA 연구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을 오시머티닙과 비교한 것이다. 이미 FLAURA2는 탑라인을 발표했고, MARIPOSA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조병철 : 저 또한 병용요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병용요법에서 나타난 두약제의 효과 차이, 독성, 장기효과 등을 살펴봐야 한다. 병용요법을 보는 이유는 두약제의 병용효과도 있지만 단독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두 개의 약제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나오는 근거가 단독 및 병용전략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로스 : 향후에는 EGFR TKI 제제 1차 치료에서도 병용요법이 표준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그 전제 조건으로는 최소한 단독요법 대비 10개월 정도 생존율 연장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조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 지금 가장 큰 관심사다.심병용 : 병용요법을 1차로 복용하게 되면 아마 지금의 두 배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가격이 너무 비싸진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 경우 비용 대비 효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저도 로스 교수와 마찬가지로 10개월 이상 생존율 연장효과를 증명하는게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보험에서도 허들이 많을 것이다.조병철 : FLAURA2 연구를 전망해보면, 초치료로 화학요법 시행시 5~6개월의 정도의 무진행 생존율을 입증했고, 오시머티닙에서 19개월의 개선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단순하게 병용한다면 24~25개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ARIPOSA의 경우 화학항암제와 병용이 아니라서 좀 더 기대가 크다.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모르지만 전체 30개월 정도 나와준다면 임상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이며, 표준치료의 가능성도 있다. 로스 : 병용요법의 결과가 30개월 미만인 26~27개월 정도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병용요법의 주요 관전포인트는 생존율 개선과 더불어 다양한 임상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뇌전이 환자들에 대한 접근성, 돌연변이 유전자 환자의 전략, 부작용 관리 등 지금까지 얻지 못했던 정보를 알 수 있다.조병철 교수심병용 : 1세대나 2세대 치료를 했을 때 무진행 생존율이 10~11개월이 나왔고, 3세대에서 현재 20개월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병용요법에서 30개월이 나온다면 매우 이상적일 것을 보인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지금보다 10개월 더 생존 연장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수술 환자의 보조요법(adjuvant)의 새로운 가능성Q.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ADAURA 연구가 큰 화제였다. 이 연구는 어떤 연구이며 임상적 영향력은 무엇인지 종합적인 견해를 말해 달라로스 : ADAURA 연구는 수술이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오시머티닙과 위약을 주고 5년 생존율을 관찰한 연구다. 앞서 3년째 무진행 생존율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 결과 5년 생존율은 오시머타닙 85%, 위약군은 73%로 질병진행 및 사망위험을 51% 낮췄다. 심병용 : 이 연구가 갖는 의미는 3세대 제제에서 처음으로 수술 후 환자의 생존율 개선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1세대 연구도 몇 개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우선 이번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3년 이후에 무진행 생존율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 어떻게 해석될지 조금 마음에 걸린다. 나중에 전체 생존율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병철 : 현장에서도 질문이 나왔지만 위약군에서의 오시머니닙 투여 비율이 낮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임상 당시 오시머티닙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연구자가 해명했지만, 임상 기준이 변했다면 아마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임상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나올 것이다. 좀 더 세밀한 데이터 분석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4세대 EGFR TKI 제제의 치료제 개발Q. 4세대 EGFR TKI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단계와 치료제 전망은?심병용 : 4세대 치료제들의 경우 지금쓰는 약물과 조금 다른 의미로 바라보고 있다. 4세대는 C797S 돌연변이를 위주로 생각하고 있지만 발현비율이 낮을 것 같다. 정말 4세대가 3세대만큼의 또 한번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짓기는 어렵다. 현재까지는 회의적이다. 조병철 :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1세대 치료제와 4세대 치료제를 비교해 보면 C797S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Exon19번의 결손, L858R의 돌연변이, T790M 등에 반응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이인츠바이오 JINA 02 테라펙스 TRX-221 블루프린트 메디신 BLU-945 등이 존재한다. 조병철 : 이전에는 전체 EGFR 돌연변이의 10% 미만인 C797S와 같은 변이를 표적전략을 섰다. 올해 ASCO에서 단일요법 데이터와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결과가 일부 발표됐는데 앞으로 4세대 약제들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줬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임상이었다고 생각한다. 4세대 EGFR TKI 제제는 병용요법의 파트너로서 좋다는 의미로 타겟에 좀더 강력하게 접근해 무진행 생존율을 올리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심병용 :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환자 치료 경험을 보면, 환자 중 MET 돌연변이가 20% 이상이 되고 이때에 아미반타맵을 통합해서 쓰면 MET 변이를 막아주기 때문에 효과가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4세대 TKI의 경우 C797S 치료 가능성을 하나 더 붙인것이라서 희귀하기는 하지만 이를 추가한다고 크게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병철 교수와 로스 교수가 EGFR TKI 제제 치료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조병철 : 이전 프로파일 같으면 C797S과 같은 변이가 있는 경우에 효과를 보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리지널 변이까지 잡을 수 있는 4세대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내성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전략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로스 : 4세대 치료제들의 역할은 내성환자 관리에 있다. 쓸 수 있는 치료제를 모두 쓰고 옵션이 없이 다시 항암화악요법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다른 치료 옵션이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 큰 희망이다. 타깃이 다르기 떄문에 역할 또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