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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 결함은 민간 위주의 의료 공급"

안창욱
발행날짜: 2005-12-19 07:07:36

서울대 김창엽 교수 분석..."일방적 미 의존적 지식 우려"

“한국의 여론주도층 또는 지식인들이 ‘미국적’ 지식과 경험에 포위되어 있는 한...한국 의료보장의 앞날을 구상하는 모든 논의에 이런 이데올로기가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는 지난해 여름부터 1년간 미국에서 연구년 연수 기간 시민의 입장과 한국적 상황에서 미국 의료보장제도를 분석한 ‘미국의 의료보장(한울아카데미)’ 저서를 최근 발간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으로서의 미국이나 미국적 현상과 이념에 주목하고, 미국 의료보장체계와 민간 의료보험, 공공 의료보장체계, 의료보장의 평가와 전망을 다뤘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미국 의료보장체계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민간 의료보험이 엄청난 의료비 지출에 비해 어떤 지표로 건강 수준을 평가하더라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효율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못 박았다.

김 교수는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의 비용과 편익 측면에서도 2005년 한 연구를 인용해 매년 약 200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며, 이들이 질병에 걸린후 직접 지출하는 의료비만도 1만 1,854달러에 달할 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도 별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 서비스 공급자 측면 역시 2000년 현재 전체 의사의 평균 순소득은 연간 20만5,700달러로 전체 노동자 평균 순소득의 5.5배에 달하지만 96년과 2000년을 비교하면 노동자의 소득이 18% 증가한 반면 의사 소득은 3%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HMO(민간의료체계)가 민간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배가 되면 의사의 연간 수입은 7~10% 줄어들고, 시간당 수입은 6~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간보험과 관리의료의 확대가 의사의 소득증가를 억제하고, 민간병원의 이익률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일차진료 의사들의 임상진료에 대한 민간보험의 제약과 그로 인한 임상적 자율성의 훼손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의사들은 환자 진료 부담이 늘어나고 직업 만족도도 감소해 전통적인 의료 전문직의 지위가 크게 하락했고, 앞으로도 그리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간보험의 자본주의적 발전이 고도화되면서 의료전문직은 과거 개인 영업을 위주로 하는 자영자 신분에서 사실상 피고용자 신분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민간보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의료 전문직 스스로 민간보험회사를 소유하거나 의사의 진료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관리의료체계에 적응하면서 의료체계 전반의 상업화, 영리화, 자본주의화 진전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근본구조가 매우 비슷하며, 한마디로 공통적인 결함은 두 나라 모두 의료서비스 공급이 ‘무정부적’ 낭비구조 위에 서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특성은 두 나라 모두 압도적인 민간 위주의 의료공급 구조에서 연유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두 나라에서 의료공급의 시장적 특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우 민간보험의 시장 참여와 이들의 영리추구 활동이며, 한국은 의료서비스 공급을 더욱 시장기전에 충실하게 만드는 행위별 진료비 보상”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위별 보상을 일당 정액제나 봉급제, DRG 등으로 개편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민간부문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무정부적’ 공급구조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직접적인 서비스 공급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열쇠라고 결론 내렸다.

이와 함께 비급여를 포함한 실질적인 보험 급여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보건의료는 높은 의학적 수준과 선택의 자유를 금과옥조로 자랑하고 있지만 심각한 불평등, 국가 차원의 비효율과 낮은 성과를 부인하기 어렵다”며 “미국식 시장 이데올로기가 주류로 남아있는 한 한국의 보건의료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시장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된 데에는 일방적인 미국 의존적인 지식의 생산구조가 크게 몫을 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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