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정부가 비서울권 국립대와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한 2027학년도 의대 증원안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당초 예상한 규모보다 증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의협은 투쟁과 같은 실력행사보다는 정부의 의학교육 정상화 및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 등의 전제 조건으로 행동의 수위를 낮췄다.

10일 의사협회는 협회 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027년도 의대정원 확정 발표에 대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연평균 668명을 증원하는 최종안을 발표했다.
특히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 비서울 국립대 중 정원 50명 미만인 소규모 의대의 증원율 상한을 100%까지 확대하고 첫해인 2027년에는 교육 현장의 부담을 고려해 490명을 우선 증원할 계획을 공표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미 붕괴 직전인 의학교육 환경에서 정부의 강행 처리는 교육 부실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특히 2027년이 단순히 정원만 늘어나는 시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25년 의정 갈등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귀생들이 대거 현장으로 돌아오는 시점인 만큼, 증원 인원까지 합쳐지면 기존 인프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교육 불가' 상황이 닥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의학교육평가원이 강조한 증원 상한선 10%를 철저히 무시한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며 "향후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양산될 질 낮은 교육 환경, 그리고 그로 인해 배출될 의사들의 자질 논란과 의학교육 붕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게 있다"고 선언했다.
이에 의협은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교육부가 각 의과대학의 전수조사를 통해 실제 교육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모집 인원을 다시 산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구색 맞추기식 자문단이 아닌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의료 인력 추계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된 현재의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AI 기술 발전과 급격한 인구 감소를 반영해 추계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의협은 증원의 명분인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유인책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기피과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 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 박탈 악법 개정 ▲해외 의대 졸업생 인증 기준 강화 ▲의대생 현역 입대에 따른 의료 공백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참여가 곧 합의는 아니"라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혼란의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즉각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고,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산적한 의료 현안을 진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며 "정부의 모든 이행 과정을 낱낱이 지켜볼 것이며, 어떠한 후퇴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4월 중 대학별 정원 배정을 확정하고, 대학교육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5월 말까지 2027학년도 모집 인원을 최종 공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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