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효과로 임상현장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발휘 중인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건강보험 급여 관문을 다시 두드린다.
앞서 급여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는 약가 협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던 마운자로는 지난 6월 급여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지난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결렬 직후인 6월 곧장 급여를 재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 협상 당시 취재를 종합하면, 마운자로가 건보공단과의 협상 끝에 최종 결렬된 배경은 단순한 '가격 이견' 그 이상이었다. 첫 단추부터 꼬인 규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릴리 측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비만 치료제(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마운자로)의 성분과 용량이 같더라도 제품명을 분리해 국내에 도입하고자 했다.
노보노디스크가 동일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인 오젬픽(당뇨병)과 위고비(비만)를 별도 허가받아 오젬픽을 급여권에 진입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성분과 포장이 같다면 다른 제품명으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운자로라는 단일 명칭으로 통합 관리되는 규제 환경이 첫 번째 걸림돌이 됐다.
여기에 '이중 약가' 조율 실패도 아쉬운 대목이다.
비급여인 비만 시장 가격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당뇨 시장 가격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리펀드(환급제) 등이 논의됐으나, 당뇨용 표시가격을 대폭 낮추는 방안은 릴리 본사의 '글로벌 약가 참조가격제' 타격 우려 때문에 채택될 수 없었다.마지막은 '유통 패키지 시차 문제'였다. 보험당국은 환자 혼선을 막기 위해 당뇨용과 비만용의 박스 색상을 다르게 제작해 줄 것을 요구했고, 릴리 본사가 이를 수용했음에도 물리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 전용 포장 패키지를 신규 제작해 공정 라인을 가동하기까지 최소 5개월이 필요한 반면,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 공급하지 못하면 무효'라는 규정에 부딪혀 결국 협상 결렬이라는 최종 단계에 이르렀던 것이다.
재도전 나선 릴리, 과거의 발목 잡던 난제들 극복 가능할까
이 같은 복합적 난관 속에서 한국릴리가 지난 6월 급여 재신청을 단행하면서, 의료 현장과 제약업계는 과연 이번 재도전에서는 과거의 발목을 잡았던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로서 마운자포의 임상적 유용성과 혁신성은 이미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단일 명칭 통합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비만·당뇨 복용 환자 간의 유통 혼선 방지 대책과 물리적 공급 시차 문제, 그리고 릴리 본사의 글로벌 약가 산정 기준을 방어하면서도 당국의 재정 분담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는지가 이번 재협상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마운자로가 당뇨병 급여에 애를 먹는 사이 먼저 등재된 경쟁 치료제 오젬픽은 제한적인 급여기준임에도 임상 현장 확장세가 뚜렷하다. 분기 처방액이 눈에 띄게 성장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오젬픽은 급여 적용 이후 올해 1분기 10억원에서 2분기 44억원, 3분기 86억원으로 확대됐다. 3분기 누적 처방액은 140억원으로, 이같은 추세대로면 4분기에는 분기 100억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의 건보 등재 재도전은 단순히 제약사의 영업적 노력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신약의 국내 규제 접점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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