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가 약 50여년 만에 기존 '7+3 요법'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는 '빅시오스'를 시작으로 최근 유전자 변이 표적 치료제까지 등장하면서 이제는 표준 치료보다는 환자 맞춤형 치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빅시오스'는 기존 치료제 대비 삶의 질 개선 등 치료 전 과정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국립암센터 정종헌 교수를 만나 고위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전략의 변화와 그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 AML 표준 요법 넘어 유전자 기반 맞춤 치료로의 전환
우선 정종헌 교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의 경우 표준 치료인 7+3 요법(시타라빈 + 다우노루비신 병합요법)이 오랜기간 사용되면서 치료 전략의 큰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 빅시오스를 포함한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점차 유전자 변이에 기반한 맞춤 치료로 전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그동안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과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의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치료가 매우 까다로웠다.
이는 이미 유방암 등 다른 암종으로 인해 항암·방사선 치료를 겪으며 신체가 취약해진 상태인 데다, 항암제 내성 빈도도 높아 기존 7+3 요법으로는 완전관해(CR)에 도달하거나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연계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AML 치료 트렌드가 '무조건 빠른 치료'에서 '유전자·염색체 결과를 확실히 확인한 후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는 맞춤형 치료'로 선회하고 있는 것.
정종헌 교수는 "고위험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검사 결과에 따라 같은 급성 백혈병이라도 어떤 약이 가장 최적인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환자에 따라 빅시오스를 쓰거나, 표준요법을 쓰거나, 다른 약제를 쓰는 식"이라며 "최근 치료제의 선택지가 과거보다 넓어졌기 때문에, 어떤 약제가 환자에게 적합할지는 여러 검사 결과와 환자의 신체 수행도, 그리고 향후 이식 진행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결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더 이상 치료 선택지가 없던 시절이라 최소한의 진단만으로도 치료를 빠르게 시작했다면 최근에는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다렸다가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에 기관마다 차이가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오히려 환자에 따라 더 적합한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 과정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정종헌 교수는 "빅시오스는 유전자 변이 표적 치료제는 아니지만, 기존 치료법인 7+3 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연장, 완전관해(CR) 및 불완전한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관해(CRi) 달성률 증가,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연결되는 환자 비율 증가를 보였다"며 "빅시오스는 단순히 초기 반응률을 높이는 치료제를 넘어, 관해를 통해 이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 맞춤 치료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치료 옵션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빅시오스' 고위험군 환자에서 효과 확인
정 교수는 "빅시오스가 중요한 이유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아직까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데 그 안에서도 가장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율을 올려준 약이기 때문"이라며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 및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은 그만큼 예후가 좋지 않고 생존율이 낮은데, 빅시오스는 이식 연계율과 전체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렸다"고 언급했다.
즉 가장 힘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빅시오스는 단순히 초기 반응을 높이는 치료제를 넘어 완전관해 이후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지는 치료 경로를 강화하고,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치료 옵션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헤드투헤드(Head-to-Head) 임상 데이터를 보면 빅시오스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9.6개월로, 기존 7+3 요법(6개월) 대비 유의미한 생존율 연장을 입증했다.
또 동종 조혈모세포이식률 역시 빅시오스군(34%)이 표준요법군(25%)보다 높게 나타난 바 있다.
특히 빅시오스의 장점은 데이터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삶의 질 개선과 조혈모세포이식과의 시너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빅시오스의 경우 투약방법부터 차이가 나는데, 기존에 사용해오고 있는 7+3요법은 시타라빈(Cytarabine)을 7일간 투여하고 다우노루비신을 3일간 투여하는 방식이다.
반면 빅시오스는 다우노루비신과 시타라빈을 1대5 몰비(molar ratio)로 혼합한 리포좀 제형으로, 기존 7+3 요법은 7일 동안 24시간 지속적으로 항암제가 투약되는 반면, 빅시오스는 1, 3, 5일에 하루 4시간 정도면 투약이 끝난다.
정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빅시오스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확실히 부작용이 적고, 그만큼 항암 치료를 상대적으로 덜 힘들어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로 나타나는 임상 연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은, 환자의 삶의 질과 관련한 부분을 확실히 체감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실제 데이터를 보면 몇몇 연구에서는 빅시오스와 기존 7+3요법의 관해율이 비슷하게 나오지만, 생존율은 그보다 차이가 더 크게 나며, 같은 관해율이라고 하더라도 관해의 질, 깊이에서 차이가 분명하고 특히 그 안에서 생존율 차이가 더 나는 데이터들이 있다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빅시오스의 장점은, 내성을 지닌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강하다는 점으로 똑같은 관해 상태라도 내성을 지닌 병든 세포가 훨씬 많이 없어진 상태의 관해가 된다고 본다"며 "빅시오스 투여 시 기존 7+3 요법 대비 잠재적 완치가 가능한 조혈모세포이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식과 합쳐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큰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 삶의 질 개선, 임상 현장에서 체감 커
특히 삶의 질 개선은 치료를 받는 환자의 상태는 물론, 이를 통해 환자가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경우 이후 치료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서의 가치가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2차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은 이미 유방암 등 다른 암으로 항암 치료를 여러 번 받은 경우가 많아 다시 항암을 하고 또 고강도의 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는 것에 대해 심리적 장벽이 매우 크다"며 "이미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더 힘들어하고, 많이 지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질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빅시오스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10~15명 정도 되는데, 빅시오스를 써본 환자들의 경우 체감이 확실히 다르다"며 "같은 시기 표준요법 환자들은 한참 힘들어하고 식사도 잘 못 하는데, 빅시오스 환자들은 표정 자체가 굉장히 밝고, 환자들이 식사도 잘하며 오히려 '언제 집에 가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회복되어 다음 단계인 조혈모세포이식으로 가려고 할 때, 환자가 신체적·심리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식 진행이 어렵다"며 "조혈모세포이식은 일반 항암 치료보다 훨씬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1차 치료에서 너무 고생하면 그 이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빅시오스는 그런 경우를 줄여준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현재 연령대가 한정된 만큼 추가적인 급여 확대로 더 많은 환자들이 활용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빅시오스는 60세 이하에서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고 승인만 되어 있는데, 요즘은 2차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중에서도 60세 이하의 젊은 환자가 많다"며 "그런 환자들이 경제적 사정이 안되면 약을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60세 이하라도 고위험군이거나 2차성인 경우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30대에 2차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0~50대에 1차성(primary)으로 가장 대표적인 암이 유방암인데, 유방암은 젊은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다행히 유방암 전문의들이 치료를 잘해 주셔서 생존 환자가 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2차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도 증가하고 있으며 체감상으로도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이런 환자들은 나이가 젊어 대부분 조혈모세포이식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식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빅시오스의 최대 장점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며 "어찌 보면 고령 환자보다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들이라는 점에서 만약 60세 이하 젊은 환자들에게서도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 빅시오스는 환자가 체감하는 순응도가 높다는 점에서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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