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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후 급여 처방은 뒷북…난소암, 1차 병용 급여가 해법"

발행날짜: 2026-07-02 05:30:00

세브란스병원 김상운 교수, 린파자-베바시주맙 임상적 가치 설명
전체 생존기간 입증에도 허가 후 수년째 비급여, 약평위 논의 관심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국내 여성암 중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난소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환자의 70% 이상이 3기 이상의 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된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 대다수가 완전관해에 도달하지만, 높은 재발률로 인해 후속 치료 단계로 진입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에 임상 현장에서는 첫 치료 이후 재발을 차단하기 위한 '1차 유지요법'의 중요성을 입증, 제도권 편입을 지속 요구해 왔다.

2일 세브란스병원 김상운 교수(산부인과)를 만나 난소암 치료 전략 변화 속 건강보험 급여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린파자(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상운 교수는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난소암 1차 유지요법으로서 임상현장에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OS 효과 입증된 치료, 1차서 기회 확대해야"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발병률은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등의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환자 2명 중 1명은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활발히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40~50대에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치료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상운 교수는 "상피성 난소암 환자 중 BRCA 변이를 포함해 '상동재조합결핍(HRD) 양성'을 나타내는 환자 비율은 국내 임상 데이터 기준 평균 60% 이상, 많게는 65~70%에 달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은 PARP 억제제와 표적항암제 병용 유지요법을 통해 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핵심 환자군"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급여 논의 중인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의 결정적인 차별점은 바로 HRD 양성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OS)의 개선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PARP 억제제들도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 효과는 확인됐으나, OS 개선까지 증명해 낸 데이터는 1차 유지요법 영역에서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유일하며, 이는 임상 현장에서 주목하는 차별점이다.

실제 주요 3상 임상인 'PAOLA-1' 연구 5년 추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HRD 양성 환자군에서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군의 5년 OS는 65.5%로, 베바시주맙 단독군(48.4%)과 비교해 유의미한 생존율 향상을 보여줬으며 사망 위험을 38%나 감소시켰다(HR=0.62). mPFS 역시 병용요법군이 46.8개월로 단독군(17.6개월) 대비 2배 이상 연장되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9% 줄였다(HR=0.41).

김상운 교수는 "보건당국 역시 약제 급여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PFS보다 종착지인 OS 데이터를 보다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그만큼 임상 현장과 정부 모두에게 지대한 의미를 갖는 확실한 근거"라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가 린파자 병용요법의 1차 급여 진입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반복되는 재발로 인해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난소암 고유의 질환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난소암은 3기 이상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더라도 초기 수술과 항암치료로 70~80%는 완전관해(CR) 상태를 만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당수 환자가 재발을 겪게 되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완치 가능성은 소멸된다"며 "2차, 3차 치료로 넘어갈수록 재발 간격은 점점 더 짧아지고 결국 치료가 불가능해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상운 교수는 "따라서 첫 단추인 1차 치료 이후 재발까지의 기간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차 유지요법 단계에서 확인된 PFS 혜택이 최종 OS 개선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준 치료 옵션은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김상운 교수는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급여권이 들어갈 경우 임상현장 치료전략 맨 앞자리에 자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제 아끼기보다 1차서 확실히 막아야"

만약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의 급여가 신설된다면 임상 현장의 치료 패러다임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후속 치료 단계에서 약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초기 치료 단계부터 병용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 기간 자체에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김상운 교수는 급여가 적용될 경우 "우선 1차 유지요법을 최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며 "재발한 뒤에 손을 쓰는 것보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생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어차피 현재도 비급여 상태일지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결국 재발을 겪으며 후속 단계에서 이 약제들을 비용을 들여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임상적 효과가 극대화되는 앞단(1차 유지요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피력했다.

일각에서 후속 치료 옵션 고갈을 우려해 좋은 약제를 뒤로 아껴두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상운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 후속 치료 옵션이 없어지는 것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치료제를 안 쓰고 아껴두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예 후속 치료 자체를 쓰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상황을 1차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2차, 3차 단계에서 쓸 무기를 남겨두기 위해 1차 단계에서 입증된 최선의 카드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물론 병용요법 특성상 총 재정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로 정부의 셈법이 복잡하지만, 김상운 교수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행정 절차와 제도 편입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실하게 생존 혜택이 확인된 치료에 대해서는 정부가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운 교수는 "단순히 약제비 총합만 보면 병용요법이 비싸 보일 수 있지만, 이를 단편적인 비용 논리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비용이 일부 더 소요되더라도 환자에게 확실한 전체 생존 혜택을 제공할 수 있고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국가 보건의료 차원에서 충분히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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