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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NMC 코로나 후유증 여전…병상가동률 40%·손실 400억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국립중앙의료원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병상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한 채 손실액만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코로나19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은 전 병상을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를 집중치료하는 등 전담병원으로 최전선을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로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2024년 현재까지도 병상가동률은 40% 수준으로 병상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17년~2019년) 70.6%였던 평균 병상 가동률이 코로나19 시기(2020년~2023년)에는 38.0%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며, 2024년에도 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이후로도 여전히 병상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상가동률이 떨어짐에 따라, 당해연도 세입세출 예산 수립을 위해 산출한 의료수익 예산 대비 손실 규모는 코로나19 기간동안 1341억 8700만원에 달했으며(2020년 470억 1300만원, 2021년 210억 8700만원, 2022년 378억 3600만원, 2023년 282억 5100만 원), 2024년에도 399억 9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코로나19가 종료된 2024년에도 병상가동률이나 의료수익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회복기 손실보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국립중앙의료원은 정부로부터 코로나19기간인 2020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1056억 5900만원을 손실보상 개산급으로 수령했으나 회복기에 대한 손실보상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전진숙 의원은 "공중보건위기상황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느라 발생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착한 적자를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의 회복기 손실보상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10-17 09:55:12정책

코로나 이후 병원경영 희비…민간 상종 수익↑ 국공립↓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코로나19를 겪으며 '빅5'를 포함한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은 대부분 수익이 증가하며 경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전선을 지킨 공공병원들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22 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이익은 2019년 551억원에서, 2020년 266억원으로 감소 후 2021년 1262억원, 2022년 1690억원으로 대폭 상승했다.코로나19를 겪으며 '빅5' 등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은 정부가 지급한 코로나19 손실지원금으로 대부분 수익이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또한 2019년 292억원, 2020년 4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기간을 겪으며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이익은 2021년 83억원, 2022년 530억원이다.세브란스병원은 의료이익이 2019년 51억원에서 2020년 273억원, 2021년 753억원, 2022년 68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서울성모병원은 빅5 민간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호재를 입지 못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의료손익은 2019년 220억원에서 2020년 적자 256억원으로 돌아서고, 2021년 94억원, 2022년 69억원으로 나타났다.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 또한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서울대병원 의료손실은 2019년 144억원에서 2020년 864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21년 642억원, 2022년 535억원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민간병원 코로나19 의료손실금 4조9900억원 지급민간병원의 수입증가는 정부가 코로나19 치료 환자에 참여한 병원에게 지급한 손실보상금 때문이다. 정부 보조금이 포함된 '기타수익' 항목 증가세가 수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9월까지 민간 의료기관 488개소를 대상으로 총 4조9900억원의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서울아산병원의 기타수익은 2019년 49억원에서 2022년 1097억원으로, 삼성서울병원은 같은 기간 67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었다.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최전선을 지킨 공공병원은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신종 감염병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국립중앙의료원은 2019년 340억원 수준이었던 손실 규모가 2020년 703억원, 2021년 577억원, 2022년은 727억원으로 늘었다.2020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의료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의료원의 의료 손실은 2019년 288억원, 2020년 828억원, 2021년 738억원, 2022년 8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4-01-18 12:00:45병·의원

융자받아 월급주는 지방의료원들…정부 재원 투입한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코로나19 이후 악화일로 걷고 있는 지방의료원 경영난에 단비가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지방의료원장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필수의료 및 의사인력 확충과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 목적은 필수의료와 의사증원 관련 논의였지만, 당장 직면한 지방의료원 경영난에 대한 대책 논의가 테이블에 올랐다.지방의료원장들은 복지부 조규홍(사진)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필수의료 및 의사증원 이외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은 "지방의료원 의사인력 부족은 타 의료기관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며 의사인력 확충 필요성에 공감하며 지방의료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대구의료원 김시오 의료원장 또한 경북대병원이 대구의료원에 필수의료인력을 파견, 대구시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제도화와 지원을 제안했다.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은 올해초부터 거듭 문제제기 된 상황.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포천병원의 경우 올해 2월, 손실보상금이 종료되면서 월 평균 10억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다행히 지자체에서 매달 8억원을 지원하면서 임금체불을 면했지만 연말에는 임금체불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알렸다.실제로 조승연 회장에 따르면 연말로 접어들면서 대형 공공병원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서울의료원도 융자 위기이며 천안의료원은 이미 30억원의 빚을 내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지방의료원장의 호소에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지방의료원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지방의료원 경영난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TFT 구축을 당부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지방의료원 손실보상 지원 명목으로 3천억원의 예산을 잡아 둔 상황. 정부 차원에서도 의지를 갖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 국회 예산심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조 회장은 "공공의료기관이 은행에 융자를 받아 직원 월급을 지급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에 적극 협조하면서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고 말했다. 
2023-11-30 11:54:14정책

코로나 손실보상금 5조…300병상 공공병원 20개 건립 비용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민간 의료기관에 지급한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 300병상 규모 공공병원 20개소 이상을 신축할 수 있는 비용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정춘숙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민간 의료기관 488개소를 대상으로 총 4조 9900억원의 코로나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공공 의료기관에 지급한 손실보상금 규모는 3조 6002억원으로 민간과 공공 의료기관을 모두 합치면 8조5908억원에 달하는 액수.정춘숙 의원은 손실보상금 규모와 공공병원 건립 비용을 비교해 제시하며 공공의료기관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지난 2020년 발간한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적정규모(300~500병상)의 공공의료기관 1개소를 신축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1500억원~2500억원(병상당 5억원) 수준.국회예산정책처 또한 지난 2021년 2월 발의된 '지방의료원 설립법 개정안'과 관련, 400병상 규모 지방의료원 1개소의 신축 비용을 2483억원으로 추계했다.다시말해 2500억원이면 공공병원 한곳을 건립할 수 있고, 민간병원에 지원한 손실보상금 5조원 예산으로 20여곳 이상의 공공병원 신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정 의원이 여기에 주목한 이유는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지방의료원 신·증축 등 기능보강 예산을 포함한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사업 예산을 보면 올해 약 1511억원에서 1416억원으로 약 95억원 삭감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코로나 이후 현재까지 민간의료기관에 지급된 손실보상금이 5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300병상 규모 공공의료기관을 20개소 이상 신축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그 돈의 절반만이라도 공공에 투입했다면 공공의료의 양적,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정부는 조속히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을 내실화하는 한편, 공공의료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11-08 12:13:14정책
2023 국정감사

조규홍 장관 "경영난 몰린 지방의료원 지원 확대 검토"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했던 지방의료원이 경영난에 몰리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회복을 위해 국고 지원 범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이후 병원마다 회복률에 차이가 있다"라며 "(회복률이) 너무 낮은 병원은 왜 그런지 원인을 파악 후 국고 지원을 확대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국회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백남순 포천병원장(왼쪽)이 코로나 전담병원 이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이는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과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용인시병) 질의에 따른 답변이다. 이들은 국정감사 첫날부터 공공의료원에 대한 손실보상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남 의원은 "복지부는 코로나 전담병원 기간 중에는 손실을 개산으로 보전했고 종료 후에는 최대 6개월까지 회복기간을 설정해 보상했다"라며 "코로나에 진료에 공공병원이 헌신을 했는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 부분의 해결이 없으면 필수의료 국가책임제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남 의원의 요청으로 국정감사장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경기도의료원 백남순 포천병원장은 실제 병원이 처해있는 현실을 전했다.백 병원장은 "현재 병상가동률은 40%를 살짝 넘고 있다"라며 "코로나 이전 포천병원은 외래환자가 일일 평균 700명을 웃도는 지역에서 사랑 받던 병원이었는데 현재 회복돼서 400명 수준이다. 재정 운영 적자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손실보상금이 2월에 종료되면서 월평균 10억원 정도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라며 "다행히 지자체에서 매달 8억원씩 재정을 만들어서 지원해주고 있어서 임금 체불은 피하고 있지만 연말에는 임금 체불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정부의 손실보상 지원책의 문제점도 짚었다.백 병원장은 "회복기 손실보상책은 코로나 기간에도 전국 모든 공공병원 원장들이 절대 부족하다고 2년전부터 울다시피 말해왔다"라며 "6개월로는 절대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했다. 최소한 공공병원을 동원한 기간 동안, 즉 2년 반을 동원했으면 그 정도라도 여유를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정 의원 요청으로 국감장을 찾은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도  "현실이 당혹스럽다"고 호소했다.조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됐지만 지방의료원 병상가동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 2년 동안 코로나 환자만 보니 소위 단골환자가 많이 이탈했고 그러는 동안 많은 의료진, 특히 의사인력이 병원을 떠났다. 공공병원 미래, 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그는 "늦어도 내년부터는 대부분 지방의료원이 임금 지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라며 "공공병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재정 지원이 필요하고 필수의료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시니어 의사 활용, 공공임상교수제 시행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10-12 17:58:39정책
2023 국정감사

윤석열 정부 1년 5개월 지났지만…보건의료 공약 미이행 비판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대통령 선거 당시 내세웠던 보건의료 분야 주요 공약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은 11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이 선거 시절 내걸었던 지역 의사제,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국가책임제, 남자 청소년 HPV 백신 지원 등의 공약이 전혀 실행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지영민 질병관리청장(왼쪽)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남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보건복지 분야에서 만큼은 공약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고 현안이 산적해 있다"라며 "의대정원 증원을 하더라도 지역의사제 내용을 포함해 이야기만 해야 한다. 의대를 신설하거나 기존 의대 정원을 늘려주기로는 필수의료 강화가 안된다"고 꼬집었다.지역의사제는 의사 면허 취득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일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와 함께 지역의사제 시행도 고민하고 있다.남 의원은 더불어 코로나19를 겪은 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공공병원에 회복기 지원 기간을 연장하거나 지원 금액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또한 필수의료 국가책임제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역의사제는 지역의 불균형 완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의대정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정책 패키지로 같이 발표하겠다. 다만 지역의사제는 찬반이 분명하기 때문에 검토를 심도있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이어 "공공의료원 코로나19 손실보상 부분은 지난 정권에서 전문가들이 포함된 여러 번의 회의를 통해 진료비 감소분을 최대 6개월까지 회복기 보상을 하겠다고 결정해 추진하고 있다"라며 "병원 여건에 따라 회복률에 차이가 있는 만큼 현장 의견을 듣고 재정 당국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남 의원은 질병관리청을 향해서도 현 정부의 공약 미이행 부분을 이야기 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국가책임제를 내세웠는데 여기서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입증책임 전환이 중요하다"라며 "입증책임 전환을 정부가 맡아서 하기는 어렵다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책임제 공약 내용과 안맞다"고 꼬집었다.또 "청소년기 남학생에게까지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도입을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진행이 안되고 있다"라며 "지키지 못할 것은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이행계획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지영미 질병청장은 "백신 예방접종 입증전환 책임제가 있었지만 국정과제로 넘어갈 때는 국가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설정됐다"라며 "국가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제도 전반을 보면서 피해보상제도 전체를 발전시키는 고민을 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HPV 백신 도입은 1차 연구 결과에서 비용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와서 2차 연구용역을 진행 하고 있다"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초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2023-10-11 15:33:29정책

"마른수건도 짜보자" 국립대·중소 막론하고 경영난 극심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환자들의 의료이용에 변화가 생겼다." "의료기관 이용 문화가 바뀌었다."환자들의 병원이용이 감소하면서 병원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지역 내 전담병원 역할을 했던 국립대병원은 정부가 지원했던 손실보상금이 끊기면서 적자상태에 빠졌다.중소병원들도 코로나19 당시 줄었던 환자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해당 병원들은 "병원 이용 문화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중증질환의 경우 대형 대학병원을 택하거나 간단한 질환은 동네의원을 찾는다는 얘기다.실제로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이 감소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30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을 통해 전국 국립대병원 12곳의 일반 입원실 병상이용 현황을 파악해봤다.서울대병원은 1494병상 중 121병상만 남은 상태로 약 92% 채워진 상태인 반면 이외 다른 국립대병원은 70~80% 수준에 그쳤다. 일부는 60%까지 떨어진 곳도 있었다.전국 국립대병원 일반 입원실 병상 운영 현황.(자료: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 데이터 메디칼타임즈 재가공)코로나19 당시 전담병원 역할을 했던 국립중앙의료원은 246병상 중 62병상 비어 있는 상태로 약 75% 수준에 머물렀으며 제주대병원은 548병상 중 가용병상 196병상으로 65%, 강원대병원은 514병상 중 가용병상 171병상으로 67% 운영 중이다. 급격히 낮아진 병상가동률에 일선 국립대병원은 코로나19 당시 감염관리 강화를 위해 신설했던 행정조직을 통폐합하고 병동 또한 가동률이 낮은 병동끼리 통폐합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심지어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줄이고자 중환자실까지 축소해 운영하는 사례도 나오는 실정이다.익명을 요구한 지방 모 국립대병원 보직자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병상가동률이 85~90%를 유지해왔는데 최근 병상가동률은 낮은 상태에서 코로나19 당시 늘어난 의료인력, 시설 및 장비 등 고정비 지출은 높아 적자 폭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마른 수건도 짜서 써야 할 정도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며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경영진도 의료진 및 직원들도 힘들다"고 덧붙였다.국립대병원 상당수가 코로나19 당시 의사, 간호사를 대거 채용해 감염병 위기상황을 잘 넘겼지만 정부에서 지급했던 손실보상금이 사실상 끊기면서 적자로 돌아섰다.또 다른 국립대병원 보직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의료인력 인건비 부분을 지원해주던 손실보상금이 있었는데 최근 사라지면서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암 등 중증질환 수술은 소위 빅5병원으로 몰리고 수술 후 관리는 지방 국립대병원을 내원한다. 시쳇말로 수익이 안되는 진료만 남는 셈이다. 이에 따라 매출은 높지만 적자는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국립대병원, 중소병원을 막론하고  고정비 지출은 증가한 반면 수익은 감소하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이 극심한 상황이다. 지역 내 형님격인 국립대병원은 그나마 규모로 버티고 있지만 일선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할 실정이다. 서울, 경기 지역 무관하게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서울에 위치한 홍익병원 251병상 중 가용 병상 수가 116병상으로 절반도 못 채운 상태로 운영 중이며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활약을 했던 김포 뉴고려병원은 267병상 중 가용 병상이 178병상으로 가동 중인 병상비율이 30%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처럼 병상가동률이 감소한 중소병원이 전국적으로 수두룩 하다는 점이다. 일선 중소병원들은 "의료진 인건비, 시설 및 장비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이 너무 커졌다"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한번 인상한 인건비를 줄일 수는 없는 부분. 진료수익이 증가하면 보릿고개를 넘기겠지만 최근 병상 가동률마저 줄어들면서 적자의 늪에 빠져드는 모양새다.경기도 한 중소병원장은 "총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60~70%를 차지하는데 해당 지출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 재정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전반적으로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도 낮은 상태로 점점 더 커지는 적자폭을 막을 방법이 안 보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2023-08-31 11:58:17병·의원

지방의료원 돈맥경화 극심…"연말 임금체불 위기" 경보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코로나19 당시 전담병원 역할을 했던 지방의료원들의 경영난이 극심하다. 추가 예산지원이 없으면 올해말 임금 체불 위기에 내몰린 의료원이 수두룩한 실정이다.24일 취재결과 전국 지방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이 50%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극히 일부 의료원만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을 뿐 상당수가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이미 일부 지방의료원은 동일 지자체 산하 의료원 예산으로 임금체불을 틀어막고 있는 상태. 올 연말이면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의료원들도 자금 압박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일선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이 극심하다.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2년 의료손익이 크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방의료원의 의료손익은 2018년 -1246억원에서 코로나19 이후 -526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2021년 -4504억원, 2022억원 -5491억원으로 악화되고 있다.또 다른 문제는 환자 감소. 코로나19 이후 지방의료원의 환자 내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를 통해 지방의료원의 병상이용률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지방의료원 평균 85.45%였지만 2020년 51.05%, 2021년 58.42%, 2022년 44.01%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환자가 계속해서 감소하면서 병원의 경영난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은 "올해 연말이면 전국 지방의료원 70~80%가 자금부족으로 임금 체불 현상으로 이어질 위기"라며 "의료원마다 통장이 고갈되고 있다"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그는 이어 "인천시의료원도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11월~12월이 되면 재정이 바닥이 날 것"이라며 "지자체 측에 추경(추가경정 예산안)을 요구하겠지만 지자체에선 중앙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예산으로 보고 있다"고 난감함을 전했다.지방의료원 경영난의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환자 내원이 급격히 감소했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던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 끊긴 것도 직격타가 됐다.지방의료원연합회는 코로나19 이후 6개월~1년간 지방의료원 경영 안정화 기간을 고려해 지급키로 한 손실보상금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매출감소분에 대한 손실보상금 이외 경영안정화 단계에서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지방의료원들의 요구는 손실보상금 수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의사, 간호사 인건비는 크게 상승한 반면 정부가 지급하는 보상금 기준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조승연 회장은 "간호사의 경우 코로나19 당시 월 1천만원까지 오르는 등 인건비 지출이 컸는데 코로나 이전 기준으로 보상금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환자이용률이 대형 대학병원과 개원가로 몰리고 지방의료원 즉, 중소병원은 떨어지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한 원인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3-08-25 05:30:00병·의원

박향 정책관 "코로나 대응 총괄 '중수본' 8월 전후로 해체"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3년 넘도록 일상을 뒤흔들었던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응도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다.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하향 조정하면서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범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활동을 종료한 데 이어 오는 8월경에는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도 해체할 예정이다.이는 이달 말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하는 안에 대해 논의, 결론이 나오면 이어질 후속 조치다.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총 4단계다.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하향 조치로 중대본 활동은 보건복지부 중심 중수본으로 통합됐다.중대본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말에 활동이 끝났다. 이달부터는 중수본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상황. 정부는 이미 감염병 위기 단계 및 등급 조정을 2단계에 걸쳐 완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박향 공공보건정책관(코로나19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낮아지는 2단계 조치가 이뤄지면 감염병 감시체계가 질병관리청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중수본도 감염병 등급이 4등급으로 낮아질 때까지는 유지되다가 해체될 것"이라며 "그 시점을 8월 전후로 보고있다"고 말했다.다만 중수본 해체가 곧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박 정책관은 "감염병 단계가 4급으로 낮아지더라도 코로나19는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병"이라며 "일반적인 병원 체계 안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수본이 별도로 병상을 배정한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관리 작업이 없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이어 "복지부는 별도 정원에다 겸직, 파견까지 더해 90여명 이상의 규모로 중수본에 참여하다 현재는 약 50명 정도로 축소 운영되고 있다"라며 "해체 이후에는 후속 작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박향 공공보건정책관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새롭게 만들어진 수가, 손실보상 제도 등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 지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코로나19 통합격리관리료, 투약안전관리료, 감염예방관리료, PCR‧RAT 등 진단검사료 등 다양한 수가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단계별로 제작하고 있는 '백서' 마무리 작업도 이어 나갈 업무다.박 정책관은 "코로나19 대유행 단계에서 만들어진 수가도 추후 감염병 단계가 낮아졌을 때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해 중수본 해체 전에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예산, 프로그램에 대한 점검, 정산 등 만만치 않은 작업이 남았다. 후속 작업이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어 "손실보상도 회복기 손실보상이 남아있는데 전 병상을 비운 곳은 병상 회복 기간을 1년으로 보고 손실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손실보상 업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수본 해체 후에도 손실보상금이 잘 운영됐는지에 대한 평가도 해야 한다. 3년 반의 시간 동안 8조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중수본을 해체하더라도 코로나19 유행에 대한 관심은 이어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료계에서는 겨울이 오면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박 정책관은 "당연히 하반기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현재도 소폭의 유행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겨울이 되면 당연히 또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지난 3년 반의 시간 동안 우리는 감염병 병상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어느 정도로 치료를 해야 할지를 습득해왔다. 검사 도구가 있고 타미플루처럼 싼 가격까지는 아니지만 치료제도 있다"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병상도 음압 병실을 추가로 만들었고, 일반 병실에서도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 충분히 겨울 유행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6-22 05:30:00정책

코로나 3년간 의료기관에 지급한 손실보상금 8조7천억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복지부는 지난 3월 기준 일선 의료기관 코로나19 손실보상금 506억원을 지급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0년부터 4월부터 2023년 3월 기준으로 지난 3년간 의료기관에 지급한 손실보상금 규모가 8조 70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5일 열린 보상심의위원회 심의·의결 결과 총 506억원의 손실보상금을 추가 지급한다고 26일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이달 개산급은 총 191개 치료의료기관에 468억 원 지급하며 34개소에 대해 정산해 15억원을 환입, 21억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이와 더불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의 폐쇄·업무정지·소독 명령을 이행한 치료의료기관 55개소, 일반영업장 20개소, 사회복지시설 136개소에 대해서도 총 17억원을 지급한다.현재까지 중수본이 이달까지 지급한 손실보상금 총 금액은 8조 7057억원 규모로 이중 치료의료기관 개산급(정산액 포함)은 602개 기관에 8조 4627억원을, 폐쇄·업무정지 기관 손실보상은 7만 6554개 기관에 2429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손실보상금 전체 금액 중 상당부분은 치료의료기관에 개산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개산급은 손실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잠정적으로 산정한 손실액을 일부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중수본 측은 "감염병전담병원 등 코로나19 환자 치료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한 손실보상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매월 개산급 형태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전담병원 해제 이후 손실보상 전체에 대해 정산을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2023-04-26 11:41:23정책

행위별수가 개편 요구 나선 공단 노조…대안은 총액계약제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보건의료 노동계가 진료량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는 '행위별수가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그 대안으로 혼합진료 금지부터 총액계약제까지 의료계가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혼합진료 금지와 총액계약제가 중점적으로 등장했다.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남인숙·한정애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정책연구원은 자체적으로 건강보험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연구(연구책임자 김준현)를 추진, 이번 토론회에서 공개했다.정형선 교수는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연세대 보건행정학부 정형선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비 상승과 보험료 인상은 의사인력 부족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문제부터 짚었다. 정 교수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의대정원이 축소됐고 이는 의사 모시기 경쟁으로 이어져 의사 몸값이 상승하고 병원은 경영 압박을 느끼는 상황까지 왔다고 진단했다.병원 경영 압박은 간호사 등 고용인력 임금 억제와 수가인상 요구로 드러나고 결국은 보호자 간병, 수술방 PA 등 의료의 질 저하, 건강보험료 인상에 따른 국민부담 증가의 악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정 교수는 "공급자는 환산지수 인상률 2%가 적다고 호소하지만 수가의 다른 구성인 상대가치점수는 지난 20년간 그 이상, 복리수준으로 올랐다"라며 "현재 행위별수가제, 환산지수 구조는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환산지수 인상률 자동산출 기전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는 "환산지수 계약을 할 때 상대가치점수 변화를 고려한 전체 수가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수가 증감은 정책 변화에 따른 수가 변화 부분을 고려하고, 진료량 증감은 환자단위 에피소드 증감과 에피소드당 행위량 증감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포괄수가제를 하든 행위별수가제를 하든 대만처럼 총액을 관리해야 한다. 상대가치점수는 그대로 두고 환산지수를 폐기한 후 매년 진짜 인상이 필요한 부분을 전문가 의견을 받아 전체 진료비 증가율 범위 내에서 올리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책연구원 발주 연구를 수행한 김준현 건강정책참여연구소장은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비급여 목록을 정리하고 혼합진료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더불어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갖고 간다면 성과 평가, 대안적 지불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김 소장은 "급여와 비급여를 혼용하면 급여비용 일체를 불인정하는 혼합진료 금지를 시행하기 위해 건강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라며 "단 제한적 의료기술과 같은 근거창출 목적으로 사용되는 비급여처럼  일부 항목의 비급여 혼용은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지출부문 관리에 주안점을 둔 정책기조"라며 "지출부문 통제는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에 방점을 두고 추진, 실제적인 추진 전략이 담긴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민 및 이해당사자에게 정부 실행 의지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남인숙·한정애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노동계 "정부, 공급자 카르텔은 왜 안 건드리나"보건의료 노동계도 수십년을 이어온 행위별수가제를 하루 아침에 뒤엎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했다. 대신 '재정 중립적' 관점을 갖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주문하며 공급자 단체 눈치보기를 그만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민주노총 이정훈 정책국장은 "정부가 재정중립 관점을 확실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라며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를 연동해 재정중립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포괄수가제 등 다양한 지불제도를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고 잘 설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또 지불제도 전면개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정부는 노조가 기득권이라고 하는데 공급자의 상당한 카르텔과 기득권 체제를 왜 건드리지 않는지 의문이다. 공급자까지 불러서 논의를 시작하면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가입자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가 논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정성을 계속 강조하는데 하루빨리 논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국장 외에도 공급자 단체가 '기득권'이라는 시각은 토론회에서 지배적이었다.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료공급자에 대한 선제적 두려움이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의료계 저항을 미리 예상해 겁부터 먼저 먹고 개혁자체를 차일피일 미뤄와 현재는 행위별수가제가 금과옥조처럼 돼 버렸다. 여기에 의료산업화 세력을 토대로 행위별수가제가 유지되고 있는 측면이 생겼다"고 비판했다.정 위원장 역시 포괄수가제, 총액계약제 도입을 주장하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병의원에 손실보상을 덩어리로 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병원단위로 연간 진료량과 수입을 예상해 계약하는 총액계약제 도입이 어렵지 않다"라며 "총액계약 병원에는 행위별수가제 하의 심사평가 등 비용을 전환해 보상을 넉넉히 해주고, 지연보건사업이나 비급여 진료가 없어 환자의 직접 의료비 부담이 현격히 줄어든 것들에 대한 장점을 홍보하고 우군을 확보할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어 "병원급 입원진료에서는 외상, 응급, 투석, 소아, 분만 등은 총액으로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의료공급자의 저항과 의료산업계의 투기 욕망은 심각한 저해요인이다. 지불제도 개편과 국민직접 의료비 절감, 적정진료 및 필수의료 살리기를 패키지로 의제화하고 선거공약이나 핵심 정책공약화 할 수 있는 정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강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혁신과장은 "9월에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세울 예정인데 여기에 보장성 강화 내용을 담도록 돼 있다. 지불보상제도뿐만 아니라 가격결정체계도 손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상대가치점수, 환산지수도 종합계획을 세우면서 담겠다. 올해는 보건의료발전계획, 건강보험종합계획 등 개혁 이슈를 전반적으로 논의해 중요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말하겠다"고 전했다.
2023-03-15 12:47:57정책

약가인하 환수·환급법 나비효과 우려 "품절 사태 재발할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과 함께 본회의 패스트트랙을 탄 약가인하 환수·환급법에서도 의료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약가 저평가로 생산이 중단되는 약재가 늘어나면서 앞선 의약품 품절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17일 의료계 일각에서 약가인하 환수·환급법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9일 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 등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약가인하 환수·환급법 패스트트랙에 의료계가 제2의 감기약 품절사태를 우려하고 있다.이 개정안은 제약사가 약가인하 및 급여정지 처분에 반해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을 때 그동안 생긴 경제적 이익·손실을 환수·환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행정소송에서 제약사가 승소할 경우 관련 손해를 정부가 환급하겠다는 보상책도 담겼다.기존엔 관련 행정소송이 이뤄지는 동안 제약사들은 원래 약가를 유지할 수 있어 인하로 인한 손해를 일정 부분 보전할 수 있었다.하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제약사들은 행정소송 기간에 생긴 수익과 경제적 피해를 토해내야 한다. 제약사 입장에선 약가인하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생산 중단되는 약재 늘 것…"국민 건강에 위해"의료계는 이로 인한 현장 피해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약가가 저평가되면서 제약사들이 해당 약재 생산을 중단한다면 국민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 등 대형이슈에 가려져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이 개정안 역시 위험성이 다분하다는 것.최근 트윈데믹으로 불거진 감기약 품절사태도 이와 유사한 원인으로 발생했다. 코로나19 5차 대유행 이후 일선 개원가에서 의약품 품절을 반복해왔는데 지난달 트윈데믹과 중국으로의 의약품 유출이 더해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했다.이는 2009년 이뤄진 20% 수준의 약가 인하 조치가 원인이 됐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제약업계가 의약품 생산을 줄이면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었다는 것.실제 연도별 공급 중단·부족 의약품 품목 수는 2015년 31개, 2019년 110개, 2021년 181개로 급증하고 있다. 문제가 됐던 타이레놀 역시 약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수급이 안정화 된 바 있다.■제2의 감기약 대란 오나…"미래 감염병 어쩌나"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선 원가 10원에 약재를 만들어 11원에 팔라고 하면 해당 성분을 의약품 대신 비타민제재나 건강기능식품에 넣어 판매하려고 할 것"이라며 "일례로 원래 의약품 성분이었던 타치온 원료는 더는 주사제나 약재로는 사용되지 않고 건기식에만 들어간다"고 설명했다.이어 "이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약산업도 반도체처럼 국가가 지원해야 하는 기간산업이다"라며 "마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수입원을 줄여선 안 된다. 이런 포퓰리즘은 의약품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는 위기상황에 국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사태가 재발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 큰 문제가 없어 보이고 민생법안을 표방하기 때문에 의료계 입장에서 적극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집행정지 제도 유명무실…"제약업계만 차별하나"이 개정안이 기존 법체계와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제도에선 집행정지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처분의 효력이 집행정지 결정 당시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해당 기간에 생긴 수익과 손해를 환수·환급하는 방식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 효력을 유명무실하게 만든다는 것.집행정지와 행정소송이 성질이 다른 권익구제 제도라는 것에서도 지적이 나온다. 이 두 제도는 운영과정에 차이가 있는데, 이를 합해서 한 번에 손실보상 처리하는 것은 다른 법안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는 손실보상 법리에 반하는 내용이라는 것.이와 관련 서울시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이 같은 환수·환급이 모든 가처분 신청 사안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약가에만 적용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며 "모든 법안을 개정하던지, 그게 아니라면 약가도 기존대로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옳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 개정안이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해외에서도 약가는 논문을 근거로 재평가하고 전년도 처방 비율·금액을 고려해 조정한다"라며 "이를 갑자기 법원에서 하위 법령으로 조정하게 된 상황인데, 처방만 하는 의사 입장에선 정부 지시에 따르면 그만이지만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3-02-18 05:30:00병·의원

중소병원을 위한 정부는 없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의료전달체계 허리 역할인 중소병원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은 없는 것일까.윤정부에서 중소병원 육성 정책은 부재 그 자체이다.보건복지부가 지정 운영 중인 전문병원과 재활의료기관 등을 제외하고 지역병원을 위한 대책이나 개선방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중소병원 역할은 컸다.많은 중소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위해 병동 전체 또는 일부를 음압병동으로 전환하며 감염병 차단에 일조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복지부가 손실보상을 전제로 지역 중소병원 찾아다니며 음압병실 전환을 요청하고 독려한 것은 불과 1~2년 전이다.감염병 사태가 안정화에 이르자 중소병원은 복지부 시야에서 멀어졌다.중소병원협회 숙원사업인 법인화와 인수합병 허용, 세제 혜택, 전담부서 설치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이다.복지부는 되레 중소병원을 정조준하며 세몰이에 나섰다.오는 2월 3일까지 '간호인력 야간근무 가이드라인 준수 현황 모니터링'을 실시해 미준수 기관에 대한 결과 공표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가뜩이나 간호사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병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야간근무 가이드라인과 야간 임금 지급 기준을 조금이라도 어긴 병원을 공개해 본보기로 삼겠다는 것이다.행정력이 부족하고 간호사 이직이 심한 중소병원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간호사 부족으로 병동을 줄여가는 지방병원 현실에서 야간간호료 지급을 빌미로 채찍만 가하는 복지부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의료계 일각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간호법안 심사 보류에 따른 간호협회 달래기 처방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중소병원협회는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지역병원 살리기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영 환경 개선과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위한 연구용역을 검토 중이다.문제는 복지부.연구용역을 통해 진단과 처방을 내놔도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당근책 없이 원칙만을 강요하는 보건의료 정책 기조 속에 인건비 상승과 환자 감소, 병상 축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등 중소병원을 압박하는 경영 악재가 차고 넘친다.지역병원 병원장은 "그냥 버티고 있다. 말로는 거점병원 역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소병원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코로나 손실보상을 기점으로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윤정부 역시 보건의료 분야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치켜세우며 정책 성과로 포장하는 형국이다.지자체와 결합한 대학병원의 잇따른 분원 설립에 따른 의료 인력과 환자 쏠림 뒤편에서 의료생태계 유지를 위해 발버둥치는 중소병원 모습이 애처롭다.복지부가 중소병원에 요구하는 단골메뉴인 국민적 신뢰 확보에 앞서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다.
2023-01-30 05:00:00오피니언

상급병원 외래 축소 시범사업 임박 "병원별 계약만 남아"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상급종합병원 외래 축소 시범사업이 다음달 중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현정부의 필수의료 수가개선 기대감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신청 병원들과 정부 간 시범사업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국이다.9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14개 신청 병원의 관련 심의를 마무리하고 개별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복지부와 심평원은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14곳을 대상으로 중증진료 시범사업 심의를 마무리했다.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협의체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17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중 14개 병원을 선정한 바 있다.14개 병원에는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포함된 반면,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은 신청하지 않았다.시범사업은 경증과 중증 무관하게 외래 환자 내원일수를 매년 5%씩 3년간 최소 15% 이상 감축해야 한다.사업에 참여 병원은 외래 환자 감축에 따른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 손실분을 성과 평가를 통해 사전과 사후 나눠 지급받는다.세부적으로 ▲입원환자 전문진료질병군 비율 ▲중증질환 취약분야 진료 강화 및 연구 활성화 계획 달성 여부 ▲외래 내원일수 감축률 ▲100병상 당 진료협력센터 전담인력 수 ▲협력기관 의료이용 평가 ▲진료정보 공유성과 ▲의료 질 지표 ▲환자보고결과지표 ▲외래환자 경험평가 등을 심평원에 제출해야 한다.신청 병원들은 당초 주요 병원 불참과 진료과별 외래 축소 어려움, 손실보상 지속 가능성 등에 우려감을 제기하며 사업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주요 병원 불참·손실보상 우려감, 필수의료 수가개선 긍정 효과 '기대'현정부가 필수의료 강화 대책을 핵심과제로 중증과 응급분야의 수가개선을 공표하면서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복지부와 심평원은 지난해 하반기 신청 병원 개별 간담회를 통해 진료과와 질환별 외래 환자 축소 목표와 시뮬레이션을 통한 비용 손실 수치 등 실행방안 제출자료 심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복지부가 건정심에 보고한 중증진료체계 시범사업 모형도.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중증진료 강화 성과목표 달성 실적에 따른 가치기반 보상을 원칙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심평원 측은 "신청 병원에 대한 내부 심의를 마무리 단계로 개별 계약만 남겨놓고 있다. 2월 중 병원별 계약이 마무리되면 사업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최종 계약을 마무리 해야 참여 병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정부와 병원 모두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복지부 입장에서 감축된 경증환자가 얼마나 지역 병의원으로 이동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해당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한 병의원에도 보상한다는 입장이나 환자들의 다른 상급종합병원 이동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경증환자 지역 의료기관 의뢰 회송·외래 축소 진료과 의료진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시범사업 병원의 경우, 협력 의료기관과 의뢰회송 체계 구축 그리고 경증 중심 진료과 외래 축소 등이 관건이다.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가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중증 중심 필수의료 강화 정책이 대학병원 경영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마치는 게 현실"이라며 "외래 축소에 따른 해당 진료과 의료진 설득 등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복지부는 병원들의 최종 계약을 주시하고 있다.해당 공무원은 "건정심에 보고한 대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예산은 건강보험에서 충당한다. 병원별 외래 축소 성과에 따른 손실보상을 원칙으로 최종 계약 규모에 따라 예산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한다는 시범사업 취지에 맞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01-10 05:30:00병·의원

[신년칼럼] 팬데믹 종식과 공공의료 새해 소망

메디칼타임즈=조승연 회장 조승연 회장.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를 필자가 있는 인천의료원에서 치료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100년여 만에 서구까지 포함 세계를 공포에 젖게 했던 이 질병은 수년 전에 국내 최고를 다투던 한 대형병원의 첨단 장비와 최신 약물도 무색하게 무려 38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메르스 악몽을 소환했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부족한 공공병원의 병상과 인력은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20배나 많은 민간 병원의 동참은 더디기만 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병상 수를 가진 나라임에도 많은 환자가 입원할 곳을 찾아 전국을 수소문하며 대기해야 했고, 발열 환자를 거부하는 응급실은 단순 폐렴에 걸린 한 청년의 소중한 생명을 결국 지켜주지 못했다.이제 팬데믹의 종식을 앞두고 있지만, 보건의료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코로나19는 취약한 계층의 어려움을 가중해 병구완에 지친 가족의 불행한 선택이 연이어 뉴스에 지면에 오르내린다. 세계 10위의 경제력과 일 인 당 소득이 일본을 제쳤다는 자랑스러운 소식에도, 세계 최고의 자살률은 줄어들 줄 모른다.수도권만 벗어나면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은 여전히 지켜지기 어려워, 치료가능 사망률의 지역별 격차는 오히려 늘고 있다. 실손보험과 결탁한 비급여 진료비의 급증은 건강보험의 지위를 위협하며 의료비 폭증의 주된 원인이 된 지 오래다.다시 한 번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생각해 본다.보건의료는 건강한 삶을 위해 인간이 생산한 수단이다. 건강한 삶은 국가가 제공해주어야 하는 의무다. 국가가 공적인 이익을 위해 제공하는 보건의료가 바로 공공보건의료다. 사적이익추구를 위한 비공공적 행위로 인해 발생한 악결과, 즉 시장실패를 바로 잡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고,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보란 국민을 위한 공공보건의료를 확대⋅강화하는 것이다.2022년을 돌아보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장의 숙제를 살펴보자.첫째, 필수의료의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뇌출혈 환자가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이송되었고, 결국 사망하였다고 하니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인천의 한 상급 대학병원에서는 의사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환자의 입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간 흉부외과 등에서 알려진 일부 필수과목의 의사 부족이 이제는 모든 분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학교수조차 개원을 위해 병원을 줄이어 떠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는 분만을 기피하고 외과의는 개복수술을 하지 않으며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마취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최근에 고심 끝에 발표한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 특별대책에 의사 공급에 대한 정책은 보이질 않고 있다.둘째, 건강보험 재정과 보장성 약화다. 외국의 절반 이하인 법정의무 20% 준수는커녕 14%대를 넘지 못하던 건보 재정지원을 오히려 축소하거나 중단하려는 압력을 받고 있다. OECD 최저 수준인 60%를 겨우 넘는 의료비 공적 보장률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보장성 저하는 취약 가계의 재난적 의료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고, 날로 느는 비급여 의료비는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이다. 실손의료 보험의 팽창은 계층 간 의료격차의 확대로 귀결될까 두렵다.셋째, 무분별한 대형병원의 확장이다. 수년 내 수도권에 6000개가 넘는 대형병원의 병상이 신설될 예정이다. 이유야 많지만 결국 개발이익을 통한 공공용지의 사적 소유와 규모 확대를 통한 수익증대가 목적인 대형병원과 백년대계로서 국가의료를 지역 이익과 맞바꾸려는 정책결정권자의 이기심이 초래한 결정이다. 대형병원 환자집중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와 지역 의료계의 황폐화와 의료비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넷째, 공공병원의 약화다. 코로나 상황에서 지방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최선을 다해왔지만, 운영 정상화를 시작한 이후 줄어든 환자와 이탈한 의료진의 충원이 어려워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해있다. 감염병 병원으로서 손실보상액 지원이 끊기면서 벌써 임금조차 지급이 어려워진 병원이 생기고 있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공공병원의 운영 정상화에 최소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가적 지원계획은 불투명하다. 코로나 전사로 국민의 갈채를 받았던 공공병원이 또다시 수익성 논란에 빠지고 있다.코로나19는 문명의 대 전환을 예견한다. 하지만 국가 공공성 강화라는 희망 섞인 전망과 달리 오히려 빈부격차는 늘고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신냉전과 국가 이기주의 강화, 경제불황과 물가 상승이라는 세계적 재난 속에서 강자만이 살아남는 '재난 자본주의' 예측이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어려운 때일수록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려운 이들을 보듬고, 기득권의 지분을 양보하도록 설득하여야 한다. 지금 부족한 것은 수도권에 가득한 대형병원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내릴 좋은 공공병원이다.우리나라가 21세기 들어서야 겨우 관심을 두게 된 공공보건의료의 확충 강화의 고삐를 강화하여야 할 때다.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을 수 있는 계묘년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2023-01-09 05:3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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