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풍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년 남성의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에서도 발병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따라 통풍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 기준과 치료 전략, 그리고 환자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통풍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는 솔빛내과 안성수 원장을 만나 최신 진단 기준부터 약제 선택 기준,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까지 들어봤다.
통풍은 체내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관절에 결정체 형태로 쌓이고, 이로 인해 극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히 요산 수치만 높다고 해서 무조건 통풍으로 진단하긴 어렵다.
안성수 원장은 "전형적인 급성 통풍은 새벽이나 밤에 엄지발가락 관절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고, 혈중 요산 수치가 함께 높게 나타나는 경우"라며 "요산 수치가 높다고 무작정 통풍 진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서 병력, 증상, 혈액검사, 영상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더 중요한 점은 통풍이 단순한 관절 질환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안 원장은 "통풍은 결국 대사 이상에서 출발한다"며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 같은 대사증후군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그런 질환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통풍 치료도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며, 통풍을 대사질환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병원 데이터를 보면 통풍 환자의 약 70%가 고지혈증을, 절반 가까이가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통풍은 요산만 보는 병이 아니라는 것. 근본적으로는 전신 대사질환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산 수치에만 매달리는 치료 방식보다는 대시질환의 큰 틀에서 체계적으로 치료, 관리하는 접근이 중요할 수 있다는 건 통풍 환자들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증가와도 맥이 닿아있다.
안 원장은 "통풍은 단순히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일과성 질환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전신 대사질환의 일부로 보는 게 현재 의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고요산혈증이 심혈관 위험인자들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풍 환자 중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 비만 같은 대사증후군 요소를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통풍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만성콩팥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1.5배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이런 연관성은 요산 자체가 일종의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요산혈증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 매개물질을 증가시키며, 인슐린 저항성까지 유발할 수 있어서 혈관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안 원장은 "요즘 통풍 치료는 단순히 관절염을 진정시키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낮추는 장기 치료를 통해 전신 대사질환 및 심혈관계 위험을 함께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며 "통풍을 치료한다는 건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환자의 미래 심혈관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최신 가이드라인에서도 통풍이 반복되거나,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이 동반된 환자라면 요산 수치와 무관하게 치료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진료 지침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미국류마티스학회(ACR)나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요산 수치가 높지 않더라도 통풍 발작이 반복되거나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이 동반된 환자라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요산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방치하면 안 되는 시대"라며 "환자의 전신 상태를 보고 치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치료 목표는 단순한 요산 수치 강하가 아니라 6mg/dL 이하로의 안정적 유지임을 분명히 했다.
국내 현실에선 일부 약제에 급여 제한이 있거나 도입이 늦는 문제가 있지만, 최근 들어 진료 현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안 원장은 "요즘은 유리논 같은 약도 요산 수치와 무관하게 처방할 수 있게 됐다"며 "치료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정책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전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 교육이다. 그는 "통풍은 통증이 사라지면 병이 나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약을 끊고 재발이 반복되면 관절이 망가질 수도 있다"며 "통풍을 단순한 일과성 관절염이 아닌 만성 질환으로 이해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풍은 잘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문제는 꾸준히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산 수치만 보지 말고, 그 뒤에 있는 대사 이상과 동반 질환을 함께 봐야 제대로 된 치료가 시작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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