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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 천차만별"…의학회, 교육원으로 표준화 시동

발행날짜: 2025-06-10 05:30:00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서 전공의 수련 교육원 필요성 공론화 예고
미국 ACGME·영국 GMC 역할 벤치마킹…"교육 수준 질적 제고"

대한의학회가 전공의 수련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 필요성을 공론화한다.

그동안 수련 교육이 각 병원의 역량과 책임 속에서 체계적 지원 없이 운영돼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9일 대한의학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 교육원 설립을 정부에 공식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강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 전공의 수련의 질 관리 문제는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며 "전공의 수련은 단순히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 과정인데, 지금까지 이를 총괄하고 설계하는 전담 조직조차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수련 시스템은 보건복지부가 수련기관 지정 및 정원을 승인하고, 각 학회가 수련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병원이 실무를 맡는 구조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문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련의 질을 모니터링하거나 교육 내용을 점검하는 독립 기전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 이로 인해 병원별, 전공과별 격차가 심각하며 전공의가 인력 공백을 메우는 '노동력'으로만 취급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박용범 수련교육이사(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지금도 수련기관이 194곳이나 되는데, 이 중 인턴 정원이 5명 이하인 곳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이런 기관에서 제대로 된 수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전문의의 교육 역량이나 헌신 정도도 기관마다 천차만별인데, 그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 시스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육원이 없어서 발생한 대표적 문제 중 하나는 병원 간 수련 질 불균형이다. 수술이나 시술 같은 핵심 술기 경험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자비로 외부 연수를 알아보거나, 연차 중 특정 병원에 파견을 나가는 식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교육의 연속성과 질이 보장되지 않고, 전공의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 굳어져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수련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점이다. 전공의가 수련 기간 동안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할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모든 평가가 전문의 시험으로 집중되는 왜곡이 발생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보다 시험 점수에 의존하는 구조다.

'전공의 수련 교육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 교육 과정 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 ▲전공의 교육 연수 체계화로 수련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것.

박 이사는 "미국의 ACGME, 영국의 GMC처럼, 수련 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고 관리하는 독립 조직은 이미 보편화된 모델"이라며 "우리도 이제는 특정 학회나 병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교육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미국의 전문의 수련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민간 비영리기관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을, 영국은 의사 면허와 교육을 총괄하는 국가 기관 GMC(General Medical Council)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모든 전공의(레지던트)와 펠로우 수련 프로그램이 ACGME 인증을 받아야 하고, 각 수련 프로그램은 ACGME의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유지 가능하고, 프로그램 질이 낮거나 평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인증 취소나 시정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

GMC는 의대 교육, 전공의 수련, 계속교육까지 전 과정의 기준을 설정하고, 의사 면허 발급 및 윤리·전문성 평가도 관리한다. 영국의 전공의 수련 역시 GMC가 승인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에서만 가능하고, 수련 프로그램도 매년 평가와 피드백을 받는다.

이 회장은 "미국에는 ACGME, 영국에는 GMC와 같은 조직이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서 굉장히 포괄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문화되고 상설화된 그런 기구가 현재는 없다"며 "그간 26개 전문학회에서 계속 노력을 해왔지만 엄밀하게 표준화되고 체계화된 수련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설화된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는 전공의들도, 수련 기관들도 원하는 부분"이라며 "수련의 질 중심으로 전환 이후엔 전문의 시험까지 교육원이 통합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선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오는 13일 학술대회를 통해 수련 교육원 설립의 구체적 운영 구조와 제도화 방안을 첫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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