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이 질병별 센터화를 통한 협진시스템 구축을 강화하면서 스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진료과별 나홀로진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병원들은 협진시스템이 진료의 질과 환자 서비스를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서울아산병원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증하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7일 파킨슨병전문센터(소장 이명종 교수)를 연다.
파킨슨병센터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가 참여해 통합치료를 시행하고, 약물치료와 수술치료에 대한 진료 및 상담을 당일 처리할 뿐 아니라 입원까지 One-Stop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조만간 신경외과와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척추센터도 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암센터, 담석센터, 소화기병센터, 뇌신경센터 등에서 협진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도 최근 소화기센터를 개소해 24시간 전문의를 배치하고, 치료내시경으로 검진과 치료를 함께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연세의료원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 새병원을 개원하면서 외래진료를 기존의 진료과 중심에서 클리닉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예를 들어 위암전문클리닉은 외과와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등의 교수들이 협진을 하는 형태다.
특히 병원은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진단과 치료, 체계적인 환자 관리를 위해 장기별로 15개 암전문클리닉을 열어 관련 진료과 의사들이 진단과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할 때 의견을 나누고 최적의 진료방법을 논의하는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박창일 병원장은 5일 “과거에는 암환자들이 내과에서 암 진단을 받으면 다른 과 진료를 받기 위해 다시 외래 진찰을 접수하고 몇 달이 걸려야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통합진료를 도입하면서 one-stop으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개원 당시부터 노인병 특성화를 내걸고, 노인의료센터, 심장센터, 뇌신경센터, 폐센터, 관절센터 등 5개 센터를 중심으로 외래와 입원 진료를 해 오고 있다.
의료진들은 이들 5개 센터를 중심으로 진료를 하게 된다.
일례로 폐암클리닉은 내과와 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이 같은 날 외래를 열어 환자들을 당일 안에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과 전문의라는 게 과거에 비해 큰 의미가 없다.
서울대병원 역시 암센터, 간센터, 간질집중치료센터, 이상운동센터 등과 척추수막류클리닉 등 전문클리닉에서 과별 나홀로진료에서 탈피해 협진체계를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통합진료는 환자들이 진료과를 찾아 이리 저리 찾아다니던 방식이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센터와 클리닉의 협진체계가 이제 선택이 아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박창일 병원장은 “환자를 치료할 때 의사들마다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협진시스템은 관련 진료과 의사들이 서로 논의를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박 병원장은 “협진은 새로운 치료 아이디어를 발굴해 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환자 만족도와 서비스를 향상시킨다”면서 “이제 팀웍은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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