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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신약 오남용 지정 추진해도 환자 접근성은 보장해야"

발행날짜: 2026-09-03 17:03:16 업데이트: 2026-09-03 17:09:12

비만 진료·치료 비급여 구조가 인식 키워
오·남용우려 지정 공감 "찬성 좀더 기울어"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이 3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비만약 오남용 지정에 대해 100% 찬성은 아니지만 찬성쪽에 가깝다고 했다.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정부가 비만신약의 오·남용 우려의약품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비만학회가 규제는 하되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은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가격 비교가 이뤄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비만학회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ICOM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둘러싼 오남용과 비급여 시장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학회가 이날 공개한 '2026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39.2%로 전년 38.4%보다 소폭 증가했다. 다만 학회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비만 유병률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을 기대했다.

한경도 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이사는 "2024년에는 소폭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는 '비만 소폭 감소'라는 기사 제목이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민선 이사장은 비만 관리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우리는 후진은 없다"며 "앞으로 나올 비만약들이 굉장히 많고 가격도 싸질 것이다. 이렇게 좋은 약이 있으며, 안 쓸 리가 없기 때문에 다시 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오남용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문의약품인 비만치료제 가격이 어디가 더 싼지 비교할 수 있는 어플까지 등장했다.

김유현 같이건강 사회협동조합 대표(가정의학과 전무의)는 이와 같은 가격비교 어플의 등장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아닐 수 있지만 심정적으로, 도의적으로 의사 입장에서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플을 켜면 위고비 가격비교 같은 광고성 정보가 바로 나온다"며 "이런 부분에서 뭔가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현재의 비급여 구조 자체가 비만을 질환이 아닌 미용 영역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재혁 총무이사는 "비만 치료가 진료 단계부터 급여 영역에 들어와 있지 못하고 비급여라는 카테고리에 있다"며 "그러다보니 사람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질환이나 언제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미용 진료 같은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도 급여로, 치료도 급여로 적극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만치료제의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 자체는 제한돼 있다. 학회는 대리처방이나 비급여 시장을 통한 우회적 방법으로 다양한 형태의 오남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혁 총무이사는 "비대면 진료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직접 가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 약을 받아오는 형태나 비급여 처방 과정에서 본인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사례들이 있다"며 "오남용을 하나 지적하면 또 다른 방식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만신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있다. 학회는 오남용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비만 진료와 치료를 건보 급여를 통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격을 비교한 뒤 특정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찾아가는 방식 역시 비만치료제를 질환 치료제가 아닌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에 대해서도 학회는 규제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학회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치료받는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김민선 이사장은 학회 입장을 묻는 질문에 "찬성과 반대가 100대 0은 아니다"면서도 "크게 보자면 찬성 쪽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다"고 했다.

그는 "과도하게 네거티브한 인상을 줘서 써야 될 사람이 안 쓸까 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현재 의약품 유통 경로나 사용 형태를 보면 국가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켜만 보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치료제"라고 강조하며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이 유통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김유현 대표는 "오남용을 하는 의사와 환자는 어떻게든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GLP-1 치료제를 사용해서 건강해지고 있는 환자가 '오남용 우려가 있는 약이면 나도 쓰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재혁 총무이사도 "학회가 맞다, 아니다로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며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현재의 모든 오남용 형태를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보완책과 추가적으로 해야 할 부분에 대해 학회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비만 진료와 치료를 건보 급여를 통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급여 시장에서는 약값과 처방 대상, 사용량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급여로 들어오게 되면 적응증과 투여 대상,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중심으로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에 학회는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비만 진료·치료의 보장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노보 노디스크에도 건강보험 급여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남가은 보험법제이사는 "제약사에서 신청할 경우 정부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 있어 학회도 관련 제약사에 급여 신청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보 노디스크에서는 조금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회도 급여 필요성과 급여기준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있어 신청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젊은 정상체중 여성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학회는 확고한 반대 입장과 우려를 가졌다.

김민선 이사장은 "저체중 때문에 생리가 끊겨 병원을 찾는 젊은 여성이 너무 많다"며 "정상체중인데 미용 목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쓰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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