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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탈 쓴 에스테틱…검증은 제자리

발행날짜: 2026-10-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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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팀 김승직 기자

에스테틱 산업이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으로서의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은 강조되지만, 정작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제도적 기반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중 의료바이오산업 협력' 세미나에서도 이런 모습이 관측됐다. 양국의 의료바이오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 등 규제 완화와 의료미용 산업단지 조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에스테틱이 의료바이오라는 이름으로, 국가 차원에서 육성·협력해야 할 산업 분야로 거론된 것.

하지만 산업의 외연을 넓히는 것과 그에 걸맞은 검증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공교롭게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인체조직 유래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의 규제 공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법상 인체조직은 치료와 재건 목적의 이식재로 관리될 뿐, 단순 조직은행 설립 허가나 미국 FDA 시설 등록이 해당 제품의 미용 목적 안전성과 유효성까지 검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 유통사와 의료기관이 'FDA 원재료 승인', '한국 식약처 허가' 등의 문구를 내세워 소비자의 오인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이오 기술이 주는 인식과 정부 인허가라는 신뢰가 제품의 실제 효과를 보증하는 것처럼 둔갑해 활용되는 것. 식약처 역시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현행법에는 관련 광고를 관리할 규정조차 미비한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식약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PDRN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의 허위·과장광고 적발 건수는 2023년 7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1건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엑소좀과 PDRN의 시너지를 내세워 의약품 수준의 피부 재생 효과를 강조한 사례도 포함됐다.

바이오라는 이름이 실제 임상근거보다 소비자의 기대를 자극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첨단 소재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의료미용과 바이오산업의 결합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보툴리눔 톡신처럼 정식 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치료 목적으로 쓰이는 제제도 있고,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피부 재생과 조직 복원 역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다.

하지만 임상적 근거도 없이, 첨단 소재라는 간판만 내건 제품들까지 바이오라는 범주로 한데 묶여 용인되는 방식이 적절한진 의문이다.

사람의 신체에 직접 적용하는 의료미용의 특성상 철저한 검증과 관리는 필수다. 의료미용을 바이오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소재의 특성과 사용 목적,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세밀한 안전성 평가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

불명확한 규제는 환자 안전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도 위협한다. 의학적 근거를 확보한 제품과 홍보에만 의존하는 제품을 구분할 기준이 없다면, 기업의 연구개발 의지가 꺾이고 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료미용의 글로벌 진출과 산업 육성은 필요한 과제다. 하지만 바이오산업 육성이라는 구호가 부실한 검증과 과장된 마케팅을 가리는 가림막이 돼선 안 된다. 산업적 가치에 걸맞은 의학적 책임이 뒷받침되는, 기술이 홍보가 아닌 근거로 평가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정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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